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바이러스 - CEO인 당신, 당신의 CEO도 감염되었을지 모른다
김우형.김영수.조태현 지음 / 고즈윈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글쎄.

내가 처세술 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건 아마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은 후에 더욱 극대화 된 것이 사실인데, 대다수의 처세술이나 경영관련 서적들은 그 내용에 비해 양장이 너무 화려하고, 글자가 엄청나게 크며, 게다가 자간까지 넓다는 것이다. 어쩌면 경영일선에 있는 사람들의 찌들은 스트레스를 풀어줄 유일한 그들의 여가활동임을 감안한 세심한 배려일 수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리더십 바이러스는 만연하는 리더십 키우기 관련서적에 반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자, 우리는 모두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소리높여 울부짖지만, 수많은 리더들이 결국 난관에 봉착하고 실패한다. 그들은 경기가 안좋아서, 직원들이 시원찮아서, 업계가 모조리 죽어버려서, 정부의 정책이 개같아서 라는 이야기들을 하곤 하지만 그래도 그 중에 살아남는 업체는 있고 그 사람의 업체만이 무너진 것이다. 결국 경영의 문제점은 리더의 문제이고 리더가 가장 빠지기 쉬운 자가당착이 "리더십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

리더도 리더짓만 오래하다보면 문제덩어리가 된다.

그걸 스스로 감지하는 리더들이라면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외려 이런 책은 리더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세히 탐독하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데, 단순히 경영일선에 선 리더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분야에서도 리더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책은 내내 일례를 들면서 그리고 액자형식을 빌려 처음과 끝을 매듭짓는 일종의 경영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그 필체가, 마치 번역서를 읽는 것 같은, 미국 경영서적의 냄새가 무지하게 짙다. 그만큼 저자가 미국에서 출간된 경영서적을 많이 읽었다거나, 그런 영어식 문체에 완전히 익어버렸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국의 작가들이 쓴 순수소설만 대하던 사람이라면 어색함을 거둘 수 없을 것이며, 번역 출간된 경영서적을 많이 읽던 사람이라면 당연시 할만한 독특한 어체가 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스토리 구성이나 문체 역시 매우 독특해서 그럭저럭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할까? 지독하게 빤하고 구태의연해서 한숨나오는 경영서적보다는 훨씬 괜찮은, 블루오션에 가까운 셉을 가진 하룻만에 읽을만한 반성문이라 할 수 있겠다. 경영자라면 가까운 곳에 책을 꽂아두고 매일 매일 세 번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200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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