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 산울림
예전에, 그러니까 고딩 때 어떤 친구가 산울림의 이 <둘이서>라는 노래를 들려주면서 "이 노래 너무 야하지 않니?"라고 했었는데 나는 왜 이 노래가 야한지 몰랐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 노래가 정말 야한 노래구나,,,느껴졌더랬다. 이 짧은 가사에 그런 것을 다 내포하다니. 나는 늦되는 아이라 왜 야하다고 하는지 몰랐는데 나에게 야한 노래라고 살짝 얘기해 준 그 친구는 참 성숙했구나 싶고. 지금은 뭐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친구는???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기에 야한 노래는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이다.
불륜을 노래하는 건지 뭔지 모르지만, 슬프면서 야하게 느껴진다. 뭐 그렇다고. 그런데 이 가사도 그렇고 산울림의 노래 가사도 그렇고 참 표현이 너무 좋다.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 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같은 가사라니,,, 밤 위에 갈피를 꽂을 생각은 상상도 못했는데...어제 잔나비 2집의 가사를 다 필사하면서 가수들은 시인들이라는 생각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니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정말 과연 그런지 궁금하다.
리커버로 다시 나왔구나. 그래도 난 여전히 내가 갖고 있는 초록색 표지가 좋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를 몰랐을 때 알라딘에서 사서 시집의 두께에 놀라고 내용에 놀랐던 것이 어제의 일 같다. 만약 그 당시 이 표지였으면 나는 안 샀을 것이고 그녀의 시를 읽을 기회를 놓쳤겠지.
이 책의 구매가 올 마지막 구매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