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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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는 명상종교적이다.


그의 글은 왠지 기존 종교(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와는 약간 다른,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듯 하면서 역행하는 듯한, 그런 묘한 이미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신종교적 색채를 띄면서 작가의 목소리가 강한 소설가라면 이외수도 만만치 않은데, 이외수와는 약간 다른,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인 "연금술사"가 적확하게 어울리는 듯한 중세마법의 종교같은 냄새가 난다고 할까.

 

어쩌면, 현대인들은 뭔가 새로운 종교를 찾을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들은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제도 구현이 필요한 시기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울로 코엘료는 적시에 나타난, 일종의 예언자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그가 대단하다거나 그의 가치가 우리의 삶을 지배할 만하다는 칭송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글로 표현하고 있고 게다가 그 글들은 대단히 어렵지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잘 팔리기 때문에 많이 읽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엔 "자아와 그 속에 숨은 사랑을 찾는 여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종교적 명상이념, 간질병 환자의 환청과 환상을 통한 새로운 예언자적 메세지, 사라져버린 (막말로 하면 도망일 수도 있다) 아내에 대한 고찰을 통한 새로운 결혼과 가족제도에 대한 갈구, 등이 한꺼번에 숨어있다.

 

코엘료의 책은 뭔가 대단한 게 숨겨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동안 잠시 잠시 머릿속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쉴 수 있는 책,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책, 이 사람은 소설가라기 보다 어떤 종교가나 명상지도자에 가깝지 않은가 싶다.

 

스스로도 알고 싶은 답을 모두에게 같이 찾아보자고 한다.
정답은 없다. 정답은 모두 자기 내면에 숨겨져 있는 것을.
찾고자 한다고 찾는다는 보장도 없고 찾지 않겠다고 해서 안 찾아지는 것도 아닌 있다고 하면 있는거고 없다고 하면 없기도 한, 애매모호한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

 

어쨌거나,
우리는 기존의 모든 제도와 관습에 대한 새로운 반성과 개혁이 필요한 시절에 살고 있기는 한가보다. 블루오션부터, 카자흐스탄의 스텝까지 찾아가게 하는 그 어떤 목마름에 대하여.

 

200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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