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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나무 정류장 창비시선 338
박성우 지음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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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만 보고도 구입하는 정말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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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 함민복 에세이
함민복 지음 / 현대문학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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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가수 김세환씨가 가수 조용필씨의 노래 '들꽃'을 자신만의 통키타 반주로 리메이크해서 부르는 것을 우연히 TV에서 보고 느낌이 좋아서 결국 음반까지 산 적이 있다.

그 후에 노래 좀 한다는 선배와 그 얘기를 하는 중에 선배가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지만 김세환처럼 조용필의 노래를 힘 빼고 자신만의 느낌으로 잘 부를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어려운 거야......그건 네가 불러보면 알겠지만...."


힘 빼고 노래 부르기.......

함민복의 글을 읽고 난 후에 드는 느낌이었다.

자못 치열한 삶도, 비장한 죽음도 그의 글을 통해 구경하는 세상사는 핏대를 세워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둑길 같은 곳에서 조용히 읊조리는 흥얼거림 같이 다가온다.

그런데도 나는 책을 읽으며 순간순간 울컥했고.......또 간간히 책을 덮었다.
또 어느 행간에서는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힘 빼고 부르는 노래라고 해 놓고 웬 울컥 이냐고 自問할 수도 있겠지만 조그만 일상에서 커다란 담론을, 거대한 역사에서 조그만 삶의 편린들을 끄집어내는 그의 노래는 아름답고 또 집요한 구석마저도 있었다. 
 

그의 글에 나오는 어머니, 동네형님, 친구, 마당의 개와 고욤나무, 또 산과 강과 나무가 우리 곁엔들 왜 없겠는가?

그와 같은 글쓰기 능력이야 나와 같은 범부의 입장에서는 논할 것이 되지 못하지만 같은 사람과 사물을 보면서도 그와 같은 생각의 따라잡기를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그가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크게 다쳤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었는데 책에는 후유증이 심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함민복과 같은 시인을 마구잡이 방패로 내려찍은 정권의 야만성에 다시 한번 고개를 떨군다. 
 

이제 그는 동네형님을 따라 숭어 잡이를 갈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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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참 철없이 - 2009 제11회 백석문학상 수상작 창비시선 283
안도현 지음 / 창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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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황조롱이 한 마리 공중에 떴다, 16층 창밖에 정지 상태다

내 눈썹 높이와 한 치 어김없는 일직선이다

생각하니, 허공에 걸린 또하나의 팽팽한 눈썹이다

이 높이까지 상승기류를 타고 그는 순식간에 떠올랐겠으나

엘리베이터에 휘청휘청 실려온 나, 미안하고, 또 괜히

무안하다

그는 왼쪽에서 미는 구름과 오른쪽에서 미는 구름을

양 날개 속에 숨겼다

위에서 내리누르는 바람과 아래에서 떠받치는 바람을

발톱끝에 말아 쥐었다

그는 침묵하고 있다,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부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날카로워졌다

나는 낡아가는데,

그는 오만한 독학생 같다

세상의 책에다 밑줄 하나 긋지 않고 있다, 밑줄 같은 건

먼 산맥의 능선과 굽이치는 강물에다 일찌감치 다 그어두었

다는 듯

그는 날쌘 황조롱이, 나는 조롱 한번 해보지 못하고

쭈글쭈글해졌다

별을 따기 위해 홀로 빛나기 위해 하늘의 열매를 탐해

공중에 뜬 게 아니다 그는

벽을 치고 창을 달고 앉아 있는 나하고는 상관없이

내리꽂힌다, 시속 이백 킬로미터나 되는 속도로, 땅 위의 한

마리 들쥐 때문이 아니라

내리꽂혀야 하므로, 그는 나를 조롱하듯 내리꽂힌다

 

 

 

통영 서호시장 시락국

 

