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들어와 보니 내가 5001 방문자가 되어 있었다.

2004년 1월 30일 첫 글을 올린 것으로 되어 있는데 거의 4년 만에 방문자 5000을 넘긴 것이다. 나름대로 아주 기쁘다. 며칠 전에 작은 이벤트로 5000번째 방문자에게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할까하고 생각했었는데, 어쨌든 지나고 말았다.

가끔, 이 곳을 훑어보다가 나의 서재가 나에게 아주 중요한 보물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느끼곤 했었다. 알라딘이 나보다 더 오래 산다면 더 바랄것도 없겠지만, 인터넷 서점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이고 나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므로 알라딘의 '영원성'에 큰 의심을 품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의 보물들을 (알라딘에겐 미안하지만) 좀 더 안전한 서버에 옮겨놓을 요량으로 '네이버'에 블로그 개설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어쨌든, 지금의 알라딘에 만족하며 '알라딘 서재'에 크게 만족할 뿐만 아니라 정말이지 고맙다. 내가 알라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하다면 알라딘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며 지금처럼 마음으로 흡족해 하며 내 마음을 이 곳에 풀어헤쳐 남들과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얘기가 조금은 옆으로 샜는데, 10000번째 손님을 맞이하는데는 몇 년이 걸릴까? 또다시 4년? 그럼, 난 몇 살이지?

방문자 수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처럼 방문자가 20명을 넘는 날엔 당황스럽다. 알라딘 서재의 메인(예를 들면, 화재의 서재글)에서 돕고 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놀라곤 한다.

남을 의식하다보면 글을 다소 꾸미게 되는 경향이 생기고 나를 위해 진실 되게 쓸려고 노력한다. 3분, 4분 정도(착각일 수도 있음)께서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것 같은데 고맙고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글로 남기고 싶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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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운동화 2008-02-1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0번째 방문자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아래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알라딘의 상품권을 보내드릴께요.

오후 1시전에 방문하셨을께예요.


이 글은 일주일간 유효합니다. ^^

쁘띠아 2008-02-1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란운동화 2008-02-1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의 의미는 쁘띠아가 5000번째.


짝~ 짝~ 짝~ 축하합니다. ㅎㅎ

정말 잘됐네, 음력 1월 20일 (양력 2월 26일) 생일이네.ㅎㅎ

(생일을 덤으로 챙겨야지. ㅋㅋ)

구두 상품권도 있는데 구두가 낡았으면 말씀하셔, 기분좋게 쏜다.

알라딘 상품권은 오만냥, 구두 상품권은 그 두배... 골~라 골~라

문자 날려~ 너 횡재한 거다.

무자년은 운수대통하겠네.

어쩜, 예쁜 색시얻어 나보다 먼저 장가갈 수도 있고 ㅎㅎ


2008-02-19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기 드물 정도로 노파의 눈은 작았다. 내가 본 눈 중에서 가장 작은 눈을 가진 듯 했다. 노파는 82세라 했다. 그 작은 눈에 한 쪽은 백내장인지 마주보기 민망하리만큼 하얗다. 다리도 불편했다. 10여 전에 교통사고로 발목이 불편다 했는데 발목이 무릎만큼 굵게 보였다. 유모차에 의지해 나들이를 나가는 듯 현관에는 낡은 유모차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해서 인지 방 안에서도 모자를 쓰고 있었다. 머리 깜기가 힘들어 그녀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정말 볼품 없는 할머니였지만 세상이 공평하다는 것을 말하듯, 그 분의 정신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았다. 그 작은 눈으로 아직까지도 깨알같은 글씨를 쉽게 본다하시며 차기 대통령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내보였었다. 나의 전화번호를 그녀의 노트에 적었다. 빈장이 많아도 빈틈이 없어 보이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뒤죽박죽된 장에 나의 이름과 함께 전화번호를 적었다. 귀도 밝았으며 기억력은 주위의 아주머니들이 혀를 내돌릴 정도였다. 목소리 또한 까랑까랑했었다.

그러니 이 연세에도 중매를 하신다고 모두들 입을 모았다. 

 

어제 '안강'에서 유명하시다는 중매 할머니를 찾아갔었다.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엄마가 중매 할머니의 집을 안내하겠다는 아주머니와 약속을 잡아놓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저녁에 찾아 갔었다. 아들의 나이도 한 살 더 먹었고, 어머니 당신의 건강도 염려스러우신지 연 초부터 막내아들의 결혼을 바짝 서두르는 눈치시다. 어머니뿐 만아니라, 이제는 초등학교 조카들의 걱정거리가 된 지도 오래인 삼촌이 되어버렸다. 마음 같아선 안 간다고 발끈 화도 내고 싶었지만 어렵게 시간내어 동행하겠다는 아주머니와 선약도 있었고 엄마의 마음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기에 우시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어거적어거적 차를 몰았다.

