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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김용민PD가 직접 밝히는 나꼼수의 모든 것"
대통령 헌정방송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지난 4월 28일 1회 '서태지-이지아 파경과 BBK'로 세상에 나왔다.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되는 이 방송은 회를 더해가며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두 달여 만에 한국 팟캐스트 전체 1위에 오르더니, 급기야 미국 팟캐스트 정치 사회 분야 1위, 전체 분야 1위를 차례로 석권하며 이번 정권 최대의 글로벌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책은 나꼼수 연출과 제작을 담당하는 ‘목사아들 돼지’ 김용민PD가 기획 단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흥행의 사회적 배경(유통수단 팟캐스트, 홍보수단 SNS, 전파수단 무선인터넷)을 짚고, 열광의 원인(캐릭터, 울분, 웃음의 혁명성)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핵심은 나꼼수 스타일을 닮는 방법을 정리한 부분인데, 호흡이 긴 정기간행물을 읽으라는 꽤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주는 듯하더니만 어느새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욕망체계를 발견하고 남이 하지 않는 자기 주장을 가지라는, 그리고 마지막에는 '쫄지 마라'는 나꼼수의 애티튜드를 다시 확인한다. 물론 뒤에 붙은 로고송 악보 등의 디테일이 나꼼수의 설득력임은 두말 할 필요 없겠다.

나꼼수는 2013년 3월 마지막 방송 예정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마친 지금, 이 책은 나꼼수에게는 스스로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이들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방심 금물이란 메시지가, 이들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에게는 한판 제대로 붙어보자는 도전장이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나는 '흥행'에 고무돼 유료 광고를 받고 공개방송과 주 2회 방송을 해보자는 제안을 얼마 전 김어준 총수에게 한 바 있다. 그랬더니 김 총수는 ‘배고픈 사람들이 골방에서 시시덕거리며 떠드는 식의 콘셉트를 포기하지 말자’고 답한다. 나의 거품 낀 망상은 그렇게 정리됐다. 고단한 시대를 살며 정치적 혁명을 꿈꾸는 이웃을 위한 ‘뒷담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우리의 본령을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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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중력
홍정선 강계숙 엮음 / 문학과지성사

"400, 우리가 매일매일 읽어온 시의 역사"
33년간 쉬지 않고 충실한 시선집을 소개해온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드디어 400호를 냈다. .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자 인하대학교 국문과 교수인 문학평론가 홍정선과 '문학과사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강계숙이 편집위원을 맡아 ‘시인의 초상’을 테마로 선집을 엮었다. 300번대에 발간된 시집의 시인들이 각자 스스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 작품을 골랐다. 고흐의 자화상처럼, 시인의 초상은 어떤 광휘에 휩싸여 있다. 300에서 400까지, 다시 100 권을 채우는 동안 만나온 시인의 면면이 다시 떠오른다. “그대들은 누구인지요 심장 없는 별을 군복 깊숙이 넣고 사는”(허수경, 새벽 발굴)을 읽으며 소녀 같은 시인의 음성을 떠올리고, 나는 어스름한 빛에 얼룩진 짧은 저녁을 좋아하고 책 모서리에 닿는 작은 바스락거림을 사랑하지요(박형준, 책상)을 읽으며 시인의 소박한 미소를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이 시집은 우리들의 미시사에 대한 작은 기록이다. - 한국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내 배후인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은 은색이야
나는 삼류도 못 되는 정치판 같은 트릭은 쓰지 않아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을
철가방에 넣고 나는 달려 (…)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아니 중력을 이탈한 내 생이야


- 이원, '영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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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여행. 잘 쉬고 오셨습니까?"
10월 3일 이후로 남은 달력 2장에서는 빨간 날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빼곡히 들어찬 검정색 숫자들에 숨이 막힐 때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여행! 여행! 여행! 여행지를 정하고, 가이드 북을 사서 일정을 짜보고, 비행기표를 끊을 때부터 시작된다는 그 설렘은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기분 좋은 감정일 터, 그 마음으로 허영만 화백의 책을 펼쳐보면 된다.

<식객> <꼴>의 허영만 화백과 이호준 기자, 두 남자가 야심차게 떠난 여행지는 일본이다. 쩨쩨하게 일주일, 한 달하는 여행이 아니라 2년간 일본을 샅샅이 훑은 취재의 기록이자, 맛의 기록. 온천, 음식, 사람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 가능한 두 사람의 여행에는 몇 가지 없는 것이 있다. 여행지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야 마는 사소한 감성, 맛집 소개인지 여행서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화려한 음식 사진들, 고등학교 시간표처럼 빡빡한 일정들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일본의 여느 음식들처럼 본연의 재료를 가장 잘 살린 여행의 담백한 맛이 있다. 허영만 화백의 솜씨로 섬세하게 그려낸 삽화들을 보는 쏠쏠한 재미도 그 담백함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랜만에 정말 여행책다운 여행책이 출간되었다. 인생이라는 여행, 일상이라는 여행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 아사히 맥주 한 잔, 따뜻한 반신욕 같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MD 도란 

책속에서: 고된 일정 속에서 어느 순간 이 여행을 왜 하고 있는지, 과연 이 여행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같은 원초적인 물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여행은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이므로. ‘얼마나 많은 곳을 돌아보고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감을 느꼈느냐’에 방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남들이 사는 속도와 상관 없이 천천히, 잠시 일손을 놓고,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 먹고, 쉬고, 걷고, 자보자.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를 충전하고,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끔 지친 영혼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여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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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엄마가 잘못했다고 말하다니!"
왜 어른들은 늘 야단을 치고 아이들은 언제나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도 분명히 잘못한 게 있는데, 창피하게 내복만 입고 집 밖으로 쫓겨난 초등학교 1학년 강은지의 억울한 사연. 고추모종 준비물을 내일까지 학교에 가져가야 하는데, 꽃집은 벌써 문을 닫고 말았다. 괘씸한 딸에게 무지막지한 벌을 세운 엄마와 반성은 안 하고 엄마 흉만 잔뜩 보던 은지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보기로 했다. 원인은 무엇이고,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화가 났으며, 서로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보고서를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는 동안, 딸의 잘못을 꼬집어줄 생각에 의기양양했던 엄마도 은지의 입장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된다. 잘못했다는 말은 정말로 하기가 어려운데도 말이다. 화해하기 보고서란 이처럼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해하며 고마운 건 고맙다고, 또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도구다. 엄마와 은지에게 자존심이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멋지게 화해한 뒤에 안긴 엄마 품은 아주아주 포근하고 향긋하니까.

<화해하기 보고서>, <개구리 폭탄 대결투>, <반짝 구두 대소동>으로 이어지는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심윤경 씨. <화해하기 보고서> 속에서 알림장을 잘못 쓴 딸과 극적으로 화해하는 엄마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고 딸을 초등학교에 보낸 엄마가 아이들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쓴 첫 번째 동화가 바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의 1편 <화해하기 보고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엄마는 만날 자기가 공정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공정하지 않다. 언제나 엄마 혼자 마구 화를 내고, 나는 늘 울거나 벌을 받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엄마를 야단치고 벌을 주는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억울한 거다. 엄마라고 해서 늘 맞는 생각만 하고, 나는 틀린 생각만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 상앞에 둘이 나란히 앉았다. 엄마는 흰 종이의 맨 위에 커다란 글씨로 '화해하기 보고서'라고 썼다.
"자, 맨 처음엔 어떻게 시작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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