새벽 서호시장 도라무통에 피는 불꽃이 왁자하였다

어둑어욱한 등으로 불을 쬐는 붉고 튼 손들이 왁자하였다

숭어를 숭숭 썰어 파는 도마의 비린내가 왁자하였다

국물이 끓어넘쳐도 모르는 시락국집 눈먼 솥이 왁자하였다

시락국을 훌훌 떠먹는 오목한 입들이 왁자하였다

 

 

 

백석(白石) 생각

 

통영바다는 두런두런 섬들을 모아 하숙을 치고 있었다

밥 주러 하루에 두 번도 가고 세 번도 가는 통통배

볼이 오목한 별, 눈 푹 꺼진 별들이 글썽이다 샛눈 뜨는 저녁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아 여자 생각하던 평안도 출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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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계적 가치 - 세계의 지식인 16인과 하버드생의 대화
브라이언 파머 지음, 신기섭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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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 로버트 라이시, 하비 콕스... 미국의 대표하는 16명의 지식인이 하버드 대학에서 개설한 ‘개인의 선택과 전 지구적 변화’라는 강좌에서 학생들과 나눈 얘기들을 펴낸 책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은...) 16명의 강사들은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의 원인 축으로 미국을 지목하고 미국의 책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차원의 앎과 실천에 대한 노력과 특히, 대학생들에게 통상적인 것과는 다른 차원의 사회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지금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혹은 신자유주의의 강화 때문에 우려되는 미래사회상이 고스란히 지금 미국사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고 해야 되나...)

교육, 복지, 경제적 양극화, 시장만능주의 등에서 미국사회가 앓고 있는 문제점들은 지금 우리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과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하버드대 잡역부와 조리사들의 적절한 ‘생활임금’보장을 요구하며 학생 50명이 3주간이나 총장실을 점거하고 학교법인으로부터 마침내 승리를 거두는 내용이었는데, 수많은 일용직노동자와 시간제 강사들로 꾸려가고 있는 우리의 대학들과 이러한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관심 없이 장밋빛 미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도서관과 토플학원을 죽어라 다니고 있는 이 땅의 대학생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울적해 졌다. 

   
 
 






연세대가 말하는 '진리'는 어디에?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학교 청소 노동자 외면하는 연세대
등록일자 : 2008년 03 월 28 일 (금) 08 : 08   
 


  내가 대학 정문을 처음 밟아본 것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다. 지방 소도시 출신인 나와 달리, 입학 동기들 가운데는 자기가 목표로 한 대학을 고교 수업을 마치고 밤이면 와봤다는 서울 아이도 있었다. 대학은 역시 소도시의 낙후된 고등학교와는 달랐다. 건물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의 고등학생 누구나처럼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을 그럭저럭 마치고 입학을 하고 보니 대학의 경비원만 보아도 가슴이 뛰곤 했었다.
  
  학생·교수·교직원, 그리고 '용역'
  
  모든 대학엔 교훈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서울대는 '진리는 나의 빛'이라고 했고, 연세대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했고, 고려대는 '자유·정의·진리'라고 했다. '진리', '자유', '정의'라는 말들은 얼굴에 솜털이 뽀송했던 청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가치들이었다.
  
  입학을 하니 대학은 세 가지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학생, 교수, 교직원이 그것이다. 대학을 다닌 지 1년이 지났을까, 또 하나의 구성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교직원으로 알고 있던 이들이 교직원이 아니라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내가 거닐던 대학 곳곳을 걸레로 훔치던 청소부가 바로 '용역'이었던 것이다. 얼마 후 단과대학 건물의 경비원들도 '용역'임을 알게 됐다.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던 '용역'이라는 말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재화와 용역'할 때의 그 용역뿐이었다. 그 용역이 현실에서 처음으로 나와 대면한 것이다.
  
