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의 문화번역 - 젠더, 인종, 계층의 경계를 넘어, 문화현장총서
김현미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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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담론에 대한 유행은 이제 지나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90년대를 풍미하던 페미니즘과 사회적 담론, 문화비평과 해석에 대한 이야기들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나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포스트 제국주의, 후식민주의에 대해서 모두들 익숙해져있고, 더 이상 그런 담론들을 문제삼거나 고민하지 않아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대중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고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시위와 운동에 대한 시선들은 점점 곱지 않고 사람들은 먹고 살고 풍족하게 즐기기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얼마전에 있었던 농민집회사건이나 홍콩 WTO 시위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무엇이 있느냐와 별로 자랑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었다. 사람들이 조금 더 실용적으로 변해가는 것인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인지, 어떤 대의에 대해서 별 관심들이 없어지는 듯 하다. 탈파시즘의 영향인가. 

 그래서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은 약간 생뚱맞게 느껴진다. 글로벌시대, 세계화에 대한 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부각되어 왔던 이야기들이고 어쩌면 좀 진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니까.

물론 문화번역에서 다루고 있는 시선은 우리 사회의 진보에 가깝다. 그러나 진보이건 보수이건, 이제 이런 이야기들은 웬지 진부해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그러나 우리가 외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저자가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저자 김현미는 문화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세계화와 여성노동, 여성주의 문화이론, 문화 교차 지역 연구, 탈식민지 이론이 주 전공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번역이라 함은 세계화의 시대 - 글로벌 시대 - 에서 교차되고 교통되는 문화들을 각기 다른 세계권에서 어떻게 통역하고 번역하고 해석 해제 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말한다.

책은 논문이나 조사문을 몇 편 엮어놓은 형태로, 기타 문헌에 이미 발표되었던 글들을 동시에 묶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I. 글로벌 시대의 문화 번역
1. 글로벌 도시, 서울
2. 문화 번역


II.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노동의 경합

3. 글로벌 사회는 새로운 신분제 사회인가?
4.“네 문화의 옷을 벗어라”

5. 경계에 선 여성 노동자는 말할 수 있는가?
6. 글로벌‘ 욕망’산업과 이주 여성 엔터테이너

III. 경계를 넘는 이미지와 욕망들

7. 2002 월드컵의‘ 여성화’와 여성‘ 팬덤’

8. 일본 대중문화의 소비와‘팬덤’의 형성

9. 한류와‘ 친밀성’의 정치학

 
예를 들자면, 각 대학에서 발표되었던 문화담론이나 조한혜정 교수의 글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간만에 만나는 문화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해결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덮어버리고 외면하는 문제들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또 우리는 정체성과 철학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0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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