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Bakery라는 대만에서 온 프렌차이즈 제과점이 있는데 거기서 파는 mung bean cake이라는 것이 있다. 녹두(mung bean)를 쪄서 속으로 넣은 만쥬 같은 것인데 너무 맛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과 파사데나 다녀오는 길에 사려고 몇 번을 들렀지만 (어제도 들렀는데) 항상 다 팔리고 없다. 여기서 파는 mung bean cake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녹두 속만 넣은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고기를 갈아 넣은 것이 있는데 나는 늘 녹두 속만 있는 것을 산다. 그런데 이렇게 매번 없으니까 오늘은 맘먹고 교회가 끝나자마자 쌩하고 달려가서 거기에 있는 mung bean cake을 다 사 왔다!! 일요일에 지출을 하면 안 되지만, 계속 허탕을 치니까 가족 몰래 사가지고 왔다는. ㅠㅠ 다라고 해봐야 21개! 냉동실에 넣어서 하나씩 먹으면 한 달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매일 먹으면 질리니까.



저 안이 다 녹두 소로 되어 있어서 꽤 무겁다는. 어쨌든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줌마의 힘으로 달려가서 샀다는. ^^; 물론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녹두 소가 아닌 단팥 소가 잔뜩 들어있는 것이긴 하지만, 꿩 대신 닭!


아! 그리고 약속은 안 했지만, 지난주 목요일 남편이 사 준 유럽에서 왔다는 생선 요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45이라고 하기엔 너무 놀라운 가격. 그래도 유럽까지 안 가고 여기서 먹었으니 어쩌면 $45이 안 비싼 것일 수도 있지. 그 인증샷을 올린다. 실망하지 마시길. ㅋ



허머스, 타불리 샐러드와 대빵 많은 후렌치 후라이, 그리고 통째로 튀겨진 생선. 호일로 덮여 있을 때는 엄청 크고 그래서 기대했었다. 엄청나게 화려한 음식이 들어있는 줄 알고. 호일을 벗기고 넘 실망했지만, 생선 맛은 아주 좋았다. 무척 신선한 생선이었다. 더구나 소금으로 절인 생선이 아니라 생선 살에는 간이 하나도 베이지 않았지만, 겉에 있는 바삭한 생선 껍질에 묻혀진 소금이 안성맞춤이었다. 


어제 남편이 파사데나에 볼일이 있어서 따라갔다가 남편이 일하는 동안 남편의 전화기에 있는 페이스북을 봤다. 나는 페이스북을 안 하기 때문에 가끔 남편의 페이스북을 보면서 아이들이 올린 사진이 있으면 다운을 받는데 어제는 큰아들의 페이스북에서 사진을 좀 건졌는데 특별히 이 사진은 볼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텍사스에 있으니까 Astros 티셔츠를 사 입은 아들. 무릎 안 굽히고 높이 뛰는 거라고 했는데 여자들은 다 무릎 굽히고 있어! ㅎㅎㅎㅎ 암튼, 아들이 내일이면 집에 온다. 남편은 공항에 가지고 나갈 사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나는 안타깝지만, 내일 아침부터 오리엔테이션이 시작이라 갈 수 없다. 전화 할 때마다 아들에게 엄마가 공항에 못 나간다고 했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The greatest wealth is to live content with little."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이 한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의 의미가 더 마음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물론 가끔 이 말은 나처럼 없는 사람이 한 말 아니야? 뭐 그런 삐딱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그런 생각보다는 "결국 부라는 것은 얼마가 있냐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만족하느냐"라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신께서 이 소크라테스를 거명하신 것은 단지 나를 본보기로 삼아 이런 말씀을 하려고 하셨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희 인간들이여, 너희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이 지혜에 관한 한 진실로 무가치한 자라는 것을 깨달은 자이니라!" 


- [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p.24


요즘 읽고 있는 [맛, 그 지적 유혹]


이 책 재밌다. 처음부터 나와 큰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이야기로 시작한다. 에그베네딕트!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음식으로 풀어내는 그녀의 시각이 재밌다.









