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1936년 헝가리출생. 이후 조국을 탈출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 그리고 불어로 작품을 써내는 망명작가이다.
책 앞 날개에 붙어있는 작가소개를 적어보자면, 쉰 살의 나이로 첫 소설 "비밀노트"를 발표한 이후, "타인의 증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잇달아 발표했다고 한다. 작가의 특수한 삶의 체험에서 비롯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문학작품이라고 한다면, 이 소설 "어제"에도 그녀가 하루 10시간 이상 시계공장에서 노동을 했던 체험이 배어나오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설이 필요했다.
간결한 문체, 그래서 도발적인, 그리고 깊이있지만 설명하지 않는.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었을 때 나의 치부를 건드릴만한, 번역이 되어도 충분히 충격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문체의 작가.

우리에게 소개되는 많은 유럽언어권의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라고 할까.. 잉게보르그 바하만이라든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임레 케르케스, 주제 사라마구 같은 작가들의 공통점이 이런 문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중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체는 훨씬 더 간결하고 너무나 건조하고 치열하기 짝이 없다.

상해를 떠나는 친구가 나에게 남겨주고 간 이 소설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한 명 알게되었고, 그래서 그녀가 구사하는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고, 유럽문학에 대한 숨어있던 호기심이 증폭되었다고나 할까..

매우 짧은(150p 가량) 소설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고, 짧은 소설의 거대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읽히는 수작.

추천한다.

 

200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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