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화의 몰락 - 기업의 문화 지배와 교양 문화의 종말
모리스 버만 지음, 심현식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양장본이다. ^^

이 책은 제목때문에 구입을 하게 됬다. 미국문화의 몰락이라는 제목이 아주 맘에 들었다. 나는 미국이 몰락하길 바라고 있고, 또 몰락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을 "미국의 몰락"이라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사게 됬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책의 제목이 아주 불길할 때, 저자는 그에 반해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싶어한다. 현실이 이러하니 어떻게 좀 해보면 안되겠냐고, 어떻게 방법이 없겠냐고 말이다. 

책의 내용은 그러하다. 미국문화와 문명이 몰락하고 있으니 어떻게 좀 방법이 없겠느냐고 한탄을 하는 거다. 

저자는 세계의 문화몰락에 대해, 특히 미국화된 세계의 몰락에 대해 중세시대의 수도사들의 이야기를 꺼낸다. 중세시대의 수도사들은 수도원에 틀어박혀 금지된 서적들을 베끼는 필사작업에 평생을 바치며 죽어갔다. (영화 장미의 이름, 또는 움베르트 에코의 동명소설 참조)대중에게 외면당하고 권력에 의해 금지당한 고전들이 그나마 수도사들의 목숨을 건 필사작업끝에 후손에게 전해지고 그로 인해 몰락한 로마제국이후 르네상스를 꽃피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그런 이유로 우리들도 수도사적인 문화지킴이가 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작가가 말하는 수도사적인 문화지킴이란, 특정 계급을 일컫는 것이 아니며 그들이 문화와 문명을 지켜나간 정신을 생활주변에서 실천해보자는 것이지 금욕적인 생활을 하거나 골방에 틀어박혀서 책 베끼라는 말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책의 내용은 사실 충격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로마제국과 미국을 비교하고 있다. 로마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몰락했으니 미국도 밝혀질 수 없는 많은 이유로 몰락할 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작가역시 그런 불안감을 지우지 못해 이 책을 저술한 것으로 보인다. 

책에 따른 문명이 몰락할 때의 4가지 요인이라면 

■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 사회경제적 문제를 사회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비용투자에 따른 한계이익의 감소
■ 비판적 사고, 전체적인 지적 의식 수준 등의 급격한 저하와 문맹률의 확산
■ 정신적인 죽음, 다시 말하면 슈펭글러의 고전주의를 말한다. 문화의 실질적인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이것이 저급한 수준으로 떨어뜨리거나 재가공하여 내놓은 것을 의미. (책 21쪽)

를 말한다고 하는데, 작가가 판단했을 때 21세기 현재의 미국이 바로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좀 고소한 사심이 들기도 했는데, 우선 책에 인용된 객관적인 사실들을 길지만 몇가지 나열해보도록 하겠다. 

□ 지도를 볼 줄 모르는 미국인들

미국의 성인 가운데 42%가 세계지도에서 일본이 어디 있는지 찾을 줄 모른다. 심지어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설문 조사 결과 15%의 성인이 미국이 세계지도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책에 느낌표까지 찍혔다.. 작가도 충격적이었나보다)

□ 대통령 이름이 뭐죠?

1996년 10월에 있었던 설문조사에서 대통령으로 출마한 공화당 후보나 민주당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유권자가 10명 가운데 1명 꼴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전에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의 정신병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대통령이 누구입니까?>하는 질문을 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지금의 현실은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 X파일에 심취한 미국인들 

《타임》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70% 정도가 천사의 존재를 믿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50% 정도가 UFO와 우주인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싸다. 한편 1997년 8월 CNN에서 보도한 갤럽 조사에서는 미국 정부가 UFO와 우주인에 대해 사실을 은폐 조작하고 있다고 믿는 미국인이 71%나 된다고 한다. 또한 미국인 가우데 30%이상이 죽은 사람과 영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믿는다. 

□ 미국이 독일과 싸운 적이 있었나?

1995년에 《뉴욕타임즈》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40%(인구로 환산하면 7천만명이 웃돌 것이다)가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독일이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 1996년에 시행된 로퍼 조사에 따르면 대학 4학년생 가운데 84%가 한국전쟁 초기 당시에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고 한다. (정답: 해리 트루먼) 또한 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 58%가 신문에 실린 사설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교육부에서 1995년 2만 2천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0%가 냉전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60%는 미국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 3의 제곱도 모르는 엘리트들

1999년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제이 리노(김동성 개고기 발언으로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죠 ^^;;)가 대학교 졸업식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학교 이름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단지 시청자들에게 인터뷰를 실시한 대상 가운데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만 말했다. 인터뷰 대상자 중에는 남자, 여자, 유색인들 모두가 포함되었다. 
리노는 다음과 같이 8개의 질문을 던졌다. 

문 1 > 미국 성조기를 먼저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 답변 중에는 수잔 안소니(1820년 태생 1800년대 여성인권운동가 [참조페이지] : 성조기는 1777년 독립 13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이라는 것과, <베시 포드>(1938년생으로 포드대통령의 부인) [참조페이지] 라는 것이 있었다. 

