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 1925. 1. 14 - 1970. 11. 25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이고, 도쿄[東京]에서 태어났다. 1944년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나왔다. 재학 중에 이미 소설을 썼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1949년 장편소설 《가면(假面)의 고백》으로 문단에서 확고하게 지위를 굳혔다. 그는 전후세대의 니힐리즘이나 이상심리를 다룬 작품을 많이 썼는데, 그 본질은 오히려 탐미적이었다. 《사랑의 갈증》(1950) 《금색(禁色)》(1951∼1953)을 거쳐 그의 방법론이 거의 완전하게 표현된 것은 《금각사(閣寺)》(1956)에서였다.

 이단적인 미와 지성이 통합된 작풍으로 정평이 있었으나 《우국(憂國)》(1960) 무렵부터 쇼와[昭和] 사상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점차 급진적인 민족주의자가 되었는데, 《영령(英靈)의 소리)》(1966) 등에서 낭만적 동경과 천황제의 의미를 확인하고 《풍요의 바다》(1965∼1971)를 유작으로 하여 1970년 11월 그가 주재하는 ‘다테[楯:방패]의 회’ 회원 4명을 이끌고 육상자위대 동부방면 총감부에서 총감을 감금하고 막료 8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후 자위대의 각성과 궐기를 외치며 할복자살하는 이른바 ‘미시마 사건’으로 내외에 충격을 주었다. 그 밖에 《로쿠메이칸[鹿嗚館]》(1957) 《나의 벗 히틀러》(1968) 등의 희극이 있다.

미시마 유키오에 대한 이해를 돕는 블로그 하나

http://blog.naver.com/mcm90?Redirect=Log&logNo=130001074653

 
파도소리는 목가적 연애소설인 그리스의 소설 《다프니스와 크로에》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고 한다. 파도소리는 극우주의자이며 할복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와 어울리지 않게 아름다운 섬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아름다운 결말을 가지고 있다. 

섬소년에서 섬청년으로 성장하는 남자주인공 신지, 그리고 섬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처녀 하쓰에, 그리고 이 둘은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너무나 아름다운 육체를 가지고 있다. 비록 지적인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영혼이 더럽혀지지는 않은 그런 존재들이다. 파도소리의 배경이 되는 섬은 도둑도 범죄도 없는 파라다이스이고 악한 자의 악역은 그리 강렬하지 못하다. 그저 좀 게으르거나 오해가 발생하거나 하는 정도이다. 천혜의 자연을 가진 섬, 이 섬에서 이 둘의 사랑은 그리스 신화처럼 발생하고 고결하게 진행되며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일본적 특색이나 작가가 극우주의자라 하더라 하는 등의 부수적인 요소는 전혀 눈치챌 수 없고 그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마지막 결론부분에 있어서 약간 김이 빠지는 듯한 느낌도 배제할 수 없다. 

 책세상문고 세계문학편은 작가의 글을 토대로 하여 번역자들이 가상인터뷰를 하는 기획을 해서 책 말미에 끼워넣고 있는데, 그 인터뷰와 작가의 편력을 살펴보면 미시마 유키오는 "미루야마 겐지"만큼이나 자부심이 대단한 작가라서 이런 형식의 그리스 문학의 카피본을 의도적으로 일본문학에 도입하려는 시도를 펼친 것이 아닌가 싶다. 

 확실한 것은 책세상문고는 어떤 책세상으로 가게끔 미끼를 던져주는 글들을 작게 쪼개서 출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장용학도 그랬지만 극우주의자라는 이유로 한국에 소개되기 조차 껄끄러웠을 법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도 이 사람의 좀 더 넓은 세계를 엿보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유혹을 던지고 있으니까. 

2006.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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