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옆에 누우신 어머니의 손을 조심스레 어루만집니다.
벌써 일어나 계시지만, 칠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에서죠.
세수하고 책을 챙겨 나와보면 요술처럼 밥상은 차려져 있고,
두개의 도시락에선 졸음을 쫓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점심시간....
도시락 보자기 속에 김밥처럼 은박지로 싸여진 물건이 있어 펼쳐봅니다.
단물이 베어 노랗게 물든 배추 속살 두 겹과 상추 한잎, 고추 하나 그리고 깻잎 여러 장이 우주의 사랑을 품고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습니다.
이것저것 반찬 속에 된장을 발견하고
수저를 든 채 한참을 멍하니 있어야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