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이가 만 3세가 됩니다. 지금은 놀이방을 다니고 있는데, 하루종일 두는 것이 아무래도 걸리고, 더이상 직장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반일반 유치원/놀이학교/놀이방으로 돌려볼까 하고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근처 구립 어린이집/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병설은 203년전에 대기를 올려놓지 않으면 아예 꿈도 꾸지 말라길래 새로 생긴 곳들을 주로 알아봤어요.   

저희가 사는 곳은 관악구 신림동.재개발로 옛 동네를 밀어내고 새로 구축된 아파트 단지입니다. 근처의 유치원 및 교육기관을 알아봤습니다.

XXX 유치원 (정부허가가 난 유치원) - 아파트 단지 내  

5세반 (아이는는 4세인데, 생일이 빨라서 (3월 25일) 5세반에 낑껴넣어줄 수 있다고 함) - 유치원 4세반은 있지도 않음
보유시간 : 아침 9시 반 - 오후 2시

입학금 200,000원
가방및 체육복 44,000원
급식비 및 특활교육비 (6개월) 840,000원
매달 교육비 250,000원
1개월 평균 410,333원
(특활 : 철학교육, 영어교육 - 중점강화)
1년 4,923,996원  

+연장보육(오후 4시까지) 할 경우 월 150,000원 추가.  

종일반의 경우 얼마가 추가되는 지 물어보지도 않았음.

XX영재놀이학교 (놀이학교의 경우 어린이집으로 인가를 받거나 학원으로 인가를 받아서 변형운영하는 형태 : 여기는 학원인가로 변형한 듯) - 아파트 단지 내
보육시간 : 9시 30분 - 2시

늦은 5세반 (여기는 5세도 빠른 5세와 늦은 5세로 분류해서 교육)

입학금 120,000원
분기별 특별활동및 재료비 250,000원
매달 교육비 350,000원
(특별활동 : 오르다, 가베, 하바, 국악교육, 영어교육, 영어요리)
1개월 평균 430,666원
1년 5,167,992원

 

XX유아놀이학교 (여기는 어린이집으로 인가 받아 놀이학교로 변형운영) - 금천구에 소재 

보육시간 오전 10:00 - 오후 1:40 (그 중 밥 먹는 시간 1시간)

4세 반

입학금 50,000원
물품비 100,000원 (체육복, 가방, 보조가방)
영어교재비 수영장 관리비 6개월 70,000원
보육교육비 278,000원
특별활동비 198,000원
교복비 90,000원
우유값 따로 월 평균 10,000원 가량
월 평균 517,666원 

년 6,211,992원

_여기는 차량운행비 및 기타 행사비용/사진값은 추가로 더 내야함 

여기는 차량을 타고 운행해야 하는데, 난곡지역에서 금천구 시흥동까지의 길이 오르막 내리막이 매우 심합니다. 상담교사에게 아이들의 차량 안전문제는 어떻게 되느냐 했더니 지입차량이라 유아 전용 버스가 아니고, 어린 아이들인 경우 안전벨트가 오히려 더 방해가 되거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사님들이 다 잘라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군요. 기사님과 보육교사 1명이 탑승한다고 합니다.

 그 외 민간어린이집  

보육비 278,000원  

특별활동 및 재료교구비 1개월 100,000원 (6개월 선불) 

입학금 50,000원  

앨범 및 추가 비용 적잖이 약 100,000원 정도 소요  

보육시간 12시간. (오전 7-8시부터 오후 7-8시까지 가능한 곳도 있음) 

월평균 400,000원 가량  

 

현재 다니고 있는 놀이방은 월 327,000원을 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연령이 낮을 수록 보육료가 비싸기 때문에 내년이 되면 5만원 정도가 저렴해지죠. 그나마 어린이집은 정부 보조금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4세부터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특별교육을 실시합니다. (오르다, 가베, 하바 등 교구 활동과 원어민 및 일반 영어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운영하는 영어교육등) 

 아이 아빠는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저희가 중산층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치원 보육료를 받아들고 나니, 우리는 중산층에 못 미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년이면 거의 60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경기도 안 좋은탓에 유치원 교육은 내년이나 후년으로 미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유치원은 비싸다고 하길래 얼마나 비싸길래 그러는가 했더니 결국 이런 결과로군요.  

외국계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은 아예 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관악구인 경우 지역 특색상 조금 저렴한 편이라 월 600,000원 선이라고 하더군요.  

같은 단지에 사는 맞벌이 부부중에 쌍둥이를 가진 부부가 있습니다. 이 집은 일체의 정부 보조금 혜택은 없고, 저소득층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 엄마는 일이 즐거워서 사회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보육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더군요.  

대부분 형제를 키우는 집들은 큰 아이가 5-6살이 될 때까지 무조건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저희가 형편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부담이 되는데, 정말 생활이 어려운 분들은 엄두도 못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치원 세 군데를 다녀와서 허망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상대적 빈곤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을 끝으로 아이 놀이방을 그만 보내고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했습니다. 현재 저는 사이버 대학에서 공부 중이었는데, 그 공부를 포기(연기)하기로 했고, 아이의 육아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이러면서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논의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영재반 전문 학원을 다닌 아이들만 영재반에 뽑힐 수 있는 식의 제도가 지속된다면, 애 데리고 산으로 들어가야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내내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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