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 개에게서 배우는 소박한 삶의 지혜
매트 와인스타인.루크 바버 지음, 서영조 옮김 / 아인북스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출산 후 첫 책.

출산을 하기 전엔 출산 전이고 후고 단지 육체적인 변화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정신적인 변화와 피로감과 시력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애초에 계획해서 조금 읽고 있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다시 뒤로 미뤄두고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책상에서 고르던 중 이 책이 선정되었다. 

 한 꼭지 한 꼭지가 이어진 에세이인데, 길어봤자 한 꼭지가 4페이지를 넘지 않고 개들의 습성에서 인간사를 비교해본다는 의미의 아주 소박한 에세이들이라 깊은 고민이나 복잡한 사고가 필요하지 않으며 책의 무게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개에 대한 행동심리학 책도 아니고 그저 개는 쉽게 만족한다..그러나 우리 인간은 어떠한가..? 하는 자조섞인 회상록 쯤 된다.

4마리의 개를 키우는 저자가 예전에 키우던 개들의 추억이나 현재 함께 하는 개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이 개에게 배워도 괜찮을만한 낙천적인 삶을 꾸려가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샀을 때는 개의 심리학서적쯤 되지 않을까 싶어서 고른 거였는데,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적어도 다시 독서를 시작하는데 워밍업을 해주는 데는 적당한 계단 역할을 해 준 것 같다. 

 한국 속담에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한다.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개들은 극도의 학대나 고통을 겪지 않는 이상 대부분 유유자적하며 만족스럽게 살아간다. 물론 요즘은 학대받고 고통받는 개들이 많기도 하지만, 모든 유기견들이 다 그렇게 불행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개의 특성일 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이 다 함께 상팔자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싶으련만, 그게 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대신 개라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낙천적인 성격, 배우지 못해도 하루에 한 번 개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으로 위안받는 것이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만 하고 살아도, 그럭저럭 괜찮은 삶이 될 것인데 말이다.

 

2006. 4. 10.  (출산 25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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