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페이퍼는 책에 대해 병아리 눈물 만큼의 정보도 함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복수의 시작
FireEggFriend 콘칩의 결혼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 중 현재 가장 불안한 남자는 누가 뭐래도 총각인생의 종말 날짜를 받아놓은 콘칩이겠지만, 축가를 부르기로 한 syo 또한 못지않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날짜를 세고 있다.
syo에게 축가를 부탁하는 친구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들이 자기 결혼식을 너무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당신이 돌발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깔끔하고 완벽한 결혼식을 원한다면, syo에게 축가를 부탁하는 것은 크진 않아도 확실한 실수가 될 수 있다. 그간 다양한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축가는 무조건 모 아니면 도다. 차라리 성대한 삑사리를 내서 메마른 예식 가운데 한 포인트 오아시스처럼 웃음을 주는 케이스라면 낫겠는데, 실제로 축가 4전 4패에 달하는 syo의 기록은, 이건 뭐 딱히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웃을 만큼 거지같은 것도 아니라서 결국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는 시답잖은 판정패로 점철된 것이다. 한 번 하는 결혼식인데 syo로 괜찮겠니? 아니면 혹시 이거, 다음번을 위한 예행연습인거니.......
실제로 축가의 마지막 소절을 마치고는 “축하한다. 행복해라.” 따위의 착하고 예쁜 말 대신 이런 말을 뱉은 적이 있다. “미안, 좀 망했네. 다음번 결혼할 때는 잘 해 줄게.” 차마 부모님들 쳐다 볼 엄두는 안 났지만 하객들이라도 빵빵 터졌으니 됐어. 신부도 웃었잖아. 확실하진 않지만. 2년이 지났는데도, 이후 다시는 그 친구(신랑)을 만날 기회가 없는 것, 그건 그저 우연일 거야......
이번 축가는 특별히 임선생(여친입니다)과 듀엣으로 부르는 것으로 기획되었는데, 우리는 350km의 거리와 각자의 격무에 지쳐 아무래도 호흡 한번 제대로 맞춰보지 못하고 식장에 들어가게 될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syo가 축가를 불러줬던 친구들 중 콘칩이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가벼운 데가 있다. 깽판을 놓은들, 어쩔 거야 니가. 넌 지금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거야. 왜냐면 나는 요즘, 축가 연습한다고 코인 노래방에 가서 이별노래를 20곡씩 부르는 중이거든. 후후후. 조심해라. 뭔가 이상하게 사연 있어 보이는 부적절한 축가가 너의 결혼식을 덮친다!
이 모든 것은 16년 전 내 생일날, 니가 축하노래랍시고 “진혼”을 불러서 생일 분위기를 똥통에 쳐 넣었던 그날부터 내가 음지에서 쓸개를 핥으며 오랫동안 기획한, 너를 향한 피맺힌 복수의 빅픽쳐다.......
그리고 그 복수의 서막으로, 다음과 같은 책들을 추천해본다. 한 권도 읽지는 않았지만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