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것과 멋지게 사는 것의 차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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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로버트 카파 지음 / 우태정 옮김 / 필맥
표지는 이미 유명한 사진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실감나게 재현되었던 곳, 노르망디의 오마하 비치다. 실제로 거의 초 단위로 사람들이 쓰러졌던 곳이다. 너무 위험해서 아무도 지원하지 못했던 그곳에 유일하게 촬영 지원한 사진기자가 이 사진을 찍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카파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고 죽을 때까지,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바꿔 말하면 폼이 났다.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삶을 한번쯤 꿈꾸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이 힘을 겨루는 전쟁터를 헤쳐 나가는 치열함. 카메라 한 대 울러메고 전 세계를 방랑하는 고독함. 뜨거운 사랑과 가슴아픈 이별. 그는 좀 귀염상의 외모만 제외하면 문자 그대로 이상형의 마초였다. 단 하나의 꿈, 사진에 대한 열망 하나로 영화보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남자.
카파가 직접 쓴 이 책에서 청소년들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그 '간지'의 그림자다. 그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포기한 것들보다 그가 가지고자 한 것들을 살펴보는 게 빠르겠다. 카파는 사진과 전쟁 외의 모든 것들을, 심지어 사랑까지도 포기했다. 아무 괴로움 없이 그러했던가? 아니다. 이 책에서 2차대전을 돌아보는 카파는 계속 괴로워한다. 이제는 돌아갈래야 돌아갈 수도 없었던 것이다. 모든 폼나는 인생에는 대가가 따른다. 완벽한 삶도, 행복에 영영 젖을 수 있는 삶도 없다. 그러니까 꿈이란, 달성하는 순간 모든 시름을 잊게 되는 시험이 아니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선택을 믿어야 하는 끊임없는 흔들림의 연속이다. 꿈은 목표가 아니라 태도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런 고민은 꿈이 없이 살더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잃어버릴까봐 두려워 가지지 않는다는 망설임이 그 대상이다. 꿈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여러모로 낫다. 단지 그 꿈은 '합격하셨으니 이제 인생 피셨습니다'가 아니라 영원한 고민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이다.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다.
-청소년MD 최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