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에는 중고라는 것이 없지.
천년을 가도 만년을 가도 영원히 청춘인 돌."
- 박완서

올겨울도 많이 추웠지만 가끔 따스했고,
자주 우울했지만 어쩌다 행복하기도 했다.
올겨울의 희망도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봄이고,
봄을 믿을 수 있는 건 여기저기서 달콤하게 속삭이는봄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하늘의 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수많은 믿음의 교감 중에서

달이 나를 따라다닌다는 걸 알고부터는내가 쓸쓸할 때는 달도쓸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기쁠 때는 달도기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고향집을 떠나 처음 서울에 와서산동네 빈촌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었을 때달이 서울까지 나를 따라왔다는 걸 발견하고는얼마나 놀라고 반가웠던가달구경」 중에서

또 한 살 먹는구나.
설이 심란하다가도 몰라보게 자랐을 손자들 조카들세배 받을 생각을 하면 슬며시 웃음이 난다.
어렸을 적에 늙은 사람을 보면저렇게 늙어서도 사는 재미가 있을까 의심했었는데사는 재미란 죽는 날까지도 있게 마련인가보다.
새해 소망」 중에서

우리들의 삶은무엇으로구성되어 있을까?

가만 생각해보면,
그리 거창한 것은 없다.

집으로 가는 길,
나를 따라오는 달을 보며 받은
‘위로‘

엄마 품에서이야기를 들으며잠들었던유년 시절의‘향수’

매년 돌아오는 계절에도감동으로 반응하게 되는
‘사랑‘

모래알처럼 우리들의 삶을구성하는 작은 것들이 있다.

박완서 작가는그 모래알들을 손가락 사이로흘려보내지 않고 빛나는 진실들을길어 올렸다.

인생의 이야기를거르고 걸러,
가장 진실한 것만을남겨낸 그녀의 글

우리는언제나 그랬듯이그녀의 글을 통해조금씩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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