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궁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인 구달, 침팬지, 그리고 아프리카, 제인, 타잔, 동물의 왕국..

제인 구달을 떠올리면 몇개의 단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프리카
─ 예전 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낡은 찻집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아프리카 기행문으로 엮인 책을 한 권 발견했었다. 정확히 제목이 기억나지 않던 그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 그리고 그 책의 표지는 재생지같은 느낌이 났었다는 것. 아프리카를 가는 것이 아직 쉽지 않던 시절에 아프리카를 다녀왔던 한국사람의 이야기. 

 
아프리카 ─
그 남자는 저택의 앞뜰에 모자로 얼굴을 덮고 다른 의자에 양 다리를 올려놓은 채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듣고 있었다. 커피 농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그녀는 그런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 남자는 그녀의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비행기를 몰고와 홍학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풍경을 보여주며 하늘에서 손을 잡아주기도 하였다. 벽난로 앞에서 인간의 유한한 사랑에 대해서 토론하던 그 남자는 홍학떼가 빛나던 것처럼 사라져버리기를 반복했지만 그 땅에 남았던 여자는 커피 농사를 짓고 농장이 불에 타고 다친 아이들을 돌보고 남편에게서 성병이 옮기도 하는 인생을 "아프리카처럼" 살아갔었다. 

 

아프리카 ─
영국 태생의 한 여자가 침팬지 인형을 끼고 다니다가 아프리카로 간다. 곰베라는 곳에서 그녀는 아무 근거없이 목적없이 침팬지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침팬지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지금은 제인구달 연구소를 운영하며 1년의 300일을 강연으로 채우고 침팬지 뿐만 아니라 지구와 환경을 살려 궁극적으로 인간을 살리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가 밝힌대로 애초에 작은 에세이, 그리고 인터뷰집으로 꾸며질 책이 그녀 영혼의 자서전이 되었다. 그녀가 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이야기들이 서정적인 문체로 가만 가만 다가온다. 아프리카에 도착했던 그녀의 심정은 소리 내어 읽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단아하며 동물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그녀의 야심찬 희망은 소리 치며 읽고 싶은 만큼 강인하다. 

 그녀는 신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평생을 침팬지와 함께 하며 결국은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아보자하는 아름답게 늙은 제인구달의 숨결이 책 곳곳에 소중하게 배어있다. 꼭 읽어보세요. 라고 권하고 싶은 고운 책 한권.

 

2006.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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