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깔모자를 쓴 지식인
곽양옥 지음, 문용성 옮김 / 청화학술원(=곤오)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현대역사에 있어서 가장 가슴아픈 일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서슴치 않고 "문화대혁명"이라고 할 것이다. 
문화대혁명은 4인방이라는 권력중심에 있던 일계 계층에 의해 정치적으로 주도된 일종의 운동이다. 이 운동은 말 그대로 문화를 개혁하고 혁명한다는 의도로서 중국 당시의 혁명과 어울리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상을 뜯어고친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일이 문화라고 한다면, 그 문화의 범위는 얼마나 넓은 것인가.. 그 모든 문화를 당의 노선과 일치시키려 했던 이 혁명은 의도자체가 무리일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반동분자"들이 축출되었고, 노동운동을 했고, 그리고 사망했다. 

인생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듯이, 이 시절엔 당을 위해, 그리고 중국을 위해, 공산주의와 모택동을 위해 인민들이 모든 희생을 감수하던 시절이다. 그리고 말 한마디 실수로 반동분자가 되어 비판을 받고 노동을 가고 그래서 죽음까지 이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시절이다. 

고깔모자를 쓴 지식인이라는 건, 이 당시에 사상성의 의심을 받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악몽같은 수십년을 보냈던 당시의 지식인들을 잘 나타내주는 제목이다. 

지은이는 오랫동안 교편생활을 했던 곽양옥이라는 할머니이고, 번역은 그녀의 남편의 제자인 문용성씨가 맡았다. 

저자가 워낙 연로하신데다가, 내용이 방대하여 번역작업에 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머릿말에 전한다. 그리고 이 책은 할머니에게 옛 이야기를 듣는 다고 생각하고 읽어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충분한 이야기 거리가 될 것을 원작자체가 약간 산만하지 않았나 싶은 부분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급하게 번역을 해 내서 그런지 몰라도, 번역가인 문용성씨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서툰 한국어가 눈에 너무 많이 띄였다. 

예를 들어, 중국어에서는 他라는 단어로 3인칭을 지칭하는데, (사람인자변에 여자 자를 넣으면 그녀가 되고 他는 남자를 지칭한다.) "동생과 그녀의 딸"이라는 걸 아무 의역없이 그대로 번역해 어색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한국어에선 "동생과 그녀의 딸"이라고 하진 않지 않는가. 

기대한 것보다 알찬 글은 아니었지만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육담으로 듣는다는 느낌은 들었다. 이미 절판된 책이고 그리 추천할 만한 도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국 문화대혁명에 대해 관심이 있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200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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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대혁명, 또 다른 기억―민중의 목소리로 문혁을 말하다!
    from 도서출판 그린비 2008-10-31 16:54 
    민중의 시선으로 문화대혁명을 바라본다 ! 『문화대혁명, 또 다른 기억』―어느 조반파 노동자의 문혁 10년천이난 지음 | 장윤미 옮김 | 도서출판 그린비 | 인문 · 역사출간일 : 2008년 10월 20일 | ISBN(13) : 9788976825070신국판 양장 (150X220mm)| 840 쪽이 책은 문화대혁명 시기 저자가 노동자의 신분으로 조반조직을 전두지휘하면서 경험한 일을 서술한 회고록이다. 조반조직의 세력 확장으로 열여덟의 나이에 당시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