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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김용민PD가 직접 밝히는 나꼼수의 모든 것"
대통령 헌정방송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지난 4월 28일 1회 '서태지-이지아 파경과 BBK'로 세상에 나왔다.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되는 이 방송은 회를 더해가며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두 달여 만에 한국 팟캐스트 전체 1위에 오르더니, 급기야 미국 팟캐스트 정치 사회 분야 1위, 전체 분야 1위를 차례로 석권하며 이번 정권 최대의 글로벌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책은 나꼼수 연출과 제작을 담당하는 ‘목사아들 돼지’ 김용민PD가 기획 단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흥행의 사회적 배경(유통수단 팟캐스트, 홍보수단 SNS, 전파수단 무선인터넷)을 짚고, 열광의 원인(캐릭터, 울분, 웃음의 혁명성)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핵심은 나꼼수 스타일을 닮는 방법을 정리한 부분인데, 호흡이 긴 정기간행물을 읽으라는 꽤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주는 듯하더니만 어느새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욕망체계를 발견하고 남이 하지 않는 자기 주장을 가지라는, 그리고 마지막에는 '쫄지 마라'는 나꼼수의 애티튜드를 다시 확인한다. 물론 뒤에 붙은 로고송 악보 등의 디테일이 나꼼수의 설득력임은 두말 할 필요 없겠다.

나꼼수는 2013년 3월 마지막 방송 예정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마친 지금, 이 책은 나꼼수에게는 스스로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이들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방심 금물이란 메시지가, 이들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에게는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는 도전장이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나는 '흥행'에 고무돼 유료 광고를 받고 공개방송과 주 2회 방송을 해보자는 제안을 얼마 전 김어준 총수에게 한 바 있다. 그랬더니 김 총수는 ‘배고픈 사람들이 골방에서 시시덕거리며 떠드는 식의 콘셉트를 포기하지 말자’고 답한다. 나의 거품 낀 망상은 그렇게 정리됐다. 고단한 시대를 살며 정치적 혁명을 꿈꾸는 이웃을 위한 ‘뒷담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우리의 본령을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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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중력
홍정선 강계숙 엮음 / 문학과지성사

"400, 우리가 매일매일 읽어온 시의 역사"
33년간 쉬지 않고 충실한 시선집을 소개해온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드디어 400호를 냈다. .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자 인하대학교 국문과 교수인 문학평론가 홍정선과 '문학과사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강계숙이 편집위원을 맡아 ‘시인의 초상’을 테마로 선집을 엮었다. 300번대에 발간된 시집의 시인들이 각자 스스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 작품을 골랐다. 고흐의 자화상처럼, 시인의 초상은 어떤 광휘에 휩싸여 있다. 300에서 400까지, 다시 100 권을 채우는 동안 만나온 시인의 면면이 다시 떠오른다. “그대들은 누구인지요 심장 없는 별을 군복 깊숙이 넣고 사는”(허수경, 새벽 발굴)을 읽으며 소녀 같은 시인의 음성을 떠올리고, 나는 어스름한 빛에 얼룩진 짧은 저녁을 좋아하고 책 모서리에 닿는 작은 바스락거림을 사랑하지요(박형준, 책상)을 읽으며 시인의 소박한 미소를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이 시집은 우리들의 미시사에 대한 작은 기록이다. - 한국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내 배후인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은 은색이야
나는 삼류도 못 되는 정치판 같은 트릭은 쓰지 않아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을
철가방에 넣고 나는 달려 (…)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아니 중력을 이탈한 내 생이야


- 이원, '영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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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여행. 잘 쉬고 오셨습니까?"
10월 3일 이후로 남은 달력 2장에서는 빨간 날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빼곡히 들어찬 검정색 숫자들에 숨이 막힐 때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여행! 여행! 여행! 여행지를 정하고, 가이드 북을 사서 일정을 짜보고, 비행기표를 끊을 때부터 시작된다는 그 설렘은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기분 좋은 감정일 터, 그 마음으로 허영만 화백의 책을 펼쳐보면 된다.

<식객> <꼴>의 허영만 화백과 이호준 기자, 두 남자가 야심차게 떠난 여행지는 일본이다. 쩨쩨하게 일주일, 한 달하는 여행이 아니라 2년간 일본을 샅샅이 훑은 취재의 기록이자, 맛의 기록. 온천, 음식, 사람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 가능한 두 사람의 여행에는 몇 가지 없는 것이 있다. 여행지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야 마는 사소한 감성, 맛집 소개인지 여행서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화려한 음식 사진들, 고등학교 시간표처럼 빡빡한 일정들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일본의 여느 음식들처럼 본연의 재료를 가장 잘 살린 여행의 담백한 맛이 있다. 허영만 화백의 솜씨로 섬세하게 그려낸 삽화들을 보는 쏠쏠한 재미도 그 담백함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랜만에 정말 여행책다운 여행책이 출간되었다. 인생이라는 여행, 일상이라는 여행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 아사히 맥주 한 잔, 따뜻한 반신욕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MD 도란 

