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소설이다.
1980년에 쓰여진 이 소설의 작가는 한 때 촉망받는 열성청년이었다.
반우파 투쟁과 정풍운동을 거치면서 이 땅에서(제가 지금 중국에 있어서리..) 살아가야 하는 논리 그대로 충실하게 학습하고 투쟁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어느 지식인인들 그 시절에 그러지 않았을까..
물론 그러지 않았던 지식인들도 있다. 끝까지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지 않았던 운 좋았던 사람들. 그녀는 그다지 운이 좋은 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몰아치던 혁명기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런 저런 식으로 조각 조각이 되어 내 머릿속에 박혀온다. 당대문학사 시간에 듣는 이야기나 모택동의 연안문예강화의 이야기, 꼬깔모자를 쓴 지식인이라는 책, 푸른 연에 나오던 주인공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 하나 조각보가 되어갈 때쯤 이 소설의 인물들의 세월이 그 위에 다시 덮여진다.

지독히 읽기 힘들었던 이야기는 11명의 인물들의 관점에서 다르게 서술된다. 그들의 내면을 작가는 면밀하게 파헤치려 했고, 그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혹은 하지 못하면서) 연구했던 인간과 문학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자 한 자 적어나간데다가, 그들의 사상과 투쟁으로 인한 고뇌가 가난한 지식인의 이빨 나간 밥그릇이 되어 부서지고 깨지는 문장들때문에, 참으로 오랫동안 읽었다.

50대가 넘은 모든 중국인들의 생명에 나는 존경을 표한다. 그 세월을 버티고 살아남아줘서 고맙다고. "사람아 아 사람아"는 그 시절을 버텨낸 지식인들에게 바치는 송가다. 모든 나라 사람들이 일말의 애국심이 있다고 한다면 이 땅의 사람들도 누구 못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찢겨지고 갈라내진 과거의 기억을 안고도 미치지 않고 살아남은 지식인들은 그들의 조국이 어찌하면 이상향에 가까워질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제는 물질적인 것만이 최선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는 이 땅에, 아직 그다지 쇳냄새가 나지 않던 80년대, 지친 지식인들의 노래 "사람아 아 사람아" 조금 힘들게 중국 지식인을 엿보고 싶은 분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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