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폐경 - 2005 제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언니의 폐경 / 김훈

소금 가마니 / 구효서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 김연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 박민규

인타라망 / 박성원

잃어버린 인간 / 성석제

탱자 / 윤대녕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 은희경

나비길 / 임철우

웨하스로 만든 집 / 하성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좋다는 것.
이상문학상 수상집보다 이번 황순원 문학상 수상집은 그 해설에 실려있듯이 다른 해 어느 수상집보다 작품들이 좋다.
이야기들이 알차고 살아있다.
그리고 문체와 상징, 의미들도 모두 좋다.
 
김훈의 언니의 폐경은 이 중년의 남자가 어찌 이렇게 잘 이해해낼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공감을 자아내고 50대들이 느낄 수 있는 차분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당시의 지식인의 괴로움, 어이없는 답답함,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쫒김등을 잘 표현해 낸 김연수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과 주목받는 작가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까는 비스무리한 시대를 이야기하고는 있다. 그 중 독특한 이야기의 박성원의 인타라망이나 중단편소설로는 소화하기 버겨울 법한 이야기를 잘 풀어낸 성석제의 잃어버린 인간도 괜찮았고,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구효서의 소금 가마니는 구효서라는 고정 틀에서 약간 벗어나지 않았는가 싶다. 윤대녕의 탱자 역시 은어낚시통신에서 보았던 지리함에서 벗어나 이 시대의 어머니들을 바라보는 중년의 평범한 사내로 돌아간 듯 했고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이나 하성란의 웨하스로 만든 집 역시 지나는 이야기들을 그들만의 특유한 어법으로 잘 풀어냈다. 임철우의 나비길은, 재미있다. 라고 순간 화들짝 놀랐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80년대와 90년대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 당시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이제 중년줄에 접어들면서 회상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어쨌거나 그 시대를 살고 있고, 우리와 같은 시대를 걸어가고 있으니까.
 
30-40대에 걸쳐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연령대의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황순원 문학상이 특히나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요즘 들어 맘에 드는 한국문학들을 자꾸 더 많이 만나는데, 이건..그 간 진도를 따라잡지 못한 나의 만족인지, 아니면 진정한 발전인지, 좀 두고봐야할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온전히 이 나라 사람이 아닌 것만 같아서 말이지.
 
200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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