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대담 시리즈 3
임지현.사카이 나오키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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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오스틴의 소설의 제목을 딴 오만과 편견.
그 소설과는 판이하게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있다.
제인오스틴의 소설이 남성과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여, 남성은 오만으로 여성은 편견으로 사로잡혀있다는 점을 표현했다면, 이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넘어선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오만으로 점철된 서구사회와 편견으로 점철된 동양사회(강자와 약자)의 존재를 표현하려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역사학 연구자 임지현과, 사상사 연구자 일본의 사카이 나오키의 대담록이다.

동서양과 제국주의, 그리고 민족주의에 대한 두 사람의 3년에 걸친 대담을 글로 옮긴 이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기준이 어디에 있으며, 강자와 약자로 나뉘는 세계의 구도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까지도 깊게 고찰해보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우 복잡할 듯 한 내용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읽힌다.

한국과 일본,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두 나라, 그리고 아직도 극복할 수 없는 전후의식, 탈오리엔탈리즘, 탈콜로니즘, 탈제국주의등이 횡행하는 현재의 복잡한 사회에 대해서 우리가 강조하는 민족이란 무엇이며 애국이란 무엇이고, 그 개념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나 "문화와 제국주의"를 읽지 않았아도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는 책,

특히나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 읽었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편견은 역시나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한국은 옥시덴탈리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 경제성장을 이루고 난 뒤 한국의 민족주의, 그리고 우리의 오만한 옥시덴탈리즘을 뒤돌아 보고 중국이 보유하려는 오리엔탈리즘까지의 연구를 해 볼 수 있는 읽어볼만한 책이다.

나라와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무엇을 끌어안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경현이가 선물해 준 책. 고맙다.

2004.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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