책속에서: 고된 일정 속에서 어느 순간 이 여행을 왜 하고 있는지, 과연 이 여행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같은 원초적인 물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여행은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므로. ‘얼마나 많은 곳을 돌아보고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감을 느꼈느냐’에 방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남들이 사는 속도와 상관 없이 천천히, 잠시 일손을 놓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먹고, 쉬고, 걷고, 자보자.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를 충전하고,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끔 지친 영혼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여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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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엄마가 잘못했다고 말하다니!"
왜 어른들은 늘 야단을 치고 아이들은 언제나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도 분명히 잘못한 게 있는데, 창피하게 내복만 입고 집 밖으로 쫓겨난 초등학교 1학년 강은지의 억울한 사연. 고추모종 준비물을 내일까지 학교에 가져가야 하는데, 꽃집은 벌써 문을 닫고 말았다. 괘씸한 딸에게 무지막지한 벌을 세운 엄마와 반성은 안 하고 엄마 흉만 잔뜩 보던 은지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보기로 했다. 원인은 무엇이고,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화가 났으며, 서로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보고서를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는 동안, 딸의 잘못을 꼬집어줄 생각에 의기양양했던 엄마도 은지의 입장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된다. 잘못했다는 말은 정말로 하기가 어려운데도 말이다. 화해하기 보고서란 이처럼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해하며 고마운 건 고맙다고, 또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도구다. 엄마와 은지에게 자존심이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멋지게 화해한 뒤에 안긴 엄마 품은 아주아주 포근하고 향긋하니까.

<화해하기 보고서>, <개구리 폭탄 대결투>, <반짝 구두 대소동>으로 이어지는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심윤경 씨. <화해하기 보고서> 속에서 알림장을 잘못 쓴 딸과 극적으로 화해하는 엄마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고 딸을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가 아이들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쓴 첫 번째 동화가 바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1편 <화해하기 보고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엄마는 만날 자기가 공정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공정하지 않다. 언제나 엄마 혼자 마구 화를 내고, 나는 늘 울거나 벌을 받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엄마를 야단치고 벌을 주는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억울한 거다. 엄마라고 해서 늘 맞는 생각만 하고, 나는 틀린 생각만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 상앞에 둘이 나란히 앉았다. 엄마는 흰 종이의 맨 위에 커다란 글씨로 '화해하기 보고서'라고 썼다.
"자, 맨 처음엔 어떻게 시작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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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 민음사

"스티브 잡스 유일한 공식 전기, 전 세계 동시 출간"
2011년 10월 5일 애플 홈페이지에 그의 사진이 떴다. '1955-2011'이라는 문구와 함께 단 한 줄, 그의 이름만이 박힌 흑백 사진이었다. 이 날, 끝없이 '혁신'의 가치를 일깨웠던 창조적 기업가이자 기술과 인간의 소통 방식을 통째로 뒤엎은 혁명가, 무엇보다 끝없는 열정에 미친 남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눈을 감았다.

이 책은 평생을 신비주의로 일관하던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 <타임>의 전 편집장이자 CNN 전 최고 경영자 월터 아이작슨에게 의뢰해 술회한 유일한 공식 전기다. 생애 내도록 강박적일만큼 완벽을 추구해왔던 그이기에 자신의 삶에 관해 그의 죽음 이후 떠들 수많은 책들을 딱 잘라 거부하며 내놓은 그의 "그리고 하나 더 And One More Thing"에 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해 애플, 픽사, 맥, i시리즈가 이 안에 있다. 그 뿐이면 그간의 '잡스 책'과 다를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두터운 책엔 복잡한 가족사, 아내가 인증한 괴팍하고 오만한 성격과 등 뒤에 쌓여 있던 수많은 적, 눈 맞췄던 무수한 '동지', 그리고 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간의 무수한 예고편을 지나 우리는 드디어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꿈꾸고 아껴왔던 것들, 그리고 스티브 잡스를 만날 수 있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이따금 현명한 동료들이 잡스를 불러내 진정시키려 하기도 했다. 그런 일에 도가 튼 사람은 리 클라우였다. "스티브,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잡스가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폄훼하고 있을 때면 그는 조용히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는 잡스의 사무실로 가서 다들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들에게 망신을 주는 건 그들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초조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 잡스는 사과를 하며 알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또다시 일어났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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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지음 / 그린비

"동의보감에서 발견한 병-몸-앎의 삼위일체"
시공간을 넘나드는 웃음과 역설로 <열하일기> 열풍을 일으킨 고미숙. 그가 새롭게 만난 지의 고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동의보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자, 소설과 드라마로 더욱 익숙한 의학서다. 물론 고미숙은 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가득한 의학서를 '리라이팅'하여 ‘삶의 비전서’로 읽어낸다. 우선 몸을 대상으로 바라보고, 병을 제거해야 할 독으로만 생각하는 서양의학(혹은 서양근대정신)과, 몸과 우주의 관계로 시작하는 동양의학의 차이를 드러내며, 파편화되어 각각의 삶에서 고독과 우울을 경험하는 현대인의 삶을 위로한다. 나아가 질병과 죽음은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경험이니, 이를 통해 내 몸, 감정, 삶을 돌아보고 이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보고 느끼고 공부하자는 제안이다.