문 2 > 미합중국을 형성하게 된 미국동부 13주는 미국 독립전쟁을 치르고 나서 어느 나라로부터 독립을 했는가?
- 한 한생은 <미국동부해안>이라고 답변했다. 

문 3 > 링컨 대통령이 행한 게티즈버그 연설은 무엇인가?
- 한 학생은 <게티에 대한 연설>이라고 답변했고, 또 한 학생은 <정확한 주소를 모르겠는데요>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문 4 > 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누구인가?
- 답변 중에는 토마스 제퍼슨(미국의 3대 대통령이자, 독립선언을 기초한 인물)이라는 것도 있었다. 

문 5 > 숫자 3의 제곱은 무엇인가?
- 한 학생은 27이라고 답했고 또 한 학생은 6이라고 답했다. 

문 6 > 물을 끓는 온도는 몇 도인가?
- 학생 중에는 섭씨 46도라고 답변한 사람도 있었다. 

문 7 > 지구가 자신의 축을 한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 리노가 받은 두 가지 답변은 광년(이것은 시간을 재는 단위가 아니라 거리를 재는 단위이다)과 24개의 축이라는 엉뚱한 답변이었다.

문 8 > 지구에는 달이 몇 개 있는가?
- 질문을 받은 학생은 2, 3년 전에 천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고 A학점을 받았었지만 정답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인터뷰를 한 학생 가운데 단 한 명도 위에 적은 질문 중에서 정답을 제대로 몾춘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개탄할 만한 상황을 정리하면서 리노가 한다는 말이 걸작이었다. <이런데도 중국 사람들이 미국에서 비밀 정볼르 훔쳐가고 있다고요?>

□ 5분의 1과 2분의 1 중 무엇이 더 크죠?

십대의 41%만이 정부의 3권 분립 중 3권이 무엇인지 정답을 말했던 반면, 59%나 되는 청소년들이 [얼간이 삼총사(The Three Stooges)](1930년대부터 1950년대 말까지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던 코미디의 이름)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모두 맞췄다고 한다. 2%만이 법무장관의 이름을 댈 수 있었고 26%는 부통령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다는 결과가 나왔다. 1990년대 초반에 미국 교육발전 평가국에서 발표한 조사 보고에 따르면 열일곱 살 된 학생들 가운데 50%나 되는 인원이 100분의 9가 퍼센트 단위로는 어떻게 표현하는 지 몰랐고, 미국 남북전쟁이 일어난 시기가 몇 세기 초반인지, 후반인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50%에 이른다고 밝혔다. 열일곱 살 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는 4% 정도만이 버스 일정표를 읽을 수 있었고 분수 여섯 개를 제시하고 크기 순서대로 정렬하라고 했을 때 제대로 하는 학생이 12%에 불과했다고 한다. 

□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하루에 한 번 돈다. 

미국 성인들 가운데 극히 기초적인 과학 상식조차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1995년 10월에 국립과학재단에 제출된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 성인 중 56%가 전자가 원자보다 더 크다고 답변했고 65%나 되는 사람이 초기 인류가 공룡이 서식했던 같은 시대(연대로 볼 때 6천만년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에 살았다고 답변했다. 53%의 사람들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하루 또는 한 달에 한 번 돌고 있다고 답변했다(다시 말하면 47%의 사람만이 정답이 1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또한 91%나 되는 사람들이 분자가 무엇인지 답변을 하지 못했다. 노던일리노이 대학에서 2천 명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 전화 설문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응답자 중 21%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7%는 무엇이 무엇의 주위를 돌고 있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 글을 왜 읽죠?

UN에 소속된 158개국 가운데 미국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지적능력으로 볼 때 49위로 등급이 매겨져 있다. 성인 가운데 약 60% 정도가 전혀 책을 읽지 않고 있고 6%만이 1년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이 경우 책이라 함은 로맨스 소설이나 처세술 책을 포함해서 말한 것이다. 1억 2천만 명 정도의 성인들이 글을 읽지 못하거나 겨우 초등학교 5학년 수준 정도의 읽기 실력을 지녔다. 책을 읽는다고 한 사람들 가운데 연령이 21세에서 35세까지인 경우를 보면 1965년에는 67%의 해당하는 사람들이 일간신문을 정기적으로 읽는 데 반해 1998년에는 31%만이 그런 것으로 나타났다. 

□ 교육 이념이 <교육은 시시껄렁한거야> 인 대학 

1997년에 미주리 주의 검찰 총장이 속임수를 써서 어느 국제 학력인정기관에 <이스턴 미주리 경영대학>이라는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경역학은 물론, 해양생물학과 유전공학 분야의 인재들을 양성할 방침이니 박사학위 수여 권한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수진에 포함된 인물 중에는 [얼간이 삼총사]코미디 주인공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대학의 문장에 들어갈 라틴어 원문은 굳이 해석하자면 <교육은 시시껄렁한거야>라는 내용을 표어로 집어넣었다. 과연 어떤 반응을 얻었을까? 놀랍게도 대학 설립이 정식으로 승인되었다. 