노파의 집은 노파만큼이나 낡은 기왓집이였다. 동네에서 놀러 온 아주머니 세 명이 자리을 떠나고 엉덩이 무거운 아주머니 한 명과 소개시켜 주신 아주머니, 엄마, 나, 그리고 노파가 둘러앉았다. 경매가 시작된 것이다. 노파가 "총각 참 좋네"하고 가격을 던지니 구경하던 아주머니가 "정말 선하게 생겼네"하고 가격을 올리는 듯 했다. "좋기는 뭐가 좋아요"하고 엄마가 가격을 깎으니 "아니에요 정말 좋아요"하고 소개시켜주는 아주머니가 다시 가격을 제자리로 올려놓는 듯 했다.

나의 신상에 대한 얘기가 한동안 오가다가 노파가 비망록을 펼쳤다. "보자, 용띠 아가씨가 하나 있는데 키도 크고 집안도 좋아" " 용띠랑 뱀띠는 야하고 안 맞다는 데... " 엄마가 대번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용띠 뱀띠 빼고는 다 좋데요" 라고 엄마가 말 했다.

뭐, 이런 식이였다. 할머니가 얼마나 말씀을 재밌게 잘 하시는지 몇 번이나 가려고 일어섰다 앉고 일어섰다 앉고 했었다.

 

내가 어쩌다 이 지경에 몰린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크게 결혼 할 마음도 없고 결혼까지의 일들을 생각하니 귀찮게만 느껴지니 내가 생각해도 걱정은 걱정이다.

흔히들 말하듯,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는 듯 하다.

공부 해야 할 때.

결혼 해야 할 때.

 

뒤늦게 공부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지만, 어차피 할 결혼이 늦어진다면 그것은 쬐게 곤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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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아 2008-02-1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 ㅠ
 

대형 선박의 엔진을 주야로 깎아대는 *케이프에 갔다 왔다.

긴급 요청 건으로 아침에 팩스로 들어 온 발주를  제작해서 언양까지 갔다 왔다. 제품은 볼펜 크기의 가공물 딸랑 5개. 이 무슨 시추에이션...  하지만 우리에 주고객이니 긴급일 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9시에 출발했는데 차가 밀리지 않아 지금 시각 10시 30분.

 

자동차 엔진의 진동을 잡아주는 부품의 구성품을 월 1만 5천에서 2만개 가공하는데, 발주처인 * 삼우에서 추과로 4가지 아이템을  개발 의뢰한 상태인데, 내일 20개씩 샘플을 제출해야 한다. 가공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그에 꽂아보니(지그가 늦게 제작됨) 1품목(131-HF7)이 불량이였다. 출근길에 삼우의 직원이 찾으러 온다고 했으니 저것을 해결해야 집에 갈 수 있는데 정말 안타깝고 짜증이 난다. 샘플 제출일을 일주일이상 미룬 상태이고  삼우에서도 내일은 원청에 들고 가기로 약속이 잡힌 상태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왜 자꾸 나만 일이 늘어나는 걸까?

아예, 일이 팍 늘어 납품 기사 한 분 생겼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아이템이 4개나 늘면 작업자도 더 필요할 텐데 대책은 아직 없고, 명절 밑이라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당분간은 정신이 더 없을 것 같다.

 

글을 적고나니 조금은 마음이 풀린다.

커피 한 잔, 담배 한 대 ... 

깔끔하게 마무리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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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운동화 2008-01-3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中에서

파란운동화 2008-02-1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후 첫날이라 회사도 조금 한가했음.

눈치껏, 오전에 치과가서 스켈링을 했음. 아주 상쾌함.

아무 아가씨나 잡고 키스하고 싶음. ㅎㅎㅎ

파란운동화 2008-02-1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패스 단말기가 설 연휴전에 공짜로 생겼음.

GPS기능이 되는 단말기를 사장님이 새로 구입하시고 쓰시던(일주일 사용) 구형 단말기를 내게 넘겼음. ㅎㅎ

톨케이트의 하이패스구간을 멈춤없이 지나다보니 줄지어있던 단말기 미부착 차량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는 듯 했음. ㅋㅋ

무척 기분 좋았음. ㅎㅎ
 

하루가 멀다 하고 *우수에서 견적 요청이 계속 들어 온다. 그 중에 오늘이 기한인 것이 한 건 있었다. 견적을 넣어줘야 했다.

*대동에 어제 갔을 때 견적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확인해 보고 처리해야 했다.

*동신에 절단된 소재를 찾아와야 했다.

