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
전재호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세상 문고 우리시대 002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 전재호 지음 / 책세상 펴냄
 

책세상 문고 공략하기 두번째.

민족주의에 대해 공부하던 저자가 박정희 체제의 민족주의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가 주변의 권유로 일반인을 상대로 하여 집필하게 되었다는 박정희에 대한 책.

첫 질문은 박정희가 민족주의자인가였다는데, 그 민족주의라는 것이 명확히 무엇인가 말이다. 

 보통 민족주의는 프랑스 혁명을 통해 혁명적, 민주적 내용을 가지고 처음 등장한 것으로 인정되며, 당시 민족의 중심개념은 주권적 시민 = 인민 = 국가였고, 민족주의는 민족의 독립, 통합, 발전 또는 민족적 위상의 고양이라는 지향성만 가지고 있을 뿐, 이를 어떤 수단으로 달성할 것인가하는 전술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의 특징은

1. 민족주의는 다른 이데올로기와 결합하여 자신의 목표를 구체화시킨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자기 완결적 논리구조를 갖추지 않은 이차적 이데올로기다.

2. 민족주의는 신분제도에 얽매인 인간과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 피압박 민족을 해방시키는 진보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민족을 거부하는 인종주의와 이민족을 지배하려는 제국주의라는 반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진보와 반동이라는 양면성, 이차성을 갖는다. 

 고로, 박정희가 민족주의자냐 하는 것은 우문이며, 우문에 대해서 저자가 내놓은 현답은 박정희는 반동적 근대주의자였다는 것이다. 반동적 근대주의자란 근대성이 지닌 진보성, 혁명성, 합리성, 민주성을 거세한 Reactionary modernism을 가진 자라는 말로, 근대를 살아가고 있으나 근대의 구성요소를 모조리 제거하고 본인의 권력을 이용하여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편, 이 대단한 권력자를 일컫는다. 

 박정희는 반동적 근대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업적들을 쌓았는가가 이 책의 목차가 되겠는데,

군사쿠테타와 민정 이양, 삼선개헌과 10월 유신, 경제개발계획, 상무정신과 영웅의 부활, 군사주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호국 유산의 복원, 이순신과 세종대왕을 통한 영웅사관의 부활, 충효사상의 부활로 국가주의 전통을 되살리기 등, 박정희의 반동적 근대주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 편의 논문을 읽는 듯한 명쾌한 연구들의 총체 책세상 문고.

지루하지 않고 지나치게 포장되어 있지 않아 편리하며, 어디론가 깊이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책은 민족주의에 대해서, 근대화에 대해서 다시 고민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200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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