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 아이와 부모를 변화시키는 대화의 심리학
율리아 기펜레이테르 지음, 지인혜.임 나탈리야 옮김 / 써네스트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받아보는 페이퍼의 추천글로 사서 읽게 된 책.

좋은 육아서라고 하셔서 읽어보았는데 정말. 그러하다.

 

저자인 율리아 기펜레이테르는 모스크바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신 분으로 그 심리학을 교육학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시 말해, 교육심리학이나 교육학을 기초로 두고 심리학을 그 주변에 들여놓은 것이 아니고 심리학에서 출발해 육아와 교육으로 그 방향을 뻗쳐나간 경우라 하겠다.

 

이 책은 매우 읽기 쉽게 되어 있고, 명확하게 요점정리도 되어 있으며 중요한 부분엔 칼라표시와 밑줄까지 되어 있는데, 대부분 이다지도 친절한 책들이 지나치게 쉬워 읽는 사람의 김을 새게 하는 통상적인 일과는 달리,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아이 키우기의 심리학이라고나 할까.

 

부모와 아이 - 자 이들은 한 집에 산다. 일반적으로. 물론 한 집에 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찌되었건 두 존재들은 서로 대화를 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한 몸이거나 한 머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 두 존재는 떨어져 있으나 공생하는 매우 묘한 관계라는 것. 게다가, 중요한 것은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다 자란 성인들 사이에서도 원활한 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긴, 하물며, 아이와 부모가 말이 잘 통하리라는 것은 솔직히 우리모두의 로망일 뿐이다. 갓난 아기는 말을 하지 못해 빽빽 울어대기나 하고 이후 말을 하게 되는데에 수년이 걸리며 수년이 걸려도 아이와 부모의 언어신호체계는 분명히 다르다.

그리고 그 두 존재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상대방을 만족시키며 살기엔 각자의 인생이 너무 바쁘고 힘들다. 부모도 아이도 서로의 인생을 살아줄 수는 없는법.

 

그랬을 때 두 사람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아이보다는 조금 더 오래 살아 훈련이라는 제도에 익숙한 부모가 되겠다. 참는 법과 생각하는 법에 대해서 적어도 아이보다는 노련하니 말이다.

아이는 뭔가를 하고 싶은데 엄마는 허락하지 않고, 아이는 자기 주장을 하고 그래서 엄마가 화가 났을 때, 이런 경우를 이 책에서는 두 컵에 감정이 그득한 경우라 한다. 한 쪽의 컵이 조금 비어있는 경우엔 감정을 나누어도 되겠지만, 두 컵에 감정이 그득한 경우 건배를 하면 줄줄 흘러버리기 마련.

 

너 그러지 마. 넌 왜 그러니? 라는 말보다는 그런 행동은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라는 객관화가 아이에게 덜 상처를 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고양이를 괴롭히는 아이에게 너 고양이 그만 괴롭혀. 라고 하지 말고 고양이가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은데? 라고 돌려 말하는 법. 주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욕심때문에,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 앞서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마, 손대지마, 더러워, 저리가 등등. 아이들도 동등한 인격체임을 분명히 인정한다면 그 아이가 왜 그러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아이가 침대위를 딛고 옷장위에 올라가 만세를 부르고 있다면, 부모들은 정말 심장이 나달나달해질 지도 모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것처럼 즐거운 일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은 매우 어렵지만, 또 아주 쉽기도 하다. 그 쉽게 가는 방법에 대해 이 책이 알려주고 있다.

 

박수를 짝짝짝 쳐주고 싶은, 좋은 육아서.

걸어다니기 시작하는 아이부터 중학생을 둔 부모까지 읽을 수 있다.

뒷부분에 페짜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우리 아이는 정말 말을 잘들어. 라고 생각하는 부모라면 더욱 더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

 

2006.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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