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하여 - 생물학과 동물 심리학으로 풀어 본 고양이의 신비 자연과 인간 8
스티븐 부디안스키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사이언스 북스에서 펴낸 XXX에 대하여의 시리즈아닌 시리즈 중의 한 권.

스티븐 부디안스키의 책 세 권을 사이언스 북스에서 번역하여 펴냈는데, 그 중 한권은 《개에 대하여》이고 또 다른 한권은 《말에 대하여》이며, 《고양이에 대하여》도 있다. 

 스티븐 부디안스키는 예전 《개에 대하여》에서 소개했듯이 과학 저널리스트이며 유전과 진화론에 입각한 동물 심리/행동학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이 책은 인간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 고양이에 대해서 생물학 / 동물심리학 그리고 문화사까지 총망라하고 있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수 있는 작가의 목소리가 큰 책이다. 

 책의 서두는 매우 흥미롭게 시작한다.

"인명 구조 고양이, 경호원 고양이, 맹인 인도 고양이, 폭발물 탐지 고양이, 마약 탐지 고양이, 범인 색출 고양이......... (중략 : 이만큼 읽고 있으면 어..이런 고양이도 있나? 하게 된다)... 원반을 낚아채 주인에게 가져오는 고양이, 슬리퍼를 가져다 주는 고양이 따위는 세상에 없다."

마지막 문장에서 독자는 그야말로 "홀딱 깨게 된다". 이게 바로 저자의 기본 마인드이다. 

 고양이는 반려동물이지만, 개와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사람의 기준으로 생각할 수 없는 고양이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에 대해서 저자는 1장 온 세상에 퍼져 나가게 운명지어진 동물 - 에서는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하게 된 문화사를 얘기하고 2장 검은 고양이와 줄무늬 고양이 에서는 고양이의 유전학과 진화론적 접근을 시도하며 3장 고양이 사회의 기묘한 특성 4장 감정표현 에서는 고양이의 동물행동학과 심리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5장 개와 고양이 중 누가 더 똑똑한가? 에서는 사람의 편협한 기준에 따라 외면받는 고양이만의 독특한 세계에 대해서 고찰하고 6장 고양이 성격검사7장 고양이의 문제 행동 고치기 에서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다. 

 사실, 고양이나 개를 동시에 키워본 사람은 알 것이다. 고양이와 개가 얼마나 다른지.

사람들이 고양이와 개가 원수지간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이 두 종류는 상호간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 어차피 다르기 때문이다. 개나 고양이가 사람보다 현명한 점은 이들은 서로간의 다른 점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고양이에 익숙한 사람은 같이 놀아달라고 하거나 어리광을 부리는 개가 귀찮게 느껴질 것이고 개에 익숙한 사람은 훈련이나 유혹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양이의 고집에 지칠 것이다.

고양이와 개를 함께 키우는 것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인지, 혹은 얼마나 만만치 않은 일인지, 실상이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스티븐 부디안스키의 《개에 대하여》와《고양이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밤새 울어대는 고양이에 대한 대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할퀴고 도망가는 고양이를 훈련시키는 방법을 당장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실용서적에 해당하는 반려동물 관련서적도 누군가에겐 별 유용하지 못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발 한 발 우리는 다른 種을 이해하는 길에 다가가는 것이다. 언어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동물을 이해하는 길이 어디 그리 쉽겠는가.

그래도 인류를 대신해 연구하고 고민하고 또 발표해주는 학자들에게 고마울 뿐.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아니거나 고양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겐 고양이만의 독특한 세계를 인정하는 길의 한 부분을 열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200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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