내겐 충격적이었던 영화 <Gone Girl> 또는 [나를 찾아줘]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봐도 남편 역의 벤 애플릭은 털털하면서 무식하게 커 보이는 트럭을 타고 다닐 것 같은 남자처럼 보이고 아내 역의 로자문드 파이크는 프로페셔널 한 직업을 갖고 매일 도시로 출근 할 것처럼 보이긴 했다. 그런데 책에는 그녀가 만드는 음식이 좀 나오나 보다. 이 책에서 음식으로 두 사람의 사회적 신분(?)에 대해 비교하는 것은 재밌다. 


닉은 팬케이크를 좋아하는데 에이미는 크레이프를 만들어 먹는다. 팬케이크는 만들기가 매우 쉽다. 더구나 우리나라에 부침개 믹스가 있는 것처럼 여기는 팬케이크 믹스가 있어서 넣으라는 대로 물을 붓고 저어주면 반죽이 다 된다. 그러면 뜨거운 팬에 기름도 두르지 않고 한 국자 씩 넣어 거품 같은 것이 많이 올라오면 뒤집어주면 된다. 얼마나 쉬우면 우리 해든이도 자기가 팬케이크 만들어 먹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할까! 


반면 크레이프는 어렵다. 반죽도 계란을 넣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레시피를 봐야 하고, 특별한 크레이프 팬(우리 집에도 있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털털하신 편이신데 이것만은 신줏단지처럼 아끼신다는!)에 아주 얇게 펴 발라야 하는데 T자 모양의 자(T Shape Crepe Maker) 같은 것으로 아주 빨리 펴줘야 한다. 안 그러면 중간에 펴다가 다 익어버리니까. 그리고 얇아서 뒤집기도 어렵다는. 


그러니 팬케이크를 좋아하는 닉과 크레이프를 좋아하는 에이미의 사이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음식이 부부 사이를 더 견고하게 한다고 늘 생각하는 일인이라 그런가? 우리 부부는 다 좋은데 음식 궁합이 안 맞는 것이 힘들어서 그런지 길게 말 안 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살면서 나와 안 맞는 것이 너무 많은 남자라서 싫어졌었다.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내 성질대로 이혼했으면 어쩔뻔했어! 뭐 그렇게 가슴이 철렁하지만. ㅎㅎㅎ 


다시 플라톤의 얘기로 돌아와서. 플라톤의 이론, 또는 말은 내가 예전에 대전에서 사주 봤을 때 사주 선생님이 하셨던 말을 기억하게 했다. 나에게 그러셨다. 무조건 감사하다는 말을 하루에 3번씩 하라고. 그러면 나는 언젠가 좋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낄 거라고. 


30대에서 40대의 나는 늘 만족할 줄 몰랐다. 늘 불평불만이었다. 지금도 불평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와 비교해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그때의 내가 두렵다. 나는 남편, 자식들, 내 가족, 시댁 가족, 친구, 이웃, 교회 사람들,,, 다 맘에 안 들었고 모두 불평불만의 대상이었다. 그때 내가 플라톤이 한 말을 들었어도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욕심을 버리고, 그 자리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억지로 집어넣으면서 조금씩 변하게 된 것 같다.


지금은 남편, 자식들, 내 가족, 시댁 가족, 친구, 이웃, 교회 사람들,,, 다 고마운 존재다. 물론 알라딘 친구들, 네이버에서 만나는 간호사 이웃들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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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데이 2020-11-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 드디어 오리엔테이션 시작에 둘째도 집에 오고 big day로군요. 화이팅!

라로 2020-11-18 16:37   좋아요 0 | URL
빅데이였어요!!! 정신없이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집에와서 아들을 위해 filet mignon을 디너로 만들고!! 제가 만든 스테이크 중에서 최고였어요!!!! 저는 이제 스테이크를 아주 잘 만들 자신이 생겼어요!!!!!!!ㅎㅎㅎ

han22598 2020-11-17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캘리 사람들은 Astros 좋아하지 않을텐데 ㅎㅎㅎ

라로 2020-11-18 16:38   좋아요 0 | URL
아들은 캘리 사람이지만 야구 별로 안 좋아해서 상관없어서 샀을 거에요.ㅎㅎㅎ 제 아들은 미식축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