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압승하며

민심이 자민당 아베 총리를 떠나고 있단다. 그거 참 고소하다.

올해는 기시 노부스케와 다카키 마사오, 두 악당 원조의 후손 악당들 심판받는 해인가 보다.

 

지난 목요일이었던 6월29일 개봉 첫회 극장 달려가서 본 봉준호 감독 옥자에서

최우식이 연기한 트럭운짱 김군의 명대사-Mirando is f***ed-를

주어만 아베로 바꿔치기해서 말하자면 Abe is f***ed다.

 

아베가 쫓겨나는 날까지 일본 시민사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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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서 경기 동두천 이사 뒤 옥자 개봉한 날 첨으로 극장나들이를 했다.

그날은 몰랐는데 아주 운좋은 거였다. 경기도에서 옥자 개봉한 극장 드물다.

 

동두천 문화극장은 우리집에서 내 걸음으로 13분쯔ㅁ 걸린다.

난 집에 tv를 없앤 지 7년이 넘었기에 못 봤지만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1980년대 서울 삼양극장으로도 나왔던 나름 동두천의 떠오르는 관광명소다.

날마다 밤이면 걷는 내 산책길에 있기에 바깥에선 많이 봤지만 안에 들어가 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들어가 보니 시설이 정말 옛 추억 떠오르게 했다.

첨단시설을 바라시는 분들께는 추천하기 어렵고 추억의 맛을 누리시려는 분들에게는 딱이다.

표값은 8000원 받는데 좌석 고를 수 없고 그냥 먼저 온 사람이 좋은 자리 앉는 거다.

 

오늘 기준으로 나무위키 동두천 검색해 보면 (namu.wiki/w/동두천) 항목 <8.문화>에서

 

관람료는 7,000원으로 문화극장은 주말에 한해서 조조할인(일반 영화는 4,000원 디지털 3D는 5,000원)이 있으며 2010년 들어 1관에 디지털 3D 영사시설을 갖춰서 다른 극장에 비해 저렴한 8,000원에 3D 영화를 볼 수 있다.

 

라고 돼 있지만 요즘은 표값은 8000원이고 주말 조조할인도 없어졌다.

<8.문화>는 지난해 기준으로 쓴 게 아직 그대로 올라와 있다.

반면 <9.정치>는 두 달 전 있었던 19대 대선 동두천 후보자별 득표수까지 나와 있는 걸 보니

두 달 안에 쓴 게 맞다.

 

극장 안에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소개한 낡은 포스터가 있는데

1987년 마지막 황제에서 끊겨 있다.

30년 묵은 포스터인 셈.

 

두 개 있는 상영관 가운데 옥자 상영관은 2관이었는데 건물 2층과 3층을 썼다.

2층에 120석쯤 있고 3층에 30석쯤 있는데 난 3층에서 봤다.

 

12시가 1회였는데 나까지 스무 명 쯤이 모여 본 거 같고 대부분 10대, 20대 젊은이들이었다.

예고편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랑 <예수는 역사다> 나왔고 상업광고 몇 개 틀어주고

공익광고는 두 편인데 하나는 인순이 나오는 거, 다른 하나는 난 모르는 젊은 남자 코미디안 둘이

나오는 거였다. 코미디안 둘 나오는 공익광고는 학교폭력 없는 동두천 만들자는 내용이었는데

동두천도 학교폭력 말썽이 심한가 보았다. 아마 코미디안 둘이 나무위키 항목 <13.출신 인물>에

나오는 양세찬,양세형이었던 듯.

 

영화는 재미나고 뭉클한 데도 있고 봉준호 특유 유머감각 돋보이는 구석도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칸느에서는 4점 만점에 2.4점으로 감독 이름값에 못 미쳤다는 얘기를 들었고

딴지일보에서 읽은 영화감별사 한동원의 적정관람료에선 8930원으로 본전인 9000원에서

-70원이었ㅈㅣ만 내 눈이 전문가들보다는 낮아선지 재미나게 봤다.

 

특히 변희봉이 안서현더러 날이 늦었으니 집에 돌아오라고 말하는 대목이나

서울 차 추격전에서 높이가 주는 웃음, 1980년대 운동권을 애정있게 풍자한

동물해방전선 사람들 모습에서 나오는 봉준호식 유머는 즐거웠다.

 

이름값 높은 헐리우드 출연진들도 우리 배우들도 다 연기 잘 했고.

 

내가 봉준호 영화 가운데 최고로 꼽는 <살인의 추억>,<마더>만큼은 못해도

내가 봉준호 영화에서 바라는 만큼은 나왔지 싶다. 10점 만점에 8점.

 

다만 극장에 아쉬운 점이 있는데 시간에 쫓겨선지 마지막 크레디트 올라올 때 몇 분 잘라먹었다.

크레디트 올라오고 조금 있다가 갑자기 크레디트 끝나는 대목으로 뛰어 버렸다.

다행히 크레디트 끝에 나오는 쿠키영상은 보여줬지만.

2시간15분 상영간격을 지키려고 그런 거 같은데 이건 상영간격을 2시간20분으로 늘리면 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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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2018-05-0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시글 잘 보고 갑니다. 아직 저도 <옥자>는 안 봤는데 한 번 봐야겠네요.^^

심술 2018-05-09 16:24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와 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