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마케팅 -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는
김미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실 구매자의 80% 이상이 여성, 실제 고객의 80%가 여성.

대한민국의 소매업은 날이 갈수록 여성들이 그 칼을 쥐고 있다.

현재 내가 종사하고 있는 개판(반려동물 용품&식품) 역시, 실구매자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다.

물론, 대형견이나 직업적인 수요자들은 남성들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실질적 소매 구매자들은 여성인데, 중간상과 관리자들은 남성이라는 것, 이것은 비단 내가 일하는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날이 갈수록 남자들은 돈을 벌어다 주는 기계로 전락되고 가정의 모든 소비 결정권은 주부에게 혹은 아이에게 있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쇼핑이라는 것 자체를 피곤해 하는 반면 여자들에게 쇼핑은 공통된 취미요 특기이자 사는 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여자를 상대로 하는 장사는 어렵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었다.

여자들은 한 번 물건을 구매하는 결정도 매우 더디게 이루어지거니와 행여 물건을 구매하였다 하더라도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품 혹은 교환, 그리고 상품평까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목적한 바가 있으면 직선코스로 구매한다. 그리고 뒤돌아 후회할 지언정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문을 내고 다니진 않는다. 자존심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네이버 지식인을 이용하지 여자들처럼 절친한 친구나 주변사람에게 묻지는 않는다. 

 우리집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남편은 대부분 고가의 물건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TV 홈쇼핑에서 그 결정이 행해진다. 무이자 10개월 할부, 필요한 물건이 적절한 시간대에 나온다 싶으면 바로 구매에 들어가고, 상품평은 매우 절친한 친구와 우리집 물건이 더 좋네, 네가 산 거는 구형이네, 하는 정도의 자랑거리이다.

나의 경우 소액의 물건들을 구매하는데 대부분 인터넷 쇼핑몰이나 친정엄마, 친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인터넷 쇼핑몰도 상품평이 없는 물건은 선뜻 결제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고 나서 동생이나 엄마, 혹은 싸이에 사진을 찍어서 올려서 평가를 받는 것까지 진행된다. 물론 당연히 상품평도 쓴다. 

 여성마케팅 , 이 책은 한국의 여성들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 컨설던트 김미경씨가 집필했다. 어찌 보면 군데 군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착각을 할 수도 있게 될만큼 남녀의 차이점을 구분하고 있다. 여성은 소꿉놀이를 통해 관계를 배우고, 남자들은 전쟁놀이를 통해 승패의 중요성을 인지하는가 하면, 여성은 하루 25,000 단어를 사용해야 속이 풀리는 반면 남자들은 10,000 단어가 그 한계이다. 라거나 하는, 남녀의 차이에 의한 구매결정권과 여성 고객을 사로잡는 방법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여성 심리에 의한 여성고객잡기, 남녀의 차이점, 그리고 성공한 여성 마케팅 전략의 실제 예, 여자를 잘 아는 피자 미스터 피자, 래미안에 사는 여자, 스타일로 하는 쇼핑 현대카드, 감성을 파는 스타벅스, 그리고 여자들이 진정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가, 마케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길지 않은 글에 정확하게 적어내려갔다. 

 여자들이야 안다, 이건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아, 이런 문구는 여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라는 것을.

얼마전 수입사료에 대한 스티커와 카달록을 제작하는데에 있어서 남편과 나는 끊임없는 의견충돌을 일으켰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내 입장에서 나라면 읽을만한 문구만 넣기를 원했고 남편은 자세한 기능을 강조하길 원했다. 결국 결정권자는 대표이사에게 있으신 바, 스티커와 카달록은 매우 빽빽한 형태로 나왔고 남편이하 대리점 사장들과 전 직원이 남자인 우리 회사에서는 매우 만족을 했지만, 나는 완전히 실패한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여자들이 중요시 하는 것은 청소기에 적혀있는 "소음방지필터 착용" 이 딴 게 아니고 "아이가  깨지 않아요"라는 문구이다. 문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런 여성의 심리, 그래서 여성 고객을 사로잡으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라는 것을 시꺼먼 남자 상사들에게 어떻게 설득을 하느냐는 것이다. 이 책을 사서 조용히 사장님 책상에 꽂아드려야 하는가? 

 여성들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던 여성 마케팅에 대해서 파악하고 사장님을 설득하는 길, 그게 이 책의 완벽한 통독이 될 것이다. 

2006. 1. 15.  

+내 말을 듣지 않던 우리집 대표이사님은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뒤 1년여쯤 뒤까지도 내 말을 듣지 않더니 결국 말아먹었다. 쌤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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