의학을 부정하고 수양으로 병을 고치자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스스로를 제대로 보는 삶의 주체, 앎의 주체로 거듭나자는 말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다. 앞서 말한 주체로 거듭나지 못하면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괴롭고 쓸쓸해질 뿐이다. 자, 어찌할 텐가. 소리 없이 다가오는 아픔을 피하다 더는 피할 곳 없는 구석진 곳에서 초라해진 나를 발견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조차 나의 하나로 긍정하고 바라보고 길들여 새로운 삶의 발판으로 삼을 텐가.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병은 하나의 단서에 불과하다. 거기에는 몸과 생명, 그리고 자연과 우주가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하여, 그것과 접속하는 순간, 앎의 모든 경계는 해체되고 만다. <동의보감>을 만나고 내게 벌어진 최고의 사건은 바로 그것이었다. 천문학과 물리학, 불교와 인류학, 고대 그리스철학과 생물학 등 모든 것에 대한 ‘앎의 의지’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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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씨엘북스

"히가시노 게이고의 써스펜스 액션 활극"
<백은의 잭>은 만능 스포츠맨인데다 스노보더이기도 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와 스키장이라는 소재로 쓴 소설이다. 은색의 설원을 뜻하는 '백은(白銀)'과 납치와 탈취, 장악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hijack'의 합성어인 이 책의 제목에는 '스키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작품의 골자가 그대로 녹아 있다. 스키장 어딘가에 폭탄을 숨겼다는 협박 메일로부터 시작되는 음모와 반전이 눈 덮인 산 위에서 펼쳐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회파적인 특성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나타나서, 정의나 진실보다는 이익관계와 권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이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토리는 쉽다. <백은의 잭>은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시원한 액션 활극이다. 스키장 패트롤 요원들의 화려한 솜씨와 아름답게 펼쳐진 설경 묘사를 읽는 즐거움이 이 책의 최고 매력이다. <백은의 잭>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끝없이 변신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순도 100%의 오락소설이라 하겠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자네는 경찰을 몰라. 이 널따란 스키장에서 폭발물을 찾아다니리라고 생각하나?”
“범인을 체포하면 폭발물을 묻은 장소도 알게 될 겁니다.”
“만약 체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범인이 자포자기해서 스키장을 폭발시킬지도 모르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경찰은 그런 상황까지는 막아주지 못해. 경찰 녀석들은 호텔이나 스키장의 피해나 손실 따위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사상자만 나오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고. 경찰은 사람들을 모두 피신시키고 폭발에 대비하는 일만 할 뿐이야. 만약 범인이 폭발을 미루면, 경찰은 눈이 녹아내리는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겠지. 물론 우리에게 영업 허가 따위는 해주지 않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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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토머스 게이건 지음 / 부키

"복지, 백문이 불여일체험(體驗)"
복지논쟁이 한창이다. 이 문제로 서울특별시의 시장은 자리를 떠났고, 새로운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심각해지는 양극화에, 이어지는 총선과 대선 국면. 복지문제는 계속해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두 가지 모델을 알고 있다. 바로 유럽과 미국. 전자는 보편적 혹은 포괄적 복지로 표현되고 후자는 선택적(물론 선택은 본인이 아니라 자본과 국가가 한다) 복지로 일컬어진다. 양자 가운에 어느 한쪽이 진리요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둘의 차이에서 한국 사회의 방향타를 가늠해볼 수는 있겠다.

제레미 리프킨은 <유러피언 드림>에서 자율성, 종교적 구원에 대한 믿음, 실용주의가 결합된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저물고 공동체의 가치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말했다. 이 책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긴 역사의 맥락에서 서술하는 <유러피언 드림>보다 삶에 찰싹 붙은 현장의 이야기를 노동 전문 변호사의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하고, 한 사람으로서 미국의 삶에서 느낀 피폐와 곤궁을 유럽의 삶에서 느낀 안온에 비교하며 절절하게 풀어낸다. 복지는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이 닿아야 하는 실천의 영역이다. 이 유쾌, 발랄, 상쾌한 이야기를 즐겁게 따라가다 보면 정답이 분명히 보인다. 복지, 백문이 불여일체험(體驗)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미국와 유럽이라는 두 상반된 세계를 이만큼 잘 비교한 책은 흔치 않다. 선진국 문턱에 이른 우리로서는 이 두 모델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게이건은 뛰어난 사회평론가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미국과 유럽을 얼마나 모르는지 일깨워 준다. 재미있게 읽어 나가가 보면 현실에 대해 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바버라 애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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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ularfranciscan 2011-10-2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가입한 신출내기입니다.

