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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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끼라는 일본근대문학가의 소설이다.

예전에 "느낌표" 책책책 거리 인터뷰에서 어머니뻘 되시는 아주머니께서 좋아하는 소설가가 "소세끼"라고 하시자, 두 MC가 장난삼아 이름이 참 곤란한 소설가라고 했는데, 뭐 틀린 말도 아니다.

나쓰메 소세끼는 영문학을 전공한 (유학파이기도 한..) 당시 일본근대문학의 선구자..이며, 중국엔 루쉰이 있다면 일본엔 소세끼가 있다는 이야기들로 종종 비교되며, "동양적 근대의 창출"이라는 비교문학 서적도 있다.

어쨌거나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로 넘어가는 시대에 문학의 근대화에 공을 세웠다는 것인데, 소세끼의 책을 손에 쥐게 된 이유는...음..
예전에 (누구나 그랬듯이)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무지하게 감명..아니 충격 받았다. 그 때는 그게 너무 신선한 Cool함이라서, 적잖은 띵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하루키의 소설은 몇 개 읽지 않았고,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읽고, 또 한 번 살짜쿵 놀랬으며, 그리고 나서는 다시 일본문학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하루끼를 다시 읽었는데, 아무래도 현대문학을 읽으려면 좀 옛날 것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설국"을 읽고 난 다음에, 그렇다면 일본의 루쉰인 소세끼를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의무감이었던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라는 것을 말해서 무엇하랴.
그런 거야 다른 고매하신 문학평론가들도 많이 이야기 하실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내 입에서 나온 소리는 -아니 입이라기 보다는 코에서 - "큭"하는 정말 "크큭"하는 웃음소리였는데, 고양이가 서술하는 인간들의 행태도 비웃음거리되기 딱 좋거니와, 번역 역시 훌륭하여, 당시의 문체를 살려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양이의 "오등은...." 운운 하는 시일야방성대곡류의 문체에도 크큭대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잡지에 단편처럼 연이어 소개가 되었던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전체적인 기승전결이 없다. 마지막에 고양이의 죽음은 그저 더 쓰기 귀찮아서 고양이를 죽여버린 것 처럼 그 역시 고양이의 말투만큼이나 자조적이다. 위기 절정 없는 소설을 읽는 것은 별로 쉽지 않은 일일진대, 그러므로 한 편씩 끊어서 매일 매일 조금씩 읽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연유로 9일에 걸쳐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이고.. 사실 소설이 뭐 그렇게 짧지도 않다. 촘촘한 활자로 600쪽이므로 뜨뜻한 겨울방학 고구마 까먹으면서 보다가 큭큭대고 웃기에 딱 적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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