재미있고 흥미를 마구 돋구는,그래서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책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그 뒤에서 그런 놀라운 글을 탄생시킨 작가들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의 작품 뿐만이 아니라 작가까지도 존경하는 경우가 여럿 있는데,내가 존경하는 작가들 중 하나인 일본 여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찬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그녀는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말하면 남의 나라 역사를 그 나라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그것을 평가하며 유추할 만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녀의 이름은 이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으로 잘 알려졌는데,현재 12권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세계를 지배했던 국가 '로마'에서 활동하던 '로마인'들의 이야기를 그녀의 의견과 역사적 사실을 잘 버무려서 풀어냈다. 역사이니까,결코 얇지만은 않은 책인데도 열권이 넘는 방대한 장편이니까 따분하다고 생각했다면 금물이다. 정말 술술 읽히고,머릿 속에도 잘 들어온다. 강건하고 실용적이며,현재의 정치보다도 더 우수하게 돌아가는 로마의 정치와 로마의 역사가 배출한 걸출한 로마인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번역이 정말 잘 되어 있는 것 같고 사진 자료도 풍부하다. 허나 아쉬운 건,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시오노 나나미가 쓴 원본을 읽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한국에서 이 책을 접한다는 것만으로,이 책을 모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만큼 그녀는 내가 정말 정말 존경하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