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전에 있는 아트시네마에서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과[하와이언 레시피]를 봤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백년 동안의 고독]의 작가인 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작품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영화는 아주 훌륭했는데 배우들도 참 좋았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그의 팬이 되었지만, 아직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읽지 못했는데 언젠가 꼭 읽어 봐야겠다.
두 영화 다 노인들이 주인공이라면 주인공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우연히도.
영화라는 것을 알지만 두 작품 다 감동을 안겨주었다.
요즘 나이드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가는 중이라 그런가? 더 와 닿더라는...
[안나 카레리나]를 거의 다 읽어간다.
이제 마지막 3권의 7부를 읽고 있다.
정말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다.
거대한 산을 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을 다 읽어내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 더운 날 안나 카레리나를 붙들고 뒹군 시간들이 아득하다.
하지만 뭔가 모르게 뿌듯한 느낌도 함께!
어디보자, 1권이 509페이지, 2권이 657페이지(정말 두꺼웠다!! 더운데 무겁고 두꺼운 책 읽느라 힘들었다는,,,하지만 2권이 1권보다 더 흥미진진했다는), 그리고 3권 작가연보 빼고 583페이지!!
509+657+583=1,749
내가 1시간에 60페이지 정도 읽는다고 하면
1,749÷60=29.15시간을 읽었다는 소리인데 내가 3박 4일 만에 읽었으니
영화도 보고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애들 챙기고 뭐하고 등등의 시간을 뺀다고 하더라도
정말 열심히 [안나 카레리나]를 읽는 데 매달린 것이다.
예전에, 그러니까 거의 13년 전에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21권을 교보문고에서 사서 미국에 가지고 가 거의 한 달만에
다 읽었던 경험이 있지만, 그 이후로 장편은 아주 오래간만이다.
장편을 읽을 때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찾고 있는 이 시기가 아주 적절했다.
[안나 카레리나]를 다 읽고 나면 기다리는 책들이 줄줄이.
그중에 가장 먼저 집어 들 녀석은 방금 도착한 책 중 [엄마와 연애할 때] 일듯.
알라딘 책 소개에 "칼럼니스트로 매일 독자를 찾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상담 메일을 받는 임경선. 이 시대 기혼 여성의 통례를 살짝 벗어난 이미지의 그녀라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남다르지 않을까?"라고 나오지만
그녀의 성장부터 이미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랐다니!!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말 남다른 인생을 산 것 같은 그녀의 남다른 육아는 도대체 어떤 것일지!!
책을 읽기도 전에 벌써 질투가 80%를 넘어선다.
어쨌거나 남다른 그녀의 글솜씨도 그렇고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다 남다르구먼, 도대체 그녀에게 남발되는 남다르다는 거 엄청나게 기대됨. 꼭 두고보자는 심보랄까?ㅎㅎㅎ)
또한, S님이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내 곁의 키치]
[디자인과 키치]의 개정판이라고 하는 데 관심이 가는 책이라 TTB에 올려놨더니
"세련된 나비님이 좋아할 것 같은 책이라 골랐어요."라시며 보내주셨다!!
내가 관심이 있으니까 올려논것은 맞지만, 거기에 올려져 있는 그 많은 책 중에
저 책을 골라서 보내주신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세련됐다는 말 듣기 좋아하는 거 어찌 아시구,,힛
(암튼 S님 감사드려요. 잘 읽겠습니다. 꾸벅)
그리고 또 다른 젊은 S님이(ㅋㅋ) 보내주신 책 꾸러미. 그 중 권정생 선생님의 책[빌뱅이 언덕]도 읽어야 한다.
[달팽이, 세상을 더듬다]는 받은 날 해든이하고 같이 읽었다.
잔잔한 달팽이의 그림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먹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S님 이미 인사드렸지만, 다시 감사드려요. 잘 읽겠습니다.^^)
선물 받은 책에 내가 산 책에 독서모임 회원으로 받은 책, 등등 책들이 나를 재촉한다.
어서 읽어 달라고, 헥헥헥
하지만 달팽이처럼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