주간편집회의 2011-10-28 15:1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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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김훈 지음 / 학고재

"김훈 새 역사소설, 섬으로 간 사람의 이야기"
거기, 그렇게 있을 수 없는, 물과 하늘 사이에 흑산은 있었다.(55쪽) 서학을 믿었기에 삼형제는 나란히 먼 곳으로 밀려났다. 정약전이 유배된 곳은 죽음보다 먼 곳, 흑산도. 검푸른 숲은 윤기를 내뿜고, 여인들은 끝없이 남편을 떠나 보내고 또 아이를 배는 섬에서 약전은 아주 오래도록 물고기를 들여다보았다. 2011년, 김훈이 내놓은 또 하나의 역사소설 <흑산>은 정약전의 시대, 피 흘리며 떠나간 자들에 대한 두려움의 기록이다.

김훈 스스로가 말했듯 이 이야기는 소설이다. 소설이 아니었다면 약전 삼형제가 매를 맞는 장면을 몸서리치며 읽을 수도, 물에 빠져 죽은 거지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뒷목이 서늘해질 수도 없을 것이다. <남한산성>에서 익히 보였던 김훈의 장기가 빛을 발한다. 수십 명의 인물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밀도 높게 전달되고, 섬 안과 섬 밖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교차한다.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생을 마친 정약전의 배반의 삶과, 배론 토굴에서 순교한 조카사위 황사영의 삶. 그리고 마노리, 육손이, 사공, 섬 여자들, 유곽의 여인들 그 모두의 삶까지, 삶과 삶이 충돌하고 굴욕과 좌절이 교차한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다. 소설이 아니라면 사람의 삶을 이토록 치열하게 그려낼 수 없었을 것이다.

두려워하며 이 소설을 읽는다. 천주교에 매혹된 조선 지식인들이 살았던 19세기, 믿음이 없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들의 삶과 꿈, 좌절과 절멸이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 한국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기도문을 외우니까 어떠하더냐?
육손이가 말을 더듬거렸다.
-부르니까...... 좋았고, 부르니까 올 것 같았습니다. 저의 어미도 그랬습니다.
-금방 올 것이다. 오래지 않는다.
황사영은 육손이를 데리고 올 때 조안나루에서 장인 정약현이 한 말을 떠올렸다. ......육손이는 제 부모가 낳은 자식일세. 그걸 잊지 말게..... 그때, 황사영은 그 말의 단순성에 놀랐으나 이제는 그 말의 깊이에 놀라고 있었다. (…)
-나가거라. 육손아. 자매하지 마라.
-무슨 말씀이시온지?
-너를 스스로 팔아서 종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나리마님.....
-나가거라. 가서 처음부터 다시 살아라. 올 것은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달려나가서 맞아라. 한 달 뒤에 나가거라. 그때까지 말미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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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를 죽인 부처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박노자가 찾아낸 해방불교의 혁명적 사유"
한국 불교의 모습은 기복과 호국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전자는 개인적 차원에서, 후자는 사회적 차원에서 그러하다. 둘 다 붓다가 설파한 불교의 초기 모습과는 전연 다르다. 스스로 불자라 말하는 박노자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을 기획했다면 붓다는 근대철학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인류의 궁극적 해방을 설파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초기 불교에 대한 ‘해방적’ 해석이자, 현대사회에서 불교의 참 역할에 대한 ‘실천적’ 제안이다.

1부 붓다와 나의 시간에서는 자본주의의 욕망에 사로잡혀 나 이외의 모든 것을 나의 필요로만 판단하고 외부의 조건으로만 나를 규정하는 거짓 나에서 벗어나, 나를 지킴으로써 나와 남이 하나임을 깨닫는 주체적 삶에 대해 정리하고, 2부 붓다와 국가의 시간에서는 불교가 어떤 역사의 과정을 겪으며 국가와 자본에 사로잡혔는지 따져가며, 초기 불교의 탈국가적 정신과 민주주의 실천을 기억하고, 종국에는 전본적, 반란적 해방불교를 꿈꾼다.

