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생각났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어쩌면 10월의 마지막 날을 슬퍼하며 보내게 될까 봐 할러윈데이를 만들어서 정신없게 하자는 것이었는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남편이가 나 입으라고 내 outfit을 다 골라 놨다. (자주 이러심. ㅋ)


어제 [장미의 이름]상 권을 읽고 자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눈을 뜨니 11시가 넘었다는. 그리고 생각했다. "내 팔자 나쁘지 않네!"라고. 늦잠 잔다고 아무도 날 깨우지 않고, 아침 안 챙겨준다고 잔소리하는 사람 없이 푹 자고 일어날 수 있으니. 더구나 공주님이냐? 일어나면 입으라고 옷도 골라져 있고. ㅋ


[장미의 이름]은 무척 어려운 미스터리이긴 하지만, 방대한 지식에 내 영혼도 적셔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밑줄도 그으면서 열심히 읽고 있다. 드디어 상권을 다 읽었다. 하지만, 옛날 번역이라 그런지 번역체가 너무 맘에 안 든다. 그래도 계속 읽으면 길들여지는 것인지 또 거기에 적응을 하게 되긴 하지만.
















책에서 '시방'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나는 그게 사투리인 줄 알았다. TV에서 보면 할머니가, "니, 시방 뭐 하냐?"같은 식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서. 이 윤기 씨는 '시방'이라는 단어를 왜 자주 사용할까? 하면서 사전을 찾아보니 한자에서 온 단어였다!! 


시방2 (時方)  


[명사] 1. 말하는 바로 이때.

[부사] 2. 말하는 바로 이때에.


출처: 네이버 사전


'시방'의 의미가 네이버 블로그 이웃인 분이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의 밑줄 긋기를 올렸는데 그 글에 시방을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모든 것이 죽지 않는가? 그것도 너무 일찍 내게 말해 보라,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이 거칠고 소중한 삶을 걸고 당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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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모든 것이 죽지 않는가? 그것도 너무 일찍 내게 말해 보라, 당신의 계획이 무엇인지.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이 거칠고 소중한 삶을 걸고 시방 당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여기 까기 썼는데 남편이 나가자고 해서 가구점 여러 곳에 들러 아들 방에 놓을 침대와 카페트 보러 다니다가 결국엔 아이키아에서 사기로 결정. 다른 곳은 다 너무 비싸.


그리고 일요일인 어제는 교회 다녀와서 (우리 교회는 교회 앞마당에서 예배를 보는 중, 사람들 출입 금지 테이프로 사방을 막고 입구에서 이마에 온도를 재고 무슨 증상이 있는지 물어보고 출입을 시킴. 천막을 쳐서 햇빛을 가려주는데 매주 누가 이 큰 천만을 치고 수많은 의자들을 접었다 폈다 하는지...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만든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낮잠 자고, 일어나서 저녁으로는 토틀리니를 만들어 먹었다. 


치즈만 잘 나왔다. ㅎㅎㅎ


저녁을 먹고 각자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일을 하다가 (나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시청) 막내 재우고 남편이랑 나랑 드라마 <The Name of the Rose> 2편까지 봤다. 숀 코넬리가 윌리엄 수도사로 출연한 영화 내용은 이제 하나도 기억 안 나서 비교할 수 없지만, 이 드라마는 책과 아주 근접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물론 아주 빠른 속도로 나가고 있지만. 이제 겨우 2회 봤는데 1권의 3/4 정도로 끝나니까. 이렇게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 나도 [장미의 이름] 하 편을 서둘러 읽어야 한다는 의미. 바쁘다 바빠.















알라딘에서는 드라마 검색은 안 되는 구나.

출처: IMDB


출처: The Sun


아드소 역을 맡은 배우, Damian Hardung, 17살 아드소로 나오는데 얼굴은 애뗘 보이지만 근육이 장난 아님! 앞니 두 개가 살짝 벌어져서 더 순진해 보이는 걸까? 암튼 똘똘한 눈을 하고 있는 배우. 


윌리엄 수도사 역은 역시 숀 코넬리가 갑인 듯하다. 드라마에서 윌리엄 수도사 역을 맡은 존 터터로(John Turturro)는 책에서 표현한 것과 같은 박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 목소리도 힘이 없이 들리고. 하지만 키가 크지 않은 것 말고는 매부리코며 이런 외모는 책에서 묘사한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한 듯. 


숀 코넬리의 <장미의 이름>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으니까 드라마 다 보고 다시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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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1-03 0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여기서는 이케아인데 라로님 계신 곳은 아이키아야!!! 재밌는 건 요즘 한국에서는 할러윈 안 하고 핼러윈해요 ㅋㅋㅋ

라로 2020-11-03 12:13   좋아요 1 | URL
저는 한국에서 이케아라고 부르는게 너무 이상하게 들렸어요. 지금도 그렇고. ㅎㅎㅎㅎ 스웨덴에서는 그렇게 발음할까요??(스웨덴 발음 들어보니까 ㅎ이야 처럼 들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아무래도 키아쪽이 케아 쪽보다 가까운 듯요. ㅋ) 여기서는 한국말로 정확히 발음을 쓰기는 어렵지만 할로/러(중간)윈 정도로 발음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아무도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아서 아무렇게나 썼고요. ㅋ

비연 2020-11-03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미의 이름>이 드라마도 있군요! 전 아주 옛날 버전 책만 있어서 어제 위의 책으로 다시 구입했어요. 근데 ‘시방’...ㅠ 흠.. 영화도 다시 보기로 하고.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라로님 글 보니 얼른 보고 싶은^^

라로 2020-11-03 12:14   좋아요 1 | URL
저도 레샥매냐 님 덕분에 알게 되어 찾아서 보게 되었어요. 책 다 읽고 보고싶었는데 남편이가 빨리 보고 싶다고 해서. ㅠㅠ 비연 님께서 숀 코넬리 글 올리실 때 저는 이미 읽고 있어서 더 감정 이입이 되었던 것 같아요. ㅠㅠ 다 제치고 어여 보세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