  정운영 교수의 수업과 예수님의 예화
  
  그 무렵, 훗날 <MBC 100분토론>의 명사회자로 이름을 떨친 고(故) 정운영 교수가 가르치던 마르크스 경제학 수업을 듣게 됐다. 청바지를 즐겨 입고 구내매점 커피 한 잔에 담배피기를 즐겼던 그가 어느 날 질문을 던졌다. "대학교수의 1시간 노동과 대학청소부의 1시간 노동 가운데 누구의 임금을 더 높게 쳐주어야 하는가?" 그의 결론(사실 정 교수의 결론이라기보다 마르크스의 결론)은 둘 다 똑같이 쳐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교수 사회를 두고 '3T 교수'라는 말이 있을 때였다. 학교에 오면 차(Tea)를 마시고 테니스(Tennis)를 치다가, 퇴근해서 텔레비전(Television)을 보는 게 교수의 일과라는 비아냥거림이 인구에 회자되던 때였다. 그래서였을까. 교수와 청소원의 1시간 품삯이 같아야 한다는 주장도 그럴 듯하게 들렸다.
  
  세월이 많이 흘러 깨닫게 된 것이지만, 대학교수가 1시간 일해 받는 급여와 청소부가 1시간 일해 받는 급여가 왜 똑같아야 하는지는 <신약성경>의 예수가 분명하게 가르쳐주었다.
  
  <신약성경>의 포도밭 주인과 일꾼
  
  포도밭 주인이 아침 일찍 일꾼을 찾아 나섰다. 아침에 만난 일꾼들에게 하루치 임금을 열 냥 쳐주기로 하고 일을 시켰다. 낮에 보니 시장에서 빈둥거리는 사람들이 있어 역시 포도밭에 보내 일을 시켰다. 오후에도 일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일을 시켰다. 해 질 무렵 역시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주인이 물었다. "하루 종일 일 없이 서 있었느냐?" 서 있던 일꾼들이 말했다. "아무도 우리를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이들에게 밭에 가서 일하라고 시켰다.
  
  해가 지고 일당을 줄 때가 되었다. 포도밭 주인이 하인을 시켜 "마지막에 온 일꾼부터 처음 온 일꾼 순으로 임금을 주라"고 말했다. 해질 무렵 와서 일한 일꾼들이 열 냥을 받았다. 처음부터 온 일꾼들은 속으로 그보다 더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도 열 냥을 받자 주인에게 불평하기 시작했다. "해질 무렵 온 자는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땡볕에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한 우리와 평등하게 대접합니까."
  
  주인이 말했다. "친구여. 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있다. 열 냥 받고 일하기로 합의하지 않았느냐? 너희들의 일당을 챙겨 갈 길을 가라. 내 것을 갖고 내가 바라는 걸 하는 게 불법이냐? 나는 마지막에 온 자들에게도 너희들과 똑같이 주고 싶다. 내가 선한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들 눈에는 내가 악마로 보이느냐? 그래서 나중 된 자가 처음 되고, 처음 된 자가 나중 된다고 하는 것이다. 불리어 온 사람은 많지만 그 중에 택할 사람은 적구나."
  
  예수가 바랐던 세상의 임금 체계
  
  <신약성경> 마태복음 20장에 나오는 예수의 예화다. 여기서 포도밭 주인은 하늘의 왕국, 즉 천국을 뜻한다고 예수는 말했다. 천국은 어떤 곳인가, 예수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하는 것을 예화를 통해 빗대고 있는 것이다.
  
  예화에 나오는 포도밭 주인의 말은 한마디로 "얼마를 주건 내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풀이가 가능하다.
  
  첫째는 정말 내 마음이라는 것이다. 돈 주고 일꾼을 부리는 사람은 나인데 돈 받고 부림을 당하는 일꾼인 네가 왜 따지느냐는 것. 마음에 안 들면 딴 데 가서 일하면 되지 왜 대드느냐는 전형적인 한국 악덕 자본가의 논리다. 하지만,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예수의 속뜻이 진정 이러했을까.
  