거칠게 정리했지만, 박노자는 예의 명징한 논리와 예민한 감각으로 타성에 젖은 한국불교에 일침을 가하고 균형을 잃은 한국사회에 혁명의 불쏘시개를 던진다. 종교의 틀에 갇힌 불교를 우리가 사는 세상 속으로 끌어와 제자리로 돌아가게 만드는, 내 시야에만 갇힌 나의 문제를 너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사유하도록 만드는, 역사에서 문제의 근원을 찾고 사상으로 문제의 해결을 이끌어내는, 이 책에는 그런 힘이 가득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해방 불교'에는 사찰도 불상도 기도도 필요 없거나 이차적이다. 해방 불교는 부처님에게 비는 것이 아니라 붓다가 되는 것이다. 고통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에 임하고, 고통의 원인을 파헤치며 모든 중생과 함께 고통을 치유한다. 고통의 원인을 식별하고 치유하는 방법은 우리가 현대를 사는 한 오늘날의 사회과학에 의존하지 않을 순 없다. 그러나 이 작업의 근저에 흐르는 정신은 지난 2,500년 동안 바뀐 게 없다. 자아의 경계선을 넘는 자비의 정신은 불교의 시작이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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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외로움은 절망의 시간이 아니라 가능성을 발효시키는 기회"
<배려>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한상복의 새 책. 저자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발견한 외로움이라는 '비공식적 동기(motive)'가 명분이나 성공, 체면, 사랑 같은 공식적인 동기들에 가려져 있지만 때로 삶에 그보다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혼자 있는 고통(loneliness)과 혼자 있는 즐거움(solitude)이라는 외로움의 두 가지 갈래를 먼저 제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타인에게 의존해 결국 더 외로워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그러나 저자는 외로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야 비로소 도약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엄마에게 거부 당한 딸, 암에 걸린 아내의 병상을 지키는 남편, 과시 경쟁에 빠진 스타 블로거, 설 자리를 잃은 중년 가장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로 인물을 설정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탄탄한 구성과 입체적 인물 묘사로 풀어내는 깊은 통찰과 흡인력이 매력적이다. 다른 사람들에 치여 '나'를 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외로움과 만나고 친구가 되어 마침내 일상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을 담아냈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넘어지기를 수십 차례 반복한 끝에 요령을 깨달을 수 있었다. 휘청하는 순간을 포착해 핸들을 트는 것이다. 왼쪽으로 넘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왼쪽으로 향하고, 오른쪽으로 쏠리면 오른쪽으로 조종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휘청휘청, 아슬아슬하게 여러 번 성공했다. ...자전거 균형의 핵심은 기우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아이러니다.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얘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처음 배우는 나에게는 신기하기만 했다. 정말 신기하지 않나. 위험해 보이는 쪽을 선택해 오히려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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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애련, 난설헌 아름답다. 혼불문학상 수상작"
작가세계문학상, 국민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한 최문희의 장편소설. 16세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여성이 존중받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았던 소녀 초희. 2011년 77세를 맞은 여성 소설가 최문희는 초희의 시간으로 돌아가 그녀의 외로움과 공명했다. 밥을 짓고 옷을 꿰매며 일상을 돌보듯, 훈기가 도는 글월로 난설헌의 모습을 복원해냈다. 창작을 통해 자신을 인내하고 일으킨 여성의 삶은 외롭고 애련하나 아름답다. 16세기 조선 풍속사의 세밀한 재현에 어우러진 감정의 결이 장점.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바윗돌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새기는 마음으로 글을 쓴 최명희의 작가정신을 그야말로 오롯이 담아낸 소설"로 평가받았다. - 한국소설 MD 김효선

추천사: <난설헌>은 클래식한 소설작법을 세밀하고 성실히 쫓아간 작품이다. 애련하고 훈훈하다. 정통소설미학이 해체되다시피 돼가고 있는 요즘, 시대의 굴곡을 따라 산 한 여자의 인생을 이만큼 꼼꼼한 바느질 솜씨로써 이야기의 육체를 완성하긴 쉽지 않다. 고(故) 최명희 작가가 그랬듯이, 작가의 말을 믿어도 좋은 소설이다. – 소설가 박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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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오기 오가스, 사이 가담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아는 만큼 느낀다! 당신의 건강한 흥분을 위해"
대부분의 남성은 포르노를 본다. 보느냐 보지 않느냐 보다는 어떤 취향인지를 물어보는 게 바른 질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사실’을 드러내는 건 다른 층위의 문제다. 너무나 분명한 신체의 반응에도 성적 욕구의 심리적 원인을 똑 부러지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두드리면 문을 열리는 법. 이 책을 쓴 두 명의 신경과학자는 다른 이의 시선에서 벗어나 개별적으로 접속한 인터넷의 데이터 발자국을 통해 남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수억 개의 검색어, 수백만 개의 야동과 야설, 수천 개의 음란 사이트와 성생활 파트너 구인 광고에 남겨진 흔적을 추적해 남녀 성적 욕구의 경향성을 밝혀내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남성은 시각적 신호에, 여성은 심리적 신호에 민감하고, 남성은 개별적 요소에, 여성은 복합적 상황에 반응한다는 결론이다. 다소 밋밋하고 뻔한 결론이라고?

