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간만에 찾아온 연두의 감기도 맘에 걸리고 해서

아카데미에서 가는 꽃놀이에 동참하자는

연두부의 제안도 마다하고,

 

연두와 둘이서 오붓한 주말을 보냈다.

기침과 열때문인지. 

이래저래 연두의 짜증이 많아진다.

 

주방에서 뭘 좀 하고 있는데

안방에서 연두가 엄마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방에 있던 나의 지갑을 가리키며,

 

"엄마, 엄마 지갑 안 좀 봐바~" 한다.

 

지레.

"연두, 엄마 지갑에 손대면 안돼..  엄마 돈 가지고 가는 건 나쁜 짓이야..." 하면서 지갑을 여는데..

 

꼬깃꼬깃 접어진 만원짜리 한장이 지갑 안 몇장안되는 천원짜리 지폐속에 끼여져 있다.

 

연두왈  "엄마 지갑보니까. 돈이 너무 없어서, 내꺼 하나 넣어준거야" 한다..

 

연두야~  ㅠㅠ

 

 

연두가 매번 어른들께 받는 용돈은 으레히 엄마 주머니속으로 들어갔는데,

 

지난번 대전에서 있었던 외갓댁 결혼식에 같이가서 받았던

꽤 많은 용돈을 연두의 보물상자 안에 넣어둔 적이 있다.

 

딱히 경제교육..뭐 이런개념이 아니더라도.

갖고 싶고 사고싶은 건 무조건 아빠엄마가 사줄거라는

연두의 막연한 기대에 뭔가 브레이크를 걸기위한 것이었는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연두 용돈에서 해결하라고 가르키고 있는 중 ( 그런데. 기실 이것도 별로 효과가 없다... 돈이 다 떨어지면 또 할아버지 할머니께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이유로 내 지갑안에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돈이

연두의 보물상자 안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2007년.. 4월 21일...

어쨌든 우리 새끼한테 처음 용돈을 받아본 날이 된 셈이다.

신선한 첫경험이었다.

 

연두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연두에게 공연히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연두가 묻는다.

"엄마, 오해가 뭐야?"

 

ㅎㅎㅎ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연두부 2007-04-2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쩝............연두야 내 지갑도 비었거등..........--

조선인 2007-04-2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감동이네요. ㅠ.ㅠ

고니 2007-04-2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두부 평소에 잘해야지 ㅋㅋ
 

32세 백수 기자, '퀴즈 영웅'에 오르다
파업중인 <시사저널> 고재열 기자, 퀴즈 프로그램 출연
    이민정(wieimmer98) 기자   
▲ 고재열 <시사저널>기자가 KBS TV <퀴즈 대한민국>에 출연, 마지막 단계인 '퀴즈 영웅'이 됐다. (<시사저널> 노동조합 제공)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TV <퀴즈 대한민국> 녹화 현장. 최종 단계인 '퀴즈 영웅'이 되기 위한 마지막 문제를 앞두고 스튜디오가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동안 방청석에 앉은 세 사람의 휴대전화에는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

"어떻게 됐느냐" "결과 좀 빨리 알려다오" 등 최종 '생존자' 고재열 <시사저널> 기자의 현황을 묻는 문자 메시지들이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이숙이·김은남·이정현 기자가 무대에 홀로 남게 된 고 기자를 응원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상황을 문자 메시지로 생중계하던 이들은 녹화가 끝날 무렵인 오후 6시께 밖으로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퀴즈 영웅 됐다".

녹화 말미에 가족과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고 기자의 '최후 변론'으로 고 기자뿐만 아니라 세 기자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파업기자가 퀴즈영웅 되기까지

▲ 지난 1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앞에서 열린 '시사저널 불법 제작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재열 기자가 '짝퉁 시사저널'의 사망을 선언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 기자는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함께 만든 책 <기자로 산다는 것>에 퀴즈 프로그램 출연을 예고한 바 있다"며 "또한 '결혼 전에 출연하겠다' '아이가 태어나면 출연하겠다'고 미뤄온 아내와의 약속 때문이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무엇보다 석달째를 맞는 파업으로 지칠 대로 지친 동료들을 위해 '분위기 쇄신용'으로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시사저널> 노동조합(위원장 정희상)은 지난해 6월 삼성 관련 기사 삭제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측과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3월말 타결'을 전제로 노사가 집중 교섭에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결렬됐다.

