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책을 샀다.
희진샘 책을 샀고, 정보라 작가의 에세이, 그리고 맹렬한 허기.
이건 내가 고른 건 아니고 한 서점의 멤버쉽 도서였다.
아직 세 권 모두 펴보지 못했다.
읽고 싶어서 사 놓고 좀 시간이 지나면 읽고 싶은 마음이 식어버리는 일이 너무 많아서, 이제는 사면 빨리 읽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9월에 완독한 책은 다섯 권.
다른 때보다 좀더 많이 읽은(?) 것 같다. <세금으로 산 책>은 14권이지만 한 권으로 친다. <뒤틀린 사랑>은 별로 재미없었고, 나머지는 다 좋았다. 다 100자 평 등을 썼으므로 생략.
9월 첫 날 내 사랑하는 고양이가 명을 다했다. 여름 중반부터 계속 흉수가 찼었고 힘들어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지난 겨울처럼 고비를 넘길 수 있기를 바랬는데 기저 질환이 있는 부분은 잘 관리가 되었지만 전반적으로 노화가 와서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걸 알아도 슬프기는 마찬가지라서, 한동안 멍하니 지냈고 종종 눈물이 나서 곤란하다.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때는 괜찮은데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힘들다. 지난 18년 동안 나는 혼자 있고 싶어도 혼자 있을 수 있을 때가 별로 없었어서... 항상 옆에 찾아와주었던 게 새삼 떠오르곤 한다. 추석 연휴에도 어디 안 가고 집에 있었더니 시간이 많은게 오히려 힘들어서 어디라도 갈 걸 하고 후회했다.

좋은 것, 새 것은 다 자기가 차지하던 첫째. 이 의자도 무척 좋아해서 앉아있으면 와서 비키라고 했었는데..

러시안 블루는 빛을 받았을 때 털 색이 정말 예쁘다.

집사2가 그린 첫째. 사진 찍으려고 하면 약간 찡그리는 모습.

같이 낮잠 잘 때는 무방비 상태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원래 감정을 잘 표현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집사3이 많이 힘들어해서 달래주느라 내 감정에는 소홀했더니 집사2와 3은 이제 아침 저녁으로 유골함에 인사하며 잘 지내는데 나만 뒤늦게 더 슬퍼하고 있다. 해가 짧아지는데 그런 것도 영향을 미치는 듯... 조금씩 나아지겠지. 안 그래도 하는 수 없고.

둘째는 최근 영역다툼을 하는지 자꾸 앞도 안 보이는 첫째를 건드리는 일이 많았던지라, 첫째가 간 뒤 안고서 보여줬는데 피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원래 밥을 잘 먹던 녀석인데 요즘엔 밥을 좀 덜 먹는다. 그전엔 첫째 것까지 뺏어먹곤 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녀석도 차차 적응하겠지. 그 전에 쓰던 숨숨집들은 첫째가 더 좋아했어서 첫째 냄새가 날까봐 새로 텐트형 숨숨집을 사 주었더니 엄청 마음에 드는지 들어가면 나오질 않는다.
힘든 여름, 9월도 지나갔고 이제 가을이 왔다. 올해가 1/4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