앞서 말했듯 우리의 하드웨어는 너무 정직한데, 소프트웨어는 복잡하고 섬세하다. 결과값만 알아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다. 각각의 요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나와 어떻게 다른지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해야 서로의 몸뿐 아니라 서로의 정서에, 인간의 본능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의 수많은 사례들은 나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고, 이해할 수 없던 그(그녀)의 욕망을 다시 보게 만들 것이다. 자, 인류 최대의 섹스 실험실 인터넷에서 펼쳐진 성적 욕구 대탐험에 함께해보자. 아니, 아마 당신도 이미 참여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 인문 MD 박태근

강연목록: 이 책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광범위하고도 독창적으로 분석하여 인간 성욕에 대해 내놓은 연구는 기막히게 멋지고, 한 치의 빈틈이 없으며, 독자를 완전히 사로잡는다. 성욕에 대한 남녀의 마음을 엑스레이로 찍어서 보여주는 듯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남녀가 왜 그토록 근본적으로 다른지 이해할 수 있다.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데이비드 버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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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러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이미 되어버린 것"
<빅 픽처>의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 국내에 소개된 책은 이걸로 세 권째다. 그의 소설들을 접해 본 독자들은 더글라스 케네디가 사용하는 소재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더 이상 통속적일 수 없는 결혼 법정 소송극도, 자신이 죽인 남자 행세를 하며 자기자신을 재발견하는 독특한 이야기도 곧잘 써냈다. 단 두 권의 소설만으로 그는 어떤 소재를 써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국내에 세 번째로 소개되는 <모멘트>는 냉전 시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확실히 좀 오래된 소재의 러브 스토리다. 그러나 팬들은 이제 그가 에덴 동산에서 벌어지는 시트콤을 써 오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냉전 시대의 첩보전에서 사랑은 흔히 이용되는 함정이었다.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가 이미 전설과도 같은 업적을 쌓아 놓은 이 분야에 수많은 소설들이 도전했다. 긴박하고도 비밀스럽게 움직이며, 배신과 음모가 도사리고, 그 안에서 불가피하게 사랑이 꽃피는 내용은 소설 쓰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치 스포츠를 소설로 쓰기가 어려운 것처럼, 대부분의 작품들은 극적인 소재를 넘어서는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스릴러 방면의 팬이라면 <모멘트>를 읽고 나서도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은 스릴러-로맨스가 아니라, 더글라스 케네디 류의 사랑 이야기다. 다양한 소재를 써 오면서도 그가 항상 보여주었던 것, 즉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사랑은 갑자기 발생해서 사람을 휘어잡으며, 반대로 잡으려 하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사라지더라는 말이다. 아마 더글러스 케네디가 여러 소재를 다루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일 것이다. 어떤 배경이건간에 그는 통제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쓴다. 당신이 <모멘트>에서 기대하는 게 바로 그것이라면, 주소를 제대로 찾았다. 그리고 이 냉전 시대의 슬픈 사랑을 접하고 나면, 다음번에 그가 정말로 에덴 동산에서의 시트콤을 써 오더라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더글라스 케네디는 깜짝 놀랄 반전을 갖춘 사랑 이야기에 확실히 뛰어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그가 반전에 강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상하며 읽어도 이 소설의 반전에는 다시금 깜짝 놀라게 된다. -더 타임스


진지하면서도 빠르게 읽히는 소설. 뛰어난 아이디어로 숨가쁘게 전개되는 스토리, 긴박감 넘치는 소설. 그 어떤 찬사도 이 소설에 대한 평가로 적합하다.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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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산다는 것
김훈.김연수.박민규 외 지음 / 문학사상

"우리 시대 작가 17인의 삶과 문학"
김훈, 김애란, 김연수, 박민규, 김인숙, 김경욱, 김종광, 서하진, 심윤경, 윤성희, 윤영수, 이순원, 이혜경, 전경린, 하성란, 한창훈, 함정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17인의 삶과 문학을 담은 에세이집으로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됐던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라는 작가의 창작 노트를 한데 모은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가들이 자신만의 생생한 글쓰기 현장, 창작론에 대해서 개성 있게 펼쳐낸다. 김훈은 ‘이야기’를 정의하고,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에 얽힌 이순신의 칼과 현악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애란은 헌책방에서 구입한 <언어학사> 관련한 에피소드를 풀어내고, 김연수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만남과 음악이 소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함께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짤막한 지면에서도 17인의 다채로운 모습이 빛을 발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작가들의 주목할 만한 신작 소설: 
김훈 <흑산>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김경욱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한창훈 <꽃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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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정은궐 지음 / 파란미디어

