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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충격
케빈 캘리 지음, 이한음 옮김 / 민음사
"자연에 귀 기울이듯 기술에 귀 기울여야 할 때"
세계적인 IT 전문지 <와이어드>를 창간하고 7년 동안 편집장을 맡은 케빈 캘리.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그는 한때 기술문명에 반대하는 히피였고, 지금도 IT기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이 일상화되어 사용자의 내면까지 침투한 지금, 그가 기술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발견해낸 기술 본연의 모습은 무엇일까.
자율성을 지닌 생명은 자기 방어, 자기 유지, 목표의 자기 통제, 자기 개선 등의 속성을 갖는다. 그는 기술 역시 이런 형질의 일부를 갖는다고 말한다. 통신망이나 컴퓨터 바이러스는 앞선 속성 가운데 일부를 지닌 사례다. 생명에 대해서는 DNA라는 물질 형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에너지와 정보의 가치에 중심을 두면서도, 기술에 대해서는 개념과 정보가 아닌 물질 형태에만 집중하는 고정 관념을 깨는 주장이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기술의 연결망이 기술끼리의 상호작용을 넘어 테크늄, 즉 인간과 세계를 포괄하는 새로운 세계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술을 수단으로 대상화하는 수준을 넘어 동등한 세계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제목 <기술의 충격>은 인류를 놀라게 한 기술의 발전을 뜻하는 게 아니다. 기술이 인류의 출현 이후 발견되고 발명된 게 아니라, 빅뱅부터 존재했고 지금까지 인류와 함께 공진화해왔다는 사실이 충격의 이유다. 인류가 도구로서의 자연을 생명으로서의 자연으로 깨달은 지 100여 년, 앞으로 더욱 거세게 펼쳐질 '기술의 충격'도 못지않을 도전으로 다가올 게 분명해 보인다.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의 말: 기술 외면자에서 기술 옹호자로 180도 전환했을 뿐 아니라, 이 시대의 과학기술을 비평하는 <와이어드> 잡지의 공동 창간자인 범상치 않은 인물답게, 저자는 기술의 다양한 측면들을 두루 꿰뚫고 있다. 다방면에서 해박한 지식을 드러내면서 기술이 나아가는 방향을 놀랍도록 설득력 있고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조차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설득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은 기술이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를 큰 시야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이한음, 과학 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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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제1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장욱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소설의 진화, 소설 쓰기의 진화, 소설 읽기의 진화!"
웹진문지(http://webzine.moonji.com)가 문을 열고 문학청년들과 호흡한 지도 얼추 일년 반째다. 온라인 공간에서 목격할 수 있는 한국소설의 최전선, 가장 뜨겁고 젊은 목소리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등단 7년 차 이하 작가를 대상으로, 매달 가장 주목할 만한 소설을 뽑아 시상을 하는 ‘웹진문지문학상’의 수상작품집이 그것이다. 대표 수상작은 ‘죽음을 대면하지 않고서는 삶에 대해 한 마디도 할 수 없다’는 소설가 지망생 고희성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이 직접적으로 대면할 뻔한 순간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낸 이장욱의 소설 <곡란>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매달 ‘가장 젊은’ 소설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무척 반가운 일이다. 정용준, 최제훈, 김유진, 황정은, 이홍 등 주목 받는 작가들의 빛나는 소설과 선정의 말, 저자 인터뷰, 작가 소감, 수상 노트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구성도 눈에 띈다. QR코드로 접속해 작가가 직접 말하는 작품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소설 읽기의 진화, 혹은 소설 읽기의 진화. 이들의 유의미한 작업을 응원한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용산과 같은 일들이 묻히는 이유가, 거칠게 잘랐을 때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했어요. 첫번째는 무관심. 알면서도 자기 생계에 바빠 잘 들여다보지 않거나 들여다볼 수 없는, 자의적, 타의적 무관심. 그리고 또 하나는 기만. 예를 들어 이 ‘甕器傳’에 나오는 우동가게 할아버지처럼 지금 이 사회가 얼마나 좋은 사회냐, 과거에 비하면 얼마나 좋냐고 하는, 이런 것들. 마지막으로 은폐. 그런 일들이 묻히고 잊히는 과정에서 이 세 가지가 굉장히 승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 이 도시가 과연 얼마나 제대로 된 도시인가, 도시가 제대로 되었다는 것도 말이 이상하긴 하지만, 굉장히 많이 걱정됐어요. 도시의 기반 자체가 생각보다 너무나 취약한 게 아닌가 싶었고요. 그래서 ‘甕器傳’이라는 단편을 쓰게 됐어요. (황정은 저자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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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로 길러진 아이
브루스 D. 페리,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 민음인
최악의 감정 학살 사례에서 발견하는 최고의 인류애"
실제 개우리에서, 개들과 함께 자란 아이가 있다. 사랑을 받지 못해 먹어도 먹어도 자라지 않는 아이가 있다.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한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정신을 잃는 아이도 있다. 소아 정신과 전문의 브루스 페리 박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폭력, 방임 등에 고통받은 아이들과,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의 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느리지만 꾸준히, 눈부시게 회복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이고 생생하게 그려낸다.
영아기에 낮시간을 홀로 집 안에 방치되었던 두 아이가 있었다. 한 아이는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 십대 소녀들을 살해하고 시간했다. 이 잔인한 소시오패스에게 유일하게 후회가 되는 일은 사건 현장에서 신고 있던 피묻은 장화를 버리지 않은 것이다. 다른 한 아이는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반복적 이상행동을 보이며 가족까지도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인 헌신과 보살핌으로 사람을 받아들이고, 학교를 졸업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자라났다. 부모, 이웃, 혹은 사회로부터 상상하기조차 힘든 공포와 시련에 직면했던 아이들을 회복시키는 것은 약물이나 과학지식, 엄격한 훈육이 아니라 따뜻한 스킨십, 애정어린 보살핌, 지속적인 관심이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처럼 사람은, 아이는 정말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천사 같은 아이를 괴물로 만드는 것도, 괴물 같은 아이를 품어주는 것도 모두 사람이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어른은 무조건 아이에게 따뜻한 손길과 다정한 인사를 건네야 한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 속에서: 치료를 하다 보면 대부분 절망적이고 외로우며 슬픈, 두려움과 상처로 가득한 사람들의 삶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은 희망과 생존, 승리에 대한 이야기다. 놀랍게도 인류가 저지른 가장 최악의 감정 학살 사례에서 오히려 최고의 인류애를 발견할 수 있다.
추천사: 이 책은 브루스 페리의 가장 뛰어난 업적이다. 이 책은 내게 인간의 가장 깊은 미스터리인 왜 어떤 아이들은 영웅이 되고 어떤 아이들은 잔인한 소시오패스가 되는지 그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 주었다. 아동기 트라우마와 다친 마음이 불러오는 결과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 앤드류 바체스 (국립어린이보호협회 프로텍트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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