고 기자는 "이번 출연이 동료들에게 활력소가 된 것 같다"며 "노사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또다른 시작의 계기를 제공한 것 같아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김은남 기자도 "우울하고 침체됐던 차에 한 줄기 신선한 빛이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한 소식이었다"고 평가했다.

고 기자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생계형 출연자'라고 소개했다. 또한 기사 형식을 빌어 "오늘의 뉴스 속보, 32세 백수 아빠가 퀴즈 영웅으로 거듭나다"고 자기 소개의 제목을 뽑았다.

'퀴즈 영웅'이 되기 위해 그는 지난달 25일 필기 시험과 면접을 거쳤고, <시사저널> 인턴기자들에게서 일반상식 교재 등을 빌려 일주일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고 기자는 '퀴즈 영웅'으로 등극해 상금 2000만원을 탔다. 그는 10일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금 중 1000만원은 노동조합의 투쟁 기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상금은 4개월째 월급 봉투를 갖다주지 못한 아내에게 바칠 예정이다.

눈물의 '최후변론'... "저는 파업기자입니다"

퀴즈 프로그램 도전에 성공한 그의 다음 목표는 드라마 작가. 그는 "파업이 제2의 인생을 만들어줬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가장 큰 소원은 기자 전원이 한 사람의 결원없이 시사저널로 돌아가 매체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란다.

한편 고 기자와 그의 동료들은 고 기자가 프로그램 말미에 쏟아낸 '최후 변론'이 15일 방송에서 편집없이 방영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은남 기자는 "고 기자가 '최후 진술'에서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을 다 쏟아냈다"며 "우리의 심정과 100% 일치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 기자가 프로그램을 끝낼 무렵 남긴 '최후 변론'이다.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저는 <시사저널> 파업기자입니다. 파업을 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월급 때문인 줄 알지만 기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닌 편집권입니다. 저를 비롯한 <시사저널> 기자들은 기자로서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고자 싸우고 있는 겁니다. 특히 어려운 시간을 같이 보낸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같이 고생한 동료 선배에게 감사하고, 끝까지 제대로 된 잡지 만들라고 성원해준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시사저널> 발행인 심상기 회장의 방이 마주보이는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시사저널> 노조원들이 지난 10일 사태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심 회장 방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연두부 2007-04-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일 방송에서 고기자의 최후 소감을 꼭 듣게 되길 바란다...

연두부 2007-05-0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후 소감은 나가지 않았다............쩝쩝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이런 책을 접하게 되면 새삼 책이 열어주는 새로운 세계와 책을 매개로 한 시공을 초월한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문학적 연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열하일기’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어를 치면 나오는 수준에도 못 미치는 텅 빈 지식창고를 가지로 있던 나로서는 열하일기와 연암과의 만남을 너무나 수월하게 만들어준 작가의 수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만약 이 책을 통하지 않고서 맞딱드린 열하일기와 연암은 가뜩이나 지적능력이나 이해력이 바닥인 나로서는 얼마나 힘들고 권태로웠을까?

솔직히 저자가 인용한 ‘열하일기’의 포복절도할 코믹한 장면들도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없었다면 나로서는 희미한 미소조차 짓지 못했을 것이다.

혹자는 저자가 너무 가볍게 ‘열하일기’에 대해서 접근한 것이 아닌가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한 단어, 문장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연암’이고 보면 열하일기의 대중 교양서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18세기 ‘실학’ 혹은 ‘근대성의 발견’ 정도로 묶어두기에는 너무나 자유로웠고 또 너무나 천재적이었던 연암에 대해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열하일기’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가가고 싶음을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댓글(0)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고미숙, 몸과 우주의 유쾌한 시공간 '동의보감'을 만나다
    from 그린비출판사 2011-10-20 16:55 
    리라이팅 클래식 15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출간!!! 병처럼 낯설고 병처럼 친숙한 존재가 있을까. 병이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렵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병들을 앓았다. 봄가을로 찾아오는 심한 몸살, 알레르기 비염, 복숭아 알러지로 인한 토사곽란, 임파선 결핵 등등. 하지만 한번도 병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다만 얼른 떠나보내기에만 급급해했을 뿐. 마치 어느 먼 곳에서 실수로 들이닥친 불...
 