"<성균관 유생들의..>정은궐, 또하나의 역사 로맨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의 작가 정은궐이 선보이는 또 하나의 역사 로맨스 소설. 왕, 무녀, 금지된 사랑, 운명 같은 보편적인 소재로 애절하고도 섬세한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조선의 젊은 왕, 이훤. 달과 비가 함께하는 밤, 온양행궁에서 돌아오던 중 신비로운 무녀를 만난다. 왕과 무녀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월(月)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그 밤을 시작으로 인연을 이어 가고자 한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왕이지만 왕이기 때문에 사랑을 잃은 훤은 사랑과 권력을 되찾기 위해 가혹한 운명에 맞선다. 2012년 드라마 방영 예정. ‘성균관 유생들’을 사랑했던 독자에게 더욱 반가울 이야기이다. - 한국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서로 그리는 심정은 꿈 아니면 만날 수가 없건만, 꿈속에서 내가 임을 찾아 떠나니 임은 나를 찾아왔던가. 바라거니 길고 긴 다른 날의 꿈에는, 오가는 꿈길에 우리 함께 만나지기를. – <서로를 그리는 꿈>, 황진이


짧은 시였다. 하지만 몇 번을 읽고 또 읽어 보았다. 어제 보낸 시는 꿈속에서나마 만났으면 하는 마음을 적은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답시는 꿈에서 만나지 못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찾아갔기에 못 만난 것이라고 되어 있었다. 연우가 보였다. 자신의 상상이 미치지 못한 또 다른 연우였다. 확신이 들었다. 연우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리라! 훤은 감격하여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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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김어준, 김여진, 강풀 외 지음 / 한겨레출판

"아프니까 청춘이다? 행복해야 청춘이다!"
한국 최고의 강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한겨레 인터뷰 특강, 여덟 번째 주제는 ‘청춘’이다. 사회는 시사돼지로 불리며 나는 꼼수다 연출을 맡은 김용민이, 강사로는 만화가 강풀, 언론인 홍세화, 배우 김여진,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과학자 정재승, 영화감독 장항준, 정치인 심상정이 함께했다. 활동하는 분야도, 연배도 다르지만 자기 분야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좀더 나은 모두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삶이란 공통점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솔직한 자기 고백, 실패와 좌절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위로와 과감한 당부가 머리를 깨우고 가슴에 닿는다.

"100번의 습작보다 한 번의 실전작이 낫다"는 강풀의 경험담, "고민하지 말고 뛰어들어라. 어찌됐든 한 발 나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건 없이 무조건 행복하자"는 김여진의 응원, "행복은 적금을 들 수 없다"며 이유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냥' 하라는 김어준 총수의 일갈에 창의적으로 살고 싶다면 전전두엽을 자극하라는 정재승의 유머까지. 이런 멋진 선배들과 함께 강의실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보니, 비로소 청춘을 부르는 소리, 청춘이 깨어나는 소리가 청명하게 울린다. - 인문 MD 박태근

강연목록: 

강풀_ 좀 더 살아본 청춘이 들려주는 알토란 같은 서바이벌 비법

홍세화_ 유배되었던 선배가 유배된 후배에게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김여진_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선택할 청춘들을 위하여

김어준_ 지금의 나를 만든 첫 경험들, 그 알짜배기 이야기

정재승_ 경쟁하되 협력하기 위한, 고뇌 어린 머릿속 생각 탐험

장항준_ 대책 없고 털없고 엉뚱 발랄한 영혼의 어른 되기

심상정_ 억압의 청춘을 열정의 청춘으로 바꾸는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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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완전판 스페셜 박스 세트
다나카 요시키 지음 / 디앤씨미디어

"우주는 넓고 전쟁은 뜨겁고 인간은 영원히 어리석다"
이미 90년대에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들을 거느렸던 <은하영웅전설>이 완전판으로 돌아왔다.

팬들을 위한 정보: 그간 국내 번역된 적 없는 외전을 포함, 박스세트의 경우에는 별책부록이 작은 선물로 들어있다. 별책부록은 주요 인명사전, 연대기, 그리고 완전판 발간의 감회에 젖은 관계자들의 덕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믿는다.

팬들이 아닌 사람들을 위한 정보: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이 대하 SF의 도입부를 읽을 때 다소 나이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국내에 소개된 후로도 이미 시대가 한 번 지나서이기도 하고, 일본 SF 대중문화 특유의 스타일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장점을 나열하기보다 이렇게 주의사항을 언급하는 이유는 <은하영웅전설>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놓치지 말라는 흔한 얘기 대신에 이렇게 진심 어린 당부를 드린다. 혹시 1권을 읽는 초반에 바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잠시만 기다려 보시면 좋겠다. 무척 재미있는 소설이고, 정치와 역사에 대한 단순하고도 인상 깊은 통찰이 있다. 그 통찰은 구구절절 증명되기보다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스타일로 제시된다. 누구는 진심으로, 누구는 비아냥거리면서 우주 대전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각자의 주의주장이 달라서 정의도 신념도 인생도 제각각이고 역사는 그들의 차이로 인해 요동친다. 이쯤 되면 앞서 말한 나이브한 느낌은 캐릭터들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촉매가 되고, 그 격랑의 영웅들과 악당들 중에서 아마 당신을 닮은 사람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당신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람, 그(녀)의 운명을 훔쳐보는 것이 ‘은영전’ 최후의 매력이 아닐까.
부디 좋은 짝 만나시기 바란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이제 곧 전투가 시작된다. 의미를 찾기 힘든 싸움이지만, 그런 만큼 이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승리를 위한 계산은 끝났으니, 무리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싸워주었으면 한다. 이 전투에 걸린 것은 기껏해야 국가의 존망일 뿐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비하면 그다지 가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다들, 슬슬 시작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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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기적
미도리카와 세이지 지음, 미야지마 야스코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책과콩나무

