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리뷰]다림출판사 세계의 문학

바다소 - 중국문학 ㅣ 다림세계문학 1
차오원쉬엔 지음, 첸 지앙 홍 그림, 양태은 옮김 / 다림 / 2005년 6월

<빨간 기와>, <상상의 초기 교실> 등으로 유명한 중국 작가, 차오원쉬엔의 단편집. 사춘기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 빨리 성장해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 세상에 대한 상처와 분노에 이르기까지 그 또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다양한 느낌으로 담겨 있다. 책에 수록된 4편의 단편들은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하고 웅축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갈대로 뒤덮인 강기슭에 사는 뉴뉴의 이야기 <빨간 호리병박>, 부모 없이 할머니에게 키워진 소년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 <바다소>,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친구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미꾸라지>, 세상을 거부하는 아추의 마음 속 외로움을 담은 이야기 <아추>가 실렸다.

작가 자신의 고향 모습이기도 한 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단편집은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글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서정적이면서도 명쾌한 문체는 화가 첸지앙홍의 그림과 만나면서 더욱 풍부하게 전달된다.
- 출처 : 교보문고


네 편의 단편소설이 묶여져 있는 차오원쉬엔이라는 중국 동화작가의 모음집.
어쩌면 이 작가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사실적이라, 아이들이 읽기에 좀 무겁지 않은가 싶다. 사기꾼 아빠가 도망간 아이는 왕따가 되어 혼자 대나무들에게 반친구들의 이름을 붙여주며 놀고 있고, 부모를 잃은 아이는 세상이 증오스럽고, 미꾸라지를 잡아야 하는 두 소년은 생존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너무나 가난한 아이는 바다소를 한 마리 사서 힘겹게 끌고 돌아오지만 소를 사온다고 누군가 재크의 콩을 주지도 않는다.

작가는 아마 강남지방 사람인 듯 한데, 그 배경으로 펼쳐지는 농촌의 가난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어쩌면 몽실언니의 기억을 다시 되찾고 싶은 어른들이 반가워할 동화가 아닌가 싶다. 동화라기 보다는 성장통이 그득그득한 아픈 이야기들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읽을 법한 동화책이지..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예전에 장발장을 읽고 삼박사일을 펑펑 울었듯이..

동화삽화의 능력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낄 정도로 책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해주는 첸지앙홍의 그림, 그의 붓자국에서 힘든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성장하는 인간, 그 인간의 자식들의 끈끈한 땀가득한 발자국이 느껴진다.

어릴 때 왕자와 공주만 나오던 디즈니 명작을 읽으면 아이는 평생 그 착각속에 빠져살고 그에 이어 위인전만 읽다보면 언젠가 자동적으로 위인이 될 거라는 환상속에 빠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위대한 인물보다는 평범한 이야기들을 많이 선사해야 하지 않을까..
다림출판사에서 나오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타국의 아동문학 시리즈는 신선하다. 2권은 미하일옌데의 망각의 정원, 3권은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피우미니의 마두레르를 위한 세상이 출간되어 있다.

2005.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