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왜?
미다스 데커스 지음, 이옥용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미다스 데커스 - 1946년생으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명한 생물학자, 네덜란드외에 유럽에서도 사랑받는 작가, 대표저서로 《시간의 이빨》이 있음 

 
이 책을 읽다보면 다시 앞날개나 뒷날개 쪽을 펼쳐서 저자가 뭐하는 사람인가를 찾게 된다.

가끔 그런 책들이 있다. 기발하거나, 독특하거나. 어떤 학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에세이를 적고 있는데 그게 너무 신선해서 뭐하는 작자가 쓴 책인가..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글솜씨. 바로 이 책이 그런 류이다. 

 생물학자인 미다스 데커스가 한 꼭지당 2-3페이지 정도의 짧은 산문들을 썼고 그 산문들을 묶어 펴낸 책인데, 동물과 인간 / 애인 / 가금 / 곤충 그리고 그 밖에 기어다니는 것들 / 인간과 동물 이라는 다섯개의 카테고리로 글이 나뉘어 있다.

물론 주 테마는 동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만이 아니고 곤충과 조류까지 포함한 ─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을 얘기하는 그런 글들을 모아놓았는데, 작가의 사고방식의 독특함과 시선의 신선함이 상쾌할 정도이다. 말하자면, 나무늘보에게 배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식에 대한 것, 보노보의 특성을 들어 가족모임에 초청하면 즐거울 것이라는 발칙한 상상, 인간의 남성도 몸속에 생명체를 품을 수 있다는 촌충이야기 (우리가 종종 하기도 하는 이야기), 고양이 문화가 발전했던 이집트가 고대 문명중 가장 성숙했던 것이 틀림없다는 우격다짐식 논리까지 , 읽다보면 아, 이 양반 독특한 걸.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가끔 그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너무 앞서가서 글을 읽다보면 엥? 이게 뭔 소리였지? 하고 다시 저자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글을 다시 되돌려 읽어야 하는 문제점까지 발생하는 신선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생물학자인 저자의 특색에 맞게 그는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의 특징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으며, 그런 특징들을 가지고 소재를 삼아 명쾌한 글들을 만들어내고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더불어서 즐거운 세상이라는 것은 이 지구상에 사람이라는 종족만이 사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 곤충과 조류까지 모두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만드는, 훌륭한 글들이 아닌가 싶다.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더 이상 세스고딘의 경영지침서에서 찾기 지쳤다면, 미다스 데커스의 새로운 동물우화에 빠져서 혼자 킥킥대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2006.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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