"책과 도서관에는 작은 기적이 숨어 있다"
집 안에 틀어박혀 있기엔 너무 아까운 요즘 날씨, 도서관에 가기 딱 좋은 날씨다. 도서관에 가면 평생을 읽어도 다 못 읽을 만큼 가득한 책이 있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곳에서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동화 <도서관의 기적> 주인공인 5학년 시오리(밤늦도록 책을 읽는, 한 번 붙들면 놓지를 못하는 이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 '시오리'는 일본 말로 책갈피라는 뜻)도 도서관을 통해 이같이 근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은 제1회 일본 아동문학자협회 장편아동문학 수상작인 <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2003)의 속편이다. 7년 만에 발표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시오리는 여전히 책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가지고서, 도서관을 둘러싼 의문의 사건들을 하나둘씩 해결해나간다. 그리고 책을 매게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빛나는 순간들이, 시오리의 일상과 구모미네 시립 도서관에 차곡차곡 쌓인다. 도서관에 관련된 아름다운 추억을 품고 있는 어른들, 그리고 도서관에서 앞으로 자기의 세계를 확장하게 될 많은 어린이들에게 읽히기를 소망하게 되는 소박하고 정갈한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저런 경우는 도서관에 물어보는 게 확실히 빠르지. 미즈타마리 씨는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고." 미야코 언니는 한 손에 찻잔을 들고 느긋하게 말했다. "그리고 기계는 사람하고 달라서 잘못된 질문에는 답을 해주지 못하니까요." 나는 이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분명 도서 검색기나 인터넷은 질문에 정확한 답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질문 자체가 맞는지 틀렸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을 뿐더러 물어본 것 말고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반면에 사서 선생님한테 직접 물어보면 책만 찾아 주는 게 아니라 다른 책을 권해주거나 지금까지 몰랐던 책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확실히 이쪽이 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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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최상희 지음 / 비룡소

"잉여? 컬링! 2011 블루픽션상 수상작"
아빠처럼 살고 싶지도 않지만, 아빠처럼 되기도 쉽지 않다는 건 안다. ‘제 2의 김연아’ 동생 연화의 교육을 위해 시작한 서울 살이. 벤치에 물러앉은 2군 선수처럼 유유자적 살던 ‘잉여’ 학생 차을하는 느닷없이 컬링팀에서 스카우트를 받게 된다. 비쩍 마른 몸을 파닥이는 게 딱 ‘멸치’처럼 생긴 서인용과 산적이란 별명답게 엄청난 덩치와 포스를 지닌 강산과 함께 쓱싹쓱싹 컬링에 도전하면서 스스로의 청춘이 지닌 힘을 발견하게 된다. 커다란 돌을 목표지점을 향해 밀어 넣는 의미 없는 동작이라고 해도, 그냥.

2011 블루픽션상 수상작. 동계 스포츠인 ‘컬링’을 통해 오롯한 청춘을 일깨워 나가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치있는 문장, 과감한 전개, 건강한 시선이 눈에 띈다. 심사위원(김화영, 성석제, 김경연, 정유정)으로부터 “서사를 이끌어 가는 과감성과 절제된 결말이 주는 벅찬 감동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만장일치로 올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이규혁 등이 추천했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정확히 잘 봤다. 서 군. 나, 비겁하다. 나도 이런 거지 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진 않았거든. 그런데 내가 용쓰고 있더라. 이런 거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용쓰고 있더라고. 그런데 어쩔 건가? 난 비겁한 데다 힘도 없어. 세상을 바꾸려면 힘이 들거든. 세상은 바뀌기보다는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훨씬 많아. 그걸 다수라고 하지. 그리고 말이다. 결국 다수가 원하는 대로 세상은 돌아가는 거다.”


“아 씨, 지금 나한테 설교하는 거야? 내가 형 왜 좋아한 줄 알아? 어른인 척 안 해서 좋아한 거야. 근데 형도 똑같아. 그 따위 개소리 왜 하는 거야? 그런 세상이니까 합의하고 죽어주라고? 그럴 거면 가~ 가서 고시 공부나 존나 해서 그 존나 잘난 다수가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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