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리 단편선
니콜라이 고골리 지음, 오정석 옮김 / 산호와진주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고골리가 뭐 지었지?"

"나도 몰라서 빌려왔어."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은 누가 쓴거야?"

"도스트예프스키"

 

고골리 단편선 빌려온 것을 보고 남편과 나눈 대화이다.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푸시킨이 그렇게 대단하다더라. 외에, 톨스토이가 대단한 작가다. 라는 것 외에,

우리가 아는 게 어느정도나 될까.

일찌기 서양에 번역소개되어 잘 알려진 러시아 문학중에 내가 아는 것들은 너무나 적다.

그 유명함에 비해서. 그리고 사다놓은 지 몇 년이 지난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는 정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한 때 정말 재밌게 읽었던 안톤 체홉의 단편선을 고르면서 고골리의 단편선을 같이 고르게 되었는데, 이 책은 고골리의 대표 단편선 3작품, "네프스키 거리", "외투", "코"가 실려있다.

고골리는 전원생활을 버리고 네프스키 거리가 있는 페테르 부르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상당히 다른 성향의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실린 세 편의 글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씌여진 비슷한 문체의 글로서, 차르 정권하에서 답답하고 암울했던, 그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 소설이라 하겠다.

등장인물들은 정말 답답하고 소심하고 어이없기 그지 없으며, 모든 것의 기준은 관리들의 급수에 따라 정해져 있고 몽환적이면서 비유가 가득하고 조소와 풍자가 풍기는, 그렇다고 속시원한 해학은 오히려 찾아볼 수 없는 허무함.

마치 쇼스타코비치의 스케르초를 듣는 듯한 느낌들이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어렵지 않게 읽히긴 하되 읽고 나서 갸우뚱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은, 아직 나에게 낯선 기법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검찰관"이 있다 하는데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킨 희곡이라 하니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하겠고 산호와 진주 에서 펴냄 이번판에는 귀여운 칼라 삽화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중학교 고학년부터 읽어도 무방할만한 친근한 판본이다.

 

2006.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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