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길: 한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다
아그네스 스메들리 지음, 홍수원 옮김 / 두레 / 1986년 6월
평점 :
절판


아그네스 스메들리 지음 / 두레 펴냄 


중국에 오기로 맘을 먹었을 때부터 나는 중국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 한 방편이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을 구해 읽는 것이다. 

중국의 붉은 별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주덕의 전기를 구해 읽기로 했다. 

주덕은 중국 공산당 혁명 시절에 홍군의 명실상부한 군사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혁명의 주인물을 굳이 뽑으라면 주석이었던 모택동(마오쩌둥)과 총리였던 주은래(저우언라이) 그리고 군사지휘관이었던 주덕(저우떠)을 뽑을 수 있다. 

혹자는 이 세사람의 궁합이 잘 맞았기에 중국의 혁명이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도 한다.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그와 같은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은래는 항상 제 2인자의 위치에서 살가운 살림을 하는 사람이었고 모택동은 강한 카리스마와 세심한 관찰력과 지도력을 발휘해 주석다운 주석의 역할을 했으며 기나긴 홍군의 장정을 이끈 주덕은 연륜과 인간미로 백군(국민당군)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인 여류작가 아그네스 스메들리가 중국땅에서 주덕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저술한 책이다. 그녀는 이 책을 다 마치치 못하고 죽었으며 이후 그녀의 기록을 정리하는 사람들에 의해 책이 출판될 수 있었다고 한다. 

주덕의 간단한 성장사를 말하자면 사천성(쓰촨성)의 가난하지만 부지런한 농가에서 태어나 운좋게도 형제중에 유일하게 교육을 받았으며 군관학교에 입학한 후 나태한 생활을 하다가 공산당에 입당한 후 독일유학(사실상 유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을 다녀와 홍군의 혁명운동에 지대한 공을 끼친 군사 지휘관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러한 주덕의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과 가정사로 부터 역사적인 홍군의 대장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혼란한 시절인 1950년대를 지나 그가 60세를 맞는 날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정성을 들여 그의 전기를 썼고 중국의 붉은 별의 저자인 에드가 스노우에 대한 비판도 한마디 있다. 

"나는 아직 60세인 걸요....."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이 책은 끝이 난다. 

그는 모택동보다 10년이나 나이가 많았으며 40세가 넘어서 홍군에 몸을 담게 된다. 

놀라우리만큼 강인한 체력과 자신의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 수치심이 언뜻 자신감이 결여되었거나 또는 무척 겸손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저자는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홍군에 없어서는 안되는 정말 중요한 인물이었음이 사실이고 노련하되 순수한 인간미를 가진 인간이었다고.

홍군과 공산당에 대한 저술서를 읽으면 이게 진실일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릴때 배워온 교육은 공산당은 무조건 나쁘고 사람들을 가난하게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성장과정에서 받은 모든 교육은 대만이 진짜 중국이고 장개석은 착한 사람 대만은 좋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대륙은 괴뢰정부가 들어앉은 공산주의 모택동은 나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에 대한 불신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기 때문에 때로는 장개석측면에서 저술된 책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은 주덕의 위치가 주로 군사에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에 각종 전투와 군사적인 측면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다. 중국의 붉은 별을 읽고 나서 홍군의 전투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부가되었다면 주덕의 전기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물론 이 책도 중국이 붉은 별과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 홍군. 또는 공산당 혁명의 목표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당과 대결해 정권을 잡자는 것은 애초에 없었고 일본을 타도하자는 것도 아니었다. 

이들의 항일운동은 일본이 아닌 파시즘과 제국주의에 대한 것이었으며 혁명의 목적은 정권쟁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민의 평등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중국의 붉은 별보다 이 책이 더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역사적인 행보는 알면 알 수록 감동적이고 자신에 대한 반성까지 가져다 준다. 


다음 내가 읽을 책은 손문(쑨원)의 부인이자 하나의 독립된 정치가였던 송경령(쑹칭링)의 전기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적이 있는 송가황조라는 영화를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영화가 바로 송경령의 가정사를 묘사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송경령의 언니인 송미령은 국민당 정부의 총수인 장개석과 결혼을 했고 송경령은 손문의 뜻을 이룩하려고 평생을 바쳤으며 중국국가명예주석의 위치에서 세상을 떠났다. 

20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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