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2005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권장도서
문경보 지음, 윤루시아 그림 / 샨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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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에 읽었던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라는 책, 어쩌다가 그 책을 펴낸 출판사를 검색했고 그러다가 충동구매를 하게 된 교육서적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도종환님의 시 제목이라, 학교 선생으로도 지낸 적이 있는 그 이가 펴낸 책이려니 하고 착각을 잠시 했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본문에도 도종환의 시가 나오긴 하지만 도종환님이 지은 책은 아니고 대광중학교와 대광고등학교에서 국어선생을 지낸 문경보라는 선생님의 적은 수필집이다. 

 저자의 들어가는 말엔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다.

강남에서 내내 교편을 잡았던 저자가 강북의 대광중학교로 전임을 온 후 교실이 어둡다고 느껴 교실조명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을 하였는데 알고보니 강북의 아이들은 강남의 아이들보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아이들의 얼굴이 침침했던 것이라고. 

 대광고등학교는 내가 나온 염광여자고등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학교이다. 고등학교때 중창단 활동을 했었는데, 북부지역 중창단들이 연합했던 선교모임 "복있는 사람들"의 멤버였던 학교였고 대광고등학교는 그 일대 학교 중창단들 중에 꽤나 인정받던 실력을 갖춘 중창단이 있었다. 나는 강북출신이다. 강북에서 태어났고 강북에서 자랐고 한강이남에서 살게 된 것은 결혼 후 정착한 안양이 처음이다. 

 강북의 아이들이 어떤지, 나는 강남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꼭 굳이 강북의 아이들이라고 하기 보다 그저 우리 나라의 일반적인 아이들이라고 해도 될까. 

 책에는 저자가 교편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들의 상처, 그리고 치유, 그들을 고쳐보려고 했다가 오히려 저자가 위로받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학교를 잘 나오지 않던 아이들, 가난한 아이들, 부모가 아픈 아이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아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친구들의 이야기, 미약한 선생의 이야기들이 딱 중/고등학교 선생님 다운 문체로 잔잔하고 적당한 감동을 가지고 다가온다. 

 기억도 나지 않는 그 모든 선생님들을 기억한다면, 그 때의 교실을 감돌던 소소한 감동들을 다시 맛보고 싶다면, 늦은 오후에 가볍게 앉아서 읽어볼만한, 그리고 중학교에 다니는 조카들에게 선물을 해도 괜찮을 책.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2006.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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