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맥컬리 컬킨보다 과거의 맥컬리 컬킨을 영화 역사에 새겨놓은 영화. 90년대 초, 미국을 온통 이 영악한 열살박이 소년의 깜찍한 잔머리(?)앞에 무릎꿇게 만들었던 영화. 그것이 바로 이 '나홀로집에'라는 영화다. 영화 이름 한번 기막히게 번역했다. 항상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거다. 뉴욕에서 두 악당과 맞서게 되는 2편보다는 스케일이 작은 1편이지만,좌충우돌 사건들이 터지는 케빈의 '집'에서의 모험이 한층 더 날 들뜨게 만들었다. 우리 나라처럼 땅이 작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잘 볼 수 있는 아파트나 주택 식이 아닌 '자기 소유의 집'을 가지고 있는 미국식 가정이 어쩜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던지.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집 밖을 온통 불빛이 반짝이게 만든 그 배경이 얼마나 부럽던지. 케빈은 가족들이 많아서 온통 잔소리만 늘어놓고 시끄럽다고만 느꼈을지 몰라도,핵가족에 익숙한 내게는 그 떠들썩함을 가지고 싶었다. 여기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더 깨달은 것은 물론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시도 때도 없이,심심할 때마다 이 영화를 돌려보면서 나는 어쩌면 대리만족을 취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베스트 장면은 케빈이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집에 인형들을 설치해놓고,그 줄을 마구 잡아당기며 캐롤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불빛들과 음악과 어우러져 춤을 추는 인형들의 그림자들을 보면서 집 밖에서 벙쩌하는 도둑들의 표정이 얼마나 웃기던지. 그 그림자들의 움직임이 뻣뻣하다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 데도 속아넘어가는,그런 어리숙한(?)장면들도 있어서 더욱 더 정겹지 않나 생각한다. 훌쩍 커버린 맥컬리 컬킨도 이 영화를 볼 때면,영원히 열살박이 영악한 어린 소년 케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