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거나 뒤서거나 강물의 종착지는 바다일 것이다. 하지만, 지류를 잘못 탄 강물의 일부는 못으로 흘러 들거나 논에 물대기에 쓰이거나 아니면 뜻하지 않게 먼 길을 둘러 바다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나는 남보다 늦게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라 생각한다. 운명이든 숙명이든 이유야 어쨌든 주위의 또래들보다 모든 일이 느리다. 그래서 나름대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대책을 세웠다. 대책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고, 늦게 바다에 도착한 만큼 늦게까지 증발됨이 없이 바다에서 찬란하게 오래 머무는 것이다.

대책의 시작은 운동이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건강하게라는 단서가 중요하다. 즉, 위에서 말한 '찬란하게'란 '건강하게'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건강함에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포함된다. "신체가 건강해야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는 말이 있듯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위해서는 건실한 몸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미래에 대한 준비의 시작은 운동이고, 운동의 종류는 달리기이며 달리기의 소스(?)로써 이번 단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강철이었다.

강인함을 뽐내는 무뚝뚝한 강철이었다.

 

더위를 피해 찾아온 조그만 새에게

여름은 본래 덥다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라며 돌려보냈다.

 

추위에 떨며 날아온 가냘픈 새에게

겨울은 본래 춥다며 깃털을 세우고 보온에 힘쓰라며 일러 줄 뿐이었다.

 

외로움에 떨며 날아온 쓸쓸한 새에게

새는 본래 외로운 존재라며 외로움에 익숙해 져야 한다고 강요할 뿐이었다.

 

새는 젖은 눈으로, 차가운 나에게, 기대며

내 머리에 게양된 꿈을 내리고, 그 자리에 우리의 조그마한 보금자리를 틀자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순간, 핏발선 나의 눈빛에 놀라,

가여운 새는 멀리 멀리 따뜻한 남쪽으로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추운 겨울이 가고, 더운 여름이 와도

이제 새는 날아오지 않는다.

 

새의 온기를 느꼈던 자리에, 새가 떨구었던 눈물자리에

갈색 반점이 남았을 뿐이다.

반점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갈색은 더욱더 짙어만 간다.

 

 ... ...

 

왜 이제야 외로움이 찾아오는 것일까?

 

새는 나에게 외로움을 가르치고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운동화 2004-03-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던 책을 덮어두고 시집간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적어 본 시!
(시라고 할 수 있다면... )
 

 

내 생애 귀중한 하루가 새까맣게 또 지워지려한다.

까만 어둠 속에 내려앉은 파란점(내차는 하늘색)에 오르며 오늘을 반성해 본다.

 

나, 오늘은 열심이었나?

나, 오늘은 최선이었나?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모든 역량을 소진하였나?

행여, 망상에 젖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진 않았나?

피곤을 핑계 삼아 남겨진 체력을 안고 무거운 정신으로 귀가하는 것은 아닌가?

 

나, 오늘을 반성해 본다. 

왜 자꾸 부끄러워 지는가?

왜 자꾸 꿈이 나를 비웃고, 하늘이 나를 비웃는가?

왜 자꾸 안타까운가?

 

육체를 누이며 다짐해 본다.

내일은 좀 더 열심이겠노라고... 내일은 좀 더 최선이겠노라고...

가슴에 얹은 맞잡은 두 손으로 간절히 기도해 본다.

그 기도가 밤새 지속되어 눈 뜬 아침에 맞잡은 두 손이 그대로이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인터넷으로 주문한 트레이닝복이 드디어 도착했다.

삼십여 일 앞으로 다가온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 ( www.cherrymarathon.com )'에 참가 하기 위함이다. 이미 참가 신청은 한 상태이고 굳어진 몸을 풀고 체력을 키우는 일만 남았다. 2주일 정도는 다리의 근력을 키우고 그리고 나서 실전 훈련에 들어 갈 생각이다. 비록 풀코스는 아닌 10km이지만, 처녀 출전이라 벌써 가슴이 설렌다.

화사한 벚꽃 아래를 달리고 있을 나를 상상해 본다. 조금은 힘이 들겠지만,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파랑새가 되어 파란 운동화를 신고 달릴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쁘띠아 2004-02-2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반바지 트레이닝 복은 아니죠?
 

새벽 5시.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옆에 누우신 어머니의 손을 조심스레 어루만집니다.

벌써 일어나 계시지만, 칠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에서죠.

세수하고 책을 챙겨 나와보면 요술처럼 밥상은 차려져 있고,

두개의 도시락에선 졸음을 쫓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점심시간....

도시락 보자기 속에 김밥처럼 은박지로 싸여진 물건이 있어 펼쳐봅니다.

단물이 베어 노랗게 물든 배추 속살 두 겹과 상추 한잎, 고추 하나 그리고 깻잎 여러 장이 우주의 사랑을 품고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것저것 반찬 속에 된장을 발견하고

수저를 든 채 한참을 멍하니 있어야만 했습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쁘띠아 2004-03-04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고엔 맛있는거 있을낀데.....
맛나는게 없네용!!

파란운동화 2004-03-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추랑 깻잎이랑 된장도 있는데, 못찾았나... ^^

쁘띠아 2004-03-0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맛있겠다...하얀 밥에 올려먹으면,,,,으이.~~ 배고파!

파란운동화 2004-03-0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로 어머니는 칠순이시다.
오늘, 사진을 추가로 올리는데 적어도 삼 십년은 더 된 모습인 것 같다.
나로써도 몹시 낯설게 느껴지는 모습이다.

쁘띠아 2004-03-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고우시네요!!(이런말 써도 되나?)
맘고생덜시키면 .......

파란운동화 2004-03-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호, 그래
내가 우리 엄마 마음 고생 좀 시켰다. 그래 지금도 시키고 있다. 어쩔꺼?
c c 너, 경주 좀 내려와야 써것다.
아무래도 말속에 가시가 돋친게 얼차레로 군기 보강 좀 하자....

쁘띠아 2004-03-0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제대한지가 언젠데요...낼모레10년입니다.....
인연이 군에서 시작된건 맞지만 그래도 아직그러는거는 넘하는거 아녀요!!홀~~홀~!~
언능 장가갈 생각이나 하슈~~


파란운동화 2004-03-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忍 忍 忍 ....

쁘띠아 2004-03-0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beg you to forgive my rude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