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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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포기했는데 너는 아직도 읽는구나"

2005년 이상문학상을 경현이를 만나 코엑스 내의 반디앤 루디에서 사왔을 때 신랑이 했던 말이다.

우리집에는 몇 권의 흩어진 이상문학상 수상집들이 돌아다닌다.

나는 77년 1회부터 85년도인가..까지 열심히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수집을 하다가 (이런 취미가 좀 있다;;)95년도 부터는 좀 띄엄띄엄 읽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이인화가 수상을 한 그 해는 건너띌 수 밖에 없었고, 신경숙의 부석사부터 다시 읽어나간 이상문학상은 분명히 우리의 소설이 달라지듯이 달라지고 있다.

 

어쩌면 최근 작중 최고로 몽롱했던 권지예의 뱀장어 스튜와 그 다음해 김인숙의 바다와 나비를 거쳐 갑작스러운 김훈의 등장, 그리고 김훈의 브랜드화, 김훈식 소설의 흥행에 힙입어, 심리주의나 구태의연한 묘사에만 빠졌던 한국의 소설이 다시 이야기들로 일어서기 시작했는데, 간결하고 강인한 김훈의 문체와 또 다르게, 올해 수상을 한 한강의 몽고반점은 90년대 후반의 한국소설의 몽롱감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했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한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한수산의 딸로 알려진 한강은 지나치게 여성스러워서 물러터진 감성이 여기저기 뀌져나오는 스타일의 문체가 아닌 중성적 문체를 띄고 있으며 좋은 스토리와 비현실적이어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용기도 보이고 있다.

- 가끔, 작가를 꿈꾸기도 하는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작품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생각에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를 떨쳐낼 수 있는 내공이 쌓이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 하는데, 그런 이유로 어떻게 보면 파격을 시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족한 사람의 핑계겠지만). -

 

그 외 윤영수의 내 여자친구의 귀여운 연애, 천운영의 세번째 유방같은 경우 맘에 드는 작품이었으며, 여전히 가벼움을 벗어버리지 못한 너무 쉽게 쓰는 작가 박민규의 갑을 고시원 체류기는 소중한 나의 소재를 빼앗긴 듯한 아쉬움이 들었다. (언젠가 쓸려고 했었다)

 

시대가 변하면 글도 변하고 언어도 변한다.

90년대 내내 사회를 침잠했던 스토리없는 문체들의 향연은 이제 끝난 것 같다. 너무 늦게 읽은 2005년 이상문학상, 지금 사 놓은 황순원문학상 수상집을 다 읽으면 곧 2006년 이상문학상이 나올 때가 될 것 같다.

 

2005.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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