파이프를 들고 *아시아에 가서 41L로 절단 요청해야 했다.

*신진에 가서 성형된 파이프를 찾아와서 전수 검사할 준비를 해야 했다.

*재성에 납품가야 했다.

*신영에서 2각으로 딴 파이프를 *세광에 가져가 도금을 요청해야 했다.

전날 메모지에 남긴 내용이었다.

물론, 내일로 미뤄도 될 일도 있다. 하지만 거래처와 약속이 잡힌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이 나의 영업 철학이다. ^^  상황이 변해 미뤄도 될지라도 날짜가 잡혔다면 일부러라도 제품을 가지러 간다. 그래야 신용이 쌓이고, 진짜 바빠 부탁했을 때도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상대도 알기에 약속을 지켜 날짜에 맞춰 부탁한 일을 해 놓는다.

 

CNC가 늘어 5대가 되다보니 공장장 혼자서 setting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다보니 사장님도 내가 외근 나가는 것을 꺼리는 눈치시고 아예 나를 공장에 잡아두신다.

공장장이면 1시간이면 끝낼 세팅을 2시간, 3시간이 걸린다. 내가 미숙한 탓도 있지만 간간히 걸려오는 업체의 전화도 받아야하고, 거래처에서 제품을 찾으러오면 챙겨도 줘야 한다. 다른 작업자들의 작업이 무리없이 연결되도록 챙겨야하고, 여직원들을 위해 무거운 물건도 알아서 척척 옮겨놓아야 한다.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다 다시 CNC 앞에 서서 프로그램을 짜다보면 소수 첫째자리의 덧셈, 뺄셈이 되지 않는다. 멍하다. 와중에 생각나는 건, 거래처와의 약속.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 머리가 복잡해진다.

'화인테크에 앞서 나의 신용을 지킬 권리도 없나?... ' 가슴이 답답해 진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신용도 중요하지만 오퍼레이터(Operator)로서 세팅 속도도 중요하다. 어차피 금속가공의 꽃은 오퍼레이터가 아니겠는가? 납품은 언젠가 납품할 기사를 고용하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능숙한 오퍼레이터로서의 재능을 갖추는 것이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는 프로그램 상에서도 나타난다. 얄팍한 이론 지식으론 프로그램은 짤 수 있겠지만 세팅은 어렵다. 기름을 묻혀가며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깜냥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 무슨 무거운 짐이람?

 

오늘 못 한 일은 내일 해야하고 그만큼 일은 쌓였고, 그만큼 엑셀을 더 빨리 더 깊게 밟게 되고, 더 늦은 시간까지 CNC에 매달려 세팅을 하게 된다.

좀 일찍 마친다싶더니만 그것은 년 초라서 일시적인 상황이었고 또다시 예전처럼 10시가 훌쩍 넘긴 시간에 나를 찾게 된다.

다들 이렇게 사는 것인지, 나만 세상모르고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적당히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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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운동화 2008-01-2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는 나의 카타르시스.

퇴고는 작은 즐거움.

 

계획 없이 산행을 결심하다보니 딱히 갈 곳도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도 가깝고, 조용하고 정갈한 느낌이 좋았던 주사암을 다시 찾았다.

메마른 겨울 산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며칠째 비가 많이 와서인지 그런대로 괜찮았다. 아니, 시냇가에서 떼어 낸 얼음판처럼 투명하고 상쾌하고 정신까지 명료해 졌었다.

도로 포장공사는 끝난 지 이미 오랜 된 듯 했고 누가 쓸 필요도 없이 산바람이 깨끗이 쓸어내었다. 깨끗이 정리된 길을 오르다보니 내 마음 역시 깨끗해짐을 몇 번씩 느꼈었다. 

 혼자인 것도 좋았지만 사랑하는 이와 손을 맞잡고 두런두런, 조용조용 웃으며 애기하며 오르고 싶은 그런 길이였다.

주사암에 붙은 벽보를 통해 도로 포장 공사는 신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졌음을 알았고 낡은 건물인지라 대웅전을 다시 건립할 기금을 모금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벽보 앞에서 무심결에 '옛 모습 그대로인 이대로가 좋지 않는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내려오는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산 정상에 지붕이 새는 곳에서 스님들이 수행 하실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추우실까? 염려가 되었다.

사무실이란 조그마한 푯말이 붙은 방이 있었는데,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여쭙지 않고 내려 온 것이 내내 후회가 되었다. 비록 불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지키는 스님들을 위해 십시일반 기왓장 한 장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마당 바위 끝자락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절벽의 옆자락에서 자라 올라 온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백 석이 생각났었고, 잊고 지냈던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의 끝 부분이 생각났었다.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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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