  두 번째 뜻은 정운영 교수 수업의 결론과 이어져 있다. 11시간을 일하든, 1시간을 일하든 일꾼, 즉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11시간을 일한 사람이나, 일하려 했으나 고용하는 자가 없어 하루 종일 기다리다가 늦게나마 1시간을 일한 사람이나 하루 세끼 먹는 것은 같고, 그들에게는 먹여 살려야 할 식솔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라고 말한 예수였다.
  
  '저급' 노동, '육체' 노동은 차별해도 되나
  
  물론 정운영 교수가 11시간 일한 자와 1시간 일한 자가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과격하게 결론짓진 않았다. 그는 이른바 '고급' 노동을 하는 교수의 1시간과 '저급' 노동을 하는 청소부의 1시간이 사회경제적으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함을 강조했을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일인당 국민소득이 높으며 사회복지가 잘 돼 있는 선진국일수록 '고급' 노동과 '저급' 노동, '정신' 노동과 '육체' 노동에서 대우의 차이가 작다는 점이다.
  
  2006년과 2007년에 간접고용 비정규직, 즉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심각했던 프랑스 외자기업 라파즈한라시멘트의 문제를 언론에서 다뤘을 때 네덜란드 체류 경험을 가진 이가 댓글을 올린 적이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원청'이냐 '하청'이냐를 떠나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했던 수준의 일을 할 경우, 잘하면 1억 원 가까이 번다는 내용이었다.
  
  네덜란드에 안 가봤으니 시멘트 공장에 필요한 지게차를 운전하는 노동자가 1억 원을 버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원청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든지 하청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든지에 상관없이, 혹은 원청의 정규직 노동자이든지 하청의 비정규직 노동자이든지에 상관없이 임금과 노동조건의 차별이 한국만큼 사회경제 체제를 흔들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비가 하찮은 일이라면, 군대와 경찰은?
  
▲이틀 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다국적기업 노동조합들을 상대로 한 토론회에 참석했었다. 토론회에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의 노조 간부들이 많이 참석했다. 그런데 이들의 한결 같은 얘기는 회사가 흑자를 연속해서 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린다는 것이었다.
  ⓒ프레시안

  이틀 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다국적기업 노동조합들을 상대로 한 토론회에 참석했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나온 발표자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설명하면서 불가피한 외주화·하청화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핵심 사업(core business)으로 간주할 수 없는 경비직(security)이라고 했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라파즈시멘트의 노조간부가 "경비원이나 시멘트를 생산하는 노동자나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다 같은 노동자다. 경비원을 외주용역으로 돌려야 하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고 나섰다.
  
  두 사람의 논쟁을 지켜보던 필자는 라파즈 노조 간부의 주장이 일리 있는 항변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보호와 안정을 책임진 경비원이 핵심 사업이 아니라서 비정규직으로 돌린다고 치자. 그렇다면 국가 보호와 사회 안정을 책임진 군대와 경찰(national security)을 외주용역으로 돌리지 않을 이유는 뭔가.
  
  이 토론회에 참석한 독일 홀침 시멘트 회사의 중간 관리자급 정규직 노동자는 우리 돈으로 100만 원을 월급으로 받는다고 했다. 1년 전 만난 인도네시아의 라파즈 루핑(roofing, 지붕자재) 회사의 생산직 정규직 노동자는 우리 돈으로 9만 원을 월급으로 받는다고 했다. 이 라파즈 루핑의 노동자는 생계비 걱정에 16살짜리 딸을 학교 대신 시집을 보내야 했다. 프랑스 기업인 라파즈는 세계 제1위의 건설자재 생산회사로 2007년 순이익 증가율이 35%를 넘어선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다.
  
  적자라서 비정규직 증가, 흑자라도 비정규직 증가
  
  인도네시아 토론회에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의 노조 간부들이 많이 참석했다. 라파즈(Lafarge), 홀침(Holcim), 굿이어(Goodyear), 하이델베르그(Heidelberg), 아사히글라스(Asahi Mas), 엑손모빌(Exxon Moi) 등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한결 같은 얘기는 회사가 흑자를 연속해서 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린다는 것이었다.
  
