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_동생_나 순서로 돌아가며 목감기를 앓았다. 내가 이제 회복기에 접어들었고 아버지는 완치, 동생은 완치 바로 전 단계까지 가 있다. 어머니만 유일하게 감기를 비껴가셨는데 그 비결은 아마 몇 주 전 맞으신 예방접종일 터였다. 다음 해엔 가족 모두 주사를 맞아야겠다. 감기 걸려도 그만이라고 얕봤는데 그렇게 호락호락한 병이 아님을 태어나서 서른이 다 된 이제야 깨닫는다.
아버지가 티비 보시는 걸 지나가다 우연히 봤는데 키프로스 테니스 선수 마르코스 바그다티스가 수염을 깎았다. 근데 수염을 깎으니 수염 있을 때 만큼 멋있지가 않은 거 같다. 에쓰빠냐의 까를로스 모야랑 경기하고 있었는데 승패는 어떻게 됐는지 난 모른다.
유나이티드 비디오 가서 카우보이 비밥 5,6권과 히트 가이 J라는 애니메이션과 대부, 쑤퍼 싸이즈 미, 마리아 풀 오브 그레이스를 빌려 왔다. 날짜 지난 큐폰을 냈는데 마오리로 보이는 종업원 누나가 고맙게도 받아 줬다. 담부턴 그러지 말라는 얘기와 함께. 지금까지 한 15번은 잘 넘겨 왔는데 앞으론 안 통할 거 같다. 나처럼 철지난 큐폰 내고 비디오 빌리는 사람들을 근절하기로 비디오 가게 주인이 맘 먹은 건지 유난히 까다로운 종업원 누나에게 재수없게 내가 걸린 건지 궁금해진다. 다음 번에도 한 번 더 실험해 봐야겠다. 오늘 걸린 시간이 수요일 낮 1시 반쯤. 이 시간대만 피해면 될까?
비디오 가게 옆 도서관에 가 보니 평양이란 만화책을 그린 프랑스계 캐나다 작가 기 들릴의 신작 셴젠-이건 아무래도 만화로 그린 중국 여행기일 듯 싶다-이 들어왔다고 해서 찾아봤더니 못 찾겠다. 최근 들어 도서관에 만화책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것도 유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