□ 우민화를 앞당기는 교사들 

1998년에 매사추세스 주의 교육위원회에서 교사 자격 평가를 위한 읽기 능력 시험을 실시한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학력 인정 학위 수준으로 난이도를 맞추었다. 그런데 이 시험을 치른 1천 8백 명의 교사 후보생들 중 59%가 불합격되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교육위원회의 임시 위원장이었던 프랑크 헤이두 3세라는 사람이 합격에 필요한 점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교육위원회에서는 결국 이 결정을 다시 철회했는데 이로 인해 위원장이 사입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교육의 미래를 짋어진 예비 교사들 가운데 59%라는 엄청난 인원이 고등학교 수준의 철자법이나 구두점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교육계 고위공부원이 이것이 교사들의 직무 수행에 있어서 하등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한다는 사실은 미국이 종말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좋은 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읽지도 못하면서 편지 배달을 하는 우체부 

1989년 3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시카고 전역에서 입사 지원자 가운데 10%만 제외하고는 우체국 직원이 갖추어야 할 최소 읽기 능력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 40쪽부터 47쪽까지)물론 책에 수록된 이런 통계자료들은 주제의 명확성을 위해 최악의 자료들을 뽑은 것일수도 있다. 그리고 통계라는 것이 항상 정확할 수는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겠다. 또한 제이 레노 같은 경우는 고도의 상업적 방송이기때문에 완전히 믿기 어렵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위의 자료들의 100분의 50만 믿는다고 쳐도 좀 심하지 않은가.

우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가기 위해 오늘도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토플시험을 치루고 비자를 받으려고 허덕이고 있지 않은가..미국에 대한 American Dream은 깨어진지 오래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아직은 미국..이라고 하지 않나 말이다.

위의 자료들과 책의 전반적인 작가의 한탄은 내가 경험한 몇명의 미국아이들에게 받은 이상한 느낌을 충분히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작가는 미국의 교육 전체가 하향평준화되어 학생들은 교사를 "우리를 즐겁고 재미있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학문의 우수성을 논할라 하면 "엘리트 의식"으로 치부되어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었는데, 상해에서 만나 본 다수의 미국아이들은 "재미없는 수업을 하는 교사"의 시간엔 당당하게 결석을 했다. 그리고 물으면 "그 수업은 재미없어서 안 듣는다"고 배짱을 부렸다. 물론 예상하시겠지만 유럽아이들과는 물과 기름처럼 동동 떠서 사소한 토론이라도 벌어질라 치면 입 꽉 다물고 먼 산 쳐다보는 아이들이 미국아이들이었다. 어떤 영화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 유럽 아이들은 감독이 어쨌네 저쨌네 그 전 작품과 어떤 차이가 나더라, 이번 이야기는 스토리가 너무 진부했다..등등의 이야기를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데 미국아이들은 "어.. 그거 봤어."그리고 땡이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백인미군사병 녀석은 "너는 인종차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너도 약간 그런 거 있어?"라는 질문에 "우리 내무반에 백인은 나 하나야."라는 대답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그래서?"라는 나의 질문에 "그렇다고."라며 오히려 묻는 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나의 궁금증들은 책을 통해 일부 해소되었다. 미국의 문화가 정말로 몰락하고 있구나.. 

나의 이런 독후감이나 Morris Berman의 책은 상당한 위험요소가 있다. 왜냐하면 미국문화의 몰락이라는 제목과 위에 나열한 일부의 예를 가지고 사람에게 선입견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문화가 몰락하고 있다~ 라고 외치는 메아리가 아니고 자, 그럼 이 문제를 어디부터 풀어나가야 하느냐 하는 것에 중점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두루뭉실 뭉쳐서 "미국애들이 이렇게 깡통이란다"라는 편견으로 웃어넘겨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사회에 대한 이렇게 가슴아플(저자는 미국인이므로)이야기들로 자기반성을 시작한 저자는 다양한 미국과 역사 문화에 대한 타 서적의 인용구를 들먹여가며 그 꼬여버린 나라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라고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러나 책의 말미는 설득력이 무척 약하다. 저자는 진단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진단밖에 하지 못할 만큼 이미 상황이 나쁘게 치달아 버렸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가 내놓은 대안은 아주 소극적이다.

"그대의 삶이 말하게 하라"라는 오래전 퀘이커교도들 [퀘이커에 대한 한글참조페이지] 의 격언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꼬랑지를 내리고 있다. 그러면서 스포츠를 잘하면 스타가 되는데 학문을 잘하면 잘난척하는 엘리트주의에 물든 백인 우월주의자로 치부되는 지 알 수가 없다는 작가의 한숨섞인 자기 고백이 떠올랐다.

안스러웠다. 작금의 사태를 촘스키는 뭐라고 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미국에도 이렇게 고민하는 지성이 아직 살아있는데, 기업문화와 저급화된 대중문화에 희생되어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로 인해 파급되는 제 3세계의 모든 영향이 두려웠다. 

경제문제부터 로마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와 문화 사회전반에 걸친 진단과 해설끝에 내놓은 대안이 너무 미약해 씁쓸한 책이었지만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궁리해야할 때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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