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남편이 내가 가진 능력을 정말로 부러워한 적도 여러 번있었다. 그는 의레 그래왔던 대로 침묵을 지키며 물러나 있고, 내가 흥미로운 이야기와 농담으로 손님들을 즐겁게 만든 한 저녁 모임이 끝난 뒤 남편은 말했다. "당신은 총천연색이고 난 흑백이야."
"그래요? 당신 인생에도 색깔 몇 개 섞어넣는 게 어때요?" - P13

내려고 들 때면 그의 반응은 이랬다. "당신은 언제쯤에나 있는 그대로에 만족할 거야? 당신이 원하는 게 자극이라면 나가서 찾아!"
나는 그렇게 했고, 한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유부남이었던 그와의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로부터 도망친 나는 메인으로 가서어느 작가에 관한 발표회에 참석하고 내일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새로운 출판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그런 식으로 나 자신의 욕구를 작가라는 내 직업의 마력 속에 파묻었던 것이다. - P14

시도할 때마다 순간적인 자극은 있었지만, 내가 진정 갈망하는것친밀과 결속의 느낌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국 오늘이 되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타인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것, 달리 말해 나 자신과의 관계를 되찾는 것뿐이다. 밤이 깊었다. 내일은 중요한 날이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잠이 들었다. - P15

"믿어지지 않는다고?" 그가 이를 악문 채 응수했다. "전부가 당신 생각이었다는 걸 명심해!" 꽉 찬 내 차 트렁크에 남은 가방 몇개를 쑤셔넣고 뚜껑을 내려닫는 그의 몸짓에는 분노가 실려 있었다. - P15

"이제 가야겠어." 억지 미소로 분노를 가리며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당신 인생을 살겠다니 나도 내 인생을 살아봐야지." 나는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더한 말 한마디를 각오했다. 그러나 돌아선 남편의 어두운 낯색은 고통은 스며있지만 의아할 정도로 평온해 보였다. "그럼 나중에 봐." 그의 말은 그게 다였다. - P15

허물없는 여자 친구들이 내게는 만병통치약이었고 암울한 날들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친구들의 위로가 아니라나 자신의 정신 집중과 다짐이 필요한 위기였다. 친밀한 이들과함께하는 것은 내 무력감을 연장시킬 따름이었다. - P16

차가 니야크를 벗어나 타지 다리를 향할 때 나는 몇 번이고되뇌었다. "넌 옳은 결정을 내린 거야, 계속 가. 잘하고 있어!" 하고, 통행료를 내고 뉴잉글랜드 표지판을 보는 순간 움츠린 어깨와등이 시트 깊숙이 빠져들었다. 마침내 내 길에 들어선 것이다. 마치 이번 결정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져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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