  노동조합이 단체협상에서 비정규직 증가의 문제를 제기하면 사측은 한결같이 "적자를 볼 때는 적자라서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려야 하고, 흑자를 볼 때는 적자를 대비해서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외주용역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는 누구인가
  
▲ 그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봤다. "일을 할 때 오다(job order)는 누구한테 받느냐. 하청업체나 외주업체 관리자냐 아니면 원청회사냐?" "원청회사한테서 받는다"는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 왔다.ⓒ프레시안

  그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봤다. "일을 할 때 오다(job order)는 누구한테 받느냐. 하청업체나 외주업체 관리자냐 아니면 원청회사냐?"
  
  "원청회사한테서 받는다"는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 왔다. 한마디로 원청회사의 관리감독이 없으면 작업이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을 외주하청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사용자성(使用者性)'의 문제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사내하청과 외주업체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가 누구냐 하는 '사용자성' 문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물론 심지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심각한 사회 쟁점이 되고 있다.
  
  연세대에서 일하다 임금 떼먹힌 비정규직들
  
  토론회를 진행하는 숙소에는 인터넷이 안 되어 저녁에 읍내까지 나가 어렵사리 인터넷에 연결해보니, 연세대에서 청소부와 경비원으로 일해 온 '용역'들이 용역업체의 체불임금에 대한 대학 측의 책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사진 기사가 보였다.
  
  연세대에서 청소·경비 업무를 해온 '용역' 170여명이 용역업체(인력파견업체)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임금 3억5000만원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지난 3월 3일 "감당할 여력이 없으니 노동부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라"며 폐업 신고를 했고, 원청회사 격인 연세대는 "용역업체와 해당 노동자들 간의 계약이라 학교에서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폐업신고를 낸 업체로부터 2007년 9월 대학 발전기금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이 돈은 '용역'들의 체불임금과 같은 규모였다.
  
  연세대가 청소·경비 업무를 외주용역으로 쓰는 것은 경비를 절감하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업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겠지만, 연세대는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도래케 한 선봉장 가운데 하나다.
  
  연세대가 말하는 '진리'는 무엇인가
  
▲ 어려움을 당한 노동자들이 그 동안 서울대나 고려대에서 경비를 서고 청소를 한 것도 아닌데 연세대가 이 문제에 책임이 없다는 항변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사진은 청소 용역 노동자들의 모습.ⓒ프레시안

  "가장 약하고 작은 자에게 잘하라"는 성경의 핵심 가르침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ILO핵심노동기준, OECD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UN 글로벌콤팩트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규율하고 있는 국제기준들은 하청·용역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청회사가 노력할 책임을 언급하고 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기독교의 핵심 가치를 교훈으로 삼고 있는 연세대의 공식입장이 "용역업체와 해당 노동자들 간의 계약이라 학교에서 책임질 일이 아니"라니 놀부도 이런 놀부가 없다 싶다. 어려움을 당한 노동자들이 그 동안 서울대나 고려대에서 경비를 서고 청소를 한 것도 아닌데 연세대가 이 문제에 책임이 없다는 항변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이 문제가 과연 미국의 기독교도가 설립했고 한국의 기독교도가 운영하고 있는 연세대만의 문제일까. 민족 자본이 설립했다고 자부하는 고려대나 "조국의 미래를 묻는 자 눈을 들어 관악을 보라"고 자부하는 한국 최고의 대학 서울대는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까.
  