 
 
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TV사극에서 부패한 관리를 쳐부수는 의적들과 그에 맞서는 관리들의 활극을 무심히 보다가  사또나 장군들 밑에서 창과 칼을 들어야 하는 군졸들의 입장이 어떠했을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중간급 관리 이상이야 이해된다고 해도 말단 병사들의 정치사회적 위치야 쳐들어오는 임꺽정류의 의적들과 별반 틀린 게 없을 것 같은데 도대체 그네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전투에 임했을까?

 국가의 운명을 건 전쟁은 중요하지만 왕과 장군이 아닌 참전하는 일반 필부의 입장에서야 영화 ‘황산벌’의 마지막 장면에서와 같이 살아 남는다는 것, 살아남아서 홀로 남은 어머니, 혹은 처자식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점령국 일본과 식민지조선, 2차 세계대전이라는 개인 삶의 행복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역사의 무거운 수레바퀴 아래에서 식민지 청년이 겪어야 했던 기구한 삶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몇 백만 아니 몇 천만의 죽음이라는 텍스트 속에 자칫 무감각해지는 전쟁속의 개인과 삶,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전쟁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죽여야 하는 목표를 가진 국가적 집단적 행위이기 때문에 인간 개개인에게는 필연적으로 비극적이다. 또한 국가로 대표되는 집단이 개인에게 가할 수 있는 폭압적 억압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극의 종합선물셋트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식민지청년에서 일본군, 소련군으로, 소련군에서 다시 독일군, 미군포로로 이어지는 식민지 청년의 기구한 삶에서 민족적 ‘울분’보다는 주인공인 신길만이 그의 부모로부터 배워 위험한 순간마다 되뇌었던 ‘관세음보살’ ‘호랑이한테 열두 번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주문(?)의 반복에서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인간 본연의 의지를 이 책에서 읽었다고 하면 내 시각이 너무 개인적인 것일까?

 

많지 않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울 2007-04-0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무한경쟁에 몰려,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작금의 현실도 그러한 것 같아, 역시 비극의 종합선물세트로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을 공포, 이겨야 한다는 강박으로 내모는 것이 국가의 집단적 행위이기때문에 인간 개개인에게는 필연적으로 비극이다.

필부의 삶은 넘 고달픈데... ...
 

 

금요일부터 1박2일 서울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지는 이름은 꽤 그럴싸한 호텔이었는데 정작 객실에 들어서니 이층 침대가 2개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술 한잔하고 난 뒤에 켜 본 테레비에는 FTA협상이 막바지란 소식에 다들 정신이 없었다. 울적했다...

난 1층에 자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침대 2층은 천장과 불과 30-50cm정도 밖에 여유가 없어서 아침에 다들 짜증섞인 한마디씩...

쩝...나두 잠을 개운하게 못자서 몸이 천근만근...

집에 돌아오니 여동생의 아들 조카 2명과 연두가 합세해서 집안은 완전히....쩝

아!...피곤한 주말...


다행히 일요일은 가족모두 일찍 아침 챙겨먹고 동네 목욕탕행...

목욕탕에서 no선배를 만났다. 달리기하고 바로 오는 길이라고 했다.(올 들어 황사 최고라고 했는데...황사먹고 맴맴 하셨구만...ㅉㅉ)

난 목욕 끝 무렵이라 선배 등만 밀어주고 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동네 목욕탕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동네에 목욕탕이 있어야 동네다...

목욕탕에서 이웃을 만날 수 있어야 그게 진짜 동네다..

(주말 연두부 생각..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