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인가 다른 나라에 가면 기념으로 꼭 그 나라의 책을 사곤 하였다. 나에게 아주 생소한 외국어일 경우는 사전이라도 한권 사가지고 왔다. 중국의 경우는, 내가 약간의 중국어를 해독할 줄도 알고(독학으로 조금) 책값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가방 가득히 주워 담아 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저 쇼핑에 만족할 뿐, 다시 쳐다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책장을 스쳐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구! 깜짝이야! 아마 내 기억으론 작년에 청도(靑島, Qingdao)의 서성(書城)이란 곳에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이 나는 데 정확하지는 않다. 이름에 걸맞게 책 한번 겁나게 많은 곳이었다. 다른 중국의 책들과는 달리 책도 예쁘고 편집도 잘되어 있고 책값은 우리 돈으로 약 3000원밖에 안되니까(중국돈 20원yuan이다) 냅다 산 모양인데, 서평단 도서로 받은 <아빠 빠빠>의 저자인 주국평(周國平)의 책이다. <아빠 빠빠>의 저자 소개에선 이책의 제목을 <세월과 성정: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번역했다. 밋밋한 번역이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아래에 보면 '나와 뉴뉴 (我和妞妞) 1990년'이라고 쓰인 것이 보인다. 예쁘게 생긴 아이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엔 아기 사진 한 장이 없다. 원래는 좀 더 밝은 사진인데 솜씨가 없어 좀 어둡게 나왔다.

<妞妞, 一個父親的札記> 水稿
妞妞是在離我家不遠的醫院裏降生的
- 뉴뉴는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병원에서 태어났다. 로 시작한다.
이것도 인연인데 이 책 원본 구해서 중국어 공부를 해 볼까?
그건 그렇고, 이젠 읽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