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옆에 누우신 어머니의 손을 조심스레 어루만집니다.

벌써 일어나 계시지만, 칠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에서죠.

세수하고 책을 챙겨 나와보면 요술처럼 밥상은 차려져 있고,

두개의 도시락에선 졸음을 쫓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점심시간....

도시락 보자기 속에 김밥처럼 은박지로 싸여진 물건이 있어 펼쳐봅니다.

단물이 베어 노랗게 물든 배추 속살 두 겹과 상추 한잎, 고추 하나 그리고 깻잎 여러 장이 우주의 사랑을 품고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것저것 반찬 속에 된장을 발견하고

수저를 든 채 한참을 멍하니 있어야만 했습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쁘띠아 2004-03-04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고엔 맛있는거 있을낀데.....
맛나는게 없네용!!

파란운동화 2004-03-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추랑 깻잎이랑 된장도 있는데, 못찾았나... ^^

쁘띠아 2004-03-0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맛있겠다...하얀 밥에 올려먹으면,,,,으이.~~ 배고파!

파란운동화 2004-03-0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로 어머니는 칠순이시다.
오늘, 사진을 추가로 올리는데 적어도 삼 십년은 더 된 모습인 것 같다.
나로써도 몹시 낯설게 느껴지는 모습이다.

쁘띠아 2004-03-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고우시네요!!(이런말 써도 되나?)
맘고생덜시키면 .......

파란운동화 2004-03-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호, 그래
내가 우리 엄마 마음 고생 좀 시켰다. 그래 지금도 시키고 있다. 어쩔꺼?
c c 너, 경주 좀 내려와야 써것다.
아무래도 말속에 가시가 돋친게 얼차레로 군기 보강 좀 하자....

쁘띠아 2004-03-0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제대한지가 언젠데요...낼모레10년입니다.....
인연이 군에서 시작된건 맞지만 그래도 아직그러는거는 넘하는거 아녀요!!홀~~홀~!~
언능 장가갈 생각이나 하슈~~


파란운동화 2004-03-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忍 忍 忍 ....

쁘띠아 2004-03-0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beg you to forgive my rude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