  진리가 자유케 하는 '너희' 안에 비정규직이 포함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비정규직을 위해서도 '자유', '정의', '진리'를 외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조국의 미래를 묻는 자'가 서울대가 있는 관악산 언저리가 아닌 비정규직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게 될 날은 언제일까.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빈익빈부익부가 날로 악화되는 오늘날의 우리들을 위해 2000년 전 예수님이 들려주신 말씀이다.
윤효원/ICEM 코디네이터
 


 
   


 

 

 

 

 

 

이 책에 나오는 16명은 제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한 원인은 공통적으로 ‘신자유주의’ 혹은 ‘야만적인 자본주의’의 지구적 확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러시아에 갔을 때의 일을 들 수 있습니다. 한 언론인이 그들이 작성한 구조조정 문서 사본을 하나 확보했는데, 이 문서에서 통화기금은 러시아의 모든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모든 수입 관세를 없애는 방법을 논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 중간 부분에 이 언론인은 러시아가 아니라 남한이라고 말하는 부분을 보게 됩니다. 검색을 해서 남한을 러시아로 바꿨는데 일부를 미처 고치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하나의 규격을 모두에 적용한다고 제가 말할 때는, 문자 그대로 남한에 대한 처방을 그대로 러시아에 적용한다는 것이고 이제는 이라크에도 똑같이 적용한다는 겁니다.” -나오미 클라인-


대상이 학생들이다 보니 강사들에게 몇 가지 공통된 인터뷰들이 있었는데 강사들의 진보적인 사상과 이타적인 직업들을 갖게 된 이야기, 그리고 올바른 사회적 진출에 대한 방법들을 학생들은 묻고 있었다.

 

 

“당신의 정열을 따라서 당신이 정말 혐오하지만 가게 될 그곳에서 배우세요. 아마 거기서 훨씬 더 많이 배울 겁니다. 당신은 비참해지겠지만, 그러나 당신이 세상 한가운데서 부서지는 동안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잘못되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겁니다.”

 

“당신에게 부닥쳐 오는 것들과 당신을 앞으로 내모는 것들을 붙잡아 그 힘으로부터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지 교훈을 얻을 수 없다면,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드는 기본 연결고리를 놓치는 겁니다.” -스와니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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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뜬한 잠 창비시선 274
박성우 지음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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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가 나타나면 책의 윗쪽을 접고 중간에 책을 읽다 잠깐 놓을 일이 생기면 책의 아랫쪽을 접습니다.

이 시집은 책의 윗쪽을 참 많이 접었습니다.

 

삼학년

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

부억찬장에서 미숫가루통 훔쳐다가

동네우물에 부었다

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

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미숫가루 저었다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

 

 

싸전다리

 쌀 됫박이나 팔러  싸전에 왔다가  쌀은 못 팔고 그냥 저

냥 깨나 팔러 가는 게 한세상 건너는 법이라고 , 오가는

이 없는 싸전다리  아래로 쌀뜨물같이 허연 달빛만 하냥

흐른다

 

야 이놈아,  뭣이 그리 허망터냐? 

 

 

건망증

깜박 나를 잊고 출근버스에 올랐다

어리둥절해진 몸은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방문 밀치고 들어가 두리번두리번

챙겨가지 못한 나를 찾아보았다

화장실과 장롱 안까지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집안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몇 장의 팬티와 옷가지가

가방 가득 들어 있는 걸로 봐서 나는

그새 어디인가로 황급히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렇게 쉬고 싶어하던 나에게

잠시 미안한 생각이 앞섰지만

몸은 지각 출근을 서둘러야 했다

점심엔 짜장면을 먹다 남겼고

오후엔 잠이 몰려와 자울자울 졸았다

퇴근할 무렵 비가 내렸다

내가 없는 몸은 우산을 찾지 않았고

순대국밥집에 들러 소주를 들이켰다

서너 잔의 술에도 내가 없는 몸은

너무 가벼워서인지 무거워서인지

자꾸 균형을 잃었다 금연하면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을 것 같은 몸은

마구 담배를 피워댔다 유리창엔 얼핏

비친 몸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옆에 앉은 손님이 말을 건네 왔지만

내가 없었으므로 몸은 대꾸하지 않았다

우산 없이 젖은 귀가를 하려 했을 때

어딘가로 뛰쳐나간 내가 막막하게 그리웠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 소리,

마르면서 젖어가는 울음소리가 명명하게 들려왔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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