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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단어가 서점가의 화두처럼 급부상되기 이미 오래전, 작가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은 '청춘'이란 말의 풋풋함과 어딘가 촌스러운 인상을 선점하며 등장했다. 화려하지만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낸 이십대의 솔직한 어제와, 참으로 빛나던 아름다운 고백이다 싶은 청춘에 대한 기록이었다.
신간 <청춘의 문장들+>은 출간 이후 10년여 시간이 지난 작가의 그 이후의 감정에 대한 꾸러미이다. 변화된 관점이 비칠 수도 있고, ㄱ그간어떤 세월이 지나갔고 지금의 나이에 이르러 본 청춘은 작가에게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수많은 시선에 대한 이야기들이 굼금해 지는 책이다.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후지와라 신야의 작품을 좋아하는 세계의 독자들은 비단 그의 글만을 좋아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평생 여행을 하면서 겪어낸 방랑자의 면모를 동경할 수도, 곧은 절개가 느껴지는 거침없는 언행의 카리스마를 존경할 수도 있는, 그야말로 삶의 행보로서도 충분한 매력을 보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를 더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은 그러나 사적인 면이 그리 많이 알려진것이 없는 게 한계였다.
<겪어야 진짜>는 우리나라 기자가 직접 후지와라 신야를 만나 인터뷰를 한 것을 엮어낸 책이라 반갑다. 그의 생생한 언어를 들어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장 읽고 싶어지고 만다. 그는 어떤 말을 구사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일까, 그의 입으로 일본에서는 이런 사적인 말을 한적이 없다는 말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책이다.
요즘도 가끔 동화를 읽고 있으면 이 책이 왜 어린이들만 읽도록 '동화책'의 카테고리에 묶여있는가 하는 아쉬움이 들때가 많다. 정말 많은 책들이 어릴 때 보다는 어른이 되고나서 읽는다면 더욱 좋을 것 같은 책들이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릴 때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어보고 어른이 된 관점에서 느낀 또다른 감상들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이제 어른이 되었고, 지금의 눈에 비친 동화의 세계는 정상일까, 아름답다면 그건 왜일까, 그들 각자의 동화는 어떤 감상을 전해줄지 일일이 궁금해진다.
<검은 수첩>은 미스터리소설의 기술적 이론에 대한 작가의 에세이가 맞물린 흥미로운 책이다. 추리소설이기에 앞서 소설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작품관에 대한 입장,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든 미스테리소설의 매력 포인트 등, 독자들에게 보다 쉬운 추리소설의 양상을 설명해준다. 추리 장르에 매료된 이유부터, 기술적 정립에 이르는 작가의 '추리'에 대한 생각이 두루 듣고 싶다.
시인 천양희선생은 올해로 혼자 지낸지 39년이 되신다고 한다. 외로움이란 말이 시인과는 숙명이라는 듯 잘 버텨오신 세월이었지만, 숱한 나날 고독과 맞서는 단련된 언어의 춤사위는 슬프지만 아름다울 것 같다. 시인이 시어로 말하지 않으면 어떤 산문의 형태로 그 감정들이 전해져 올 것인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