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로 내용을 파악하면 안 되는 건데."

"아무튼, 서맨사에 대한 감정은 순식간에 밀려왔어요. 꼭 로맨스 소설처럼 말이에요. 왜, 주인공이 이 순간 이후로 삶이 완전히 산산조각 나게 되리란 걸, 그 사람 없이는 다시는 온전해지지 못하리라는 걸 알게 될 때 있잖아요. 정말이지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가장 큰 두려움을 인지한 다음 상징적으로 그걸 파괴해버리면, 우리 자신에게 그럴 힘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는 거죠. 스스로가 그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요."

어른이 돼서 돌이켜보니, 그때 정말 배운 건 감정을 떼어놓는 법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떨쳐버릴 수는 없겠지만, 그걸 언제 어떻게 다룰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거죠.

누구 잘못도 아니라고? 그녀는 그렇게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껏 호흡한 더러운 공기, 들이마신 화학물질은? 그리고 스트레스는? 그걸로 죽을 수도 있지 않나? 그래,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게 문제일 것이다. 스트레스인 상사, 스트레스인 부모, 스트레스인 여동생, 스트레스인 남자친구, 스트레스인 데이글로 유치원 학부모들과 소리소리 질러대는 아이들, 스트레스인 옆집 여자와 그 집 개,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핫도그를 파는 스트레스인 노점상 아저씨, 거리에서 부딪히는 행인들과 교차로에서 경적을 울려대는 택시들 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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