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엄마는 좋아하던 일들을 더 이상 못 하게 되었다. 사람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할 수도 없었다. 엄마가 만드는 고구마 파이는 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맛본 적이 있었다. 처음 이사 왔을 때라든가, 축하할 일이나 위로해줄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는 고구마 파이를 만들어 선물했다. 엄마는 요리를 좋아했고 늘 내리막길을 걸어 장을 보러 갔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쇠약해져서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파이를 먹지 못하게 된 데 실망하면서 "이사는 안 가더라도 쥐는 좀 어떻게 해야겠어요"라고 했다.
엄마는 내가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눈치챘다.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절대로 없다. 난 고양이가 싫어. 그냥 싫다. 내 집에 절대로 고양이는 못 들여."

나는 흥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야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정중하게 할 수 있으니까. "이보세요. 지금 싸우자고 하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더 걸릴지만 말해주세요."
"끝날 때까지 할 겁니다." 그는 이 말과 함께 문을 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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