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가까이하다보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알라딘 서재를 제외한) SNS 지인은 지인으로 치지 않는데도 요즘 지인 혹은 지인의 친지가 책을 많이 냈다. 대체로 축하하며 책을 샀지만 못 읽고 점점 잊혀져가기도 한다.
올해는 선물받고서 못 읽고 있던 책들을 읽으려 하고 있었는데 아직 한 권도 시작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인의 책은 한 권 읽기 시작했으니, 바로 <중드 보다 중국사> 이다.
알라딘서재의 그렇게혜윰 [책만 먹어도 살쪄요] : 알라딘 님이 쓰신 책인데, 이분은 2018년부터 함께 독서모임을 해 왔고 여러 번 만난적도 있는 찐 지인이다. 게다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있다고 했더니 다락방님을 (다락방님의 서재를) 찾아가보라고 소개까지 해 준 은인이다. 덕분에 2020년인가 2021년부터 알라딘 서재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나의 지인으로 소개되는 것이 이 책이 알려지는데 도움이 될런지... 그닥 탐탁치 않으실 수도 있겠는데 ㅋ 어쨌든 아직 읽는 중이라 한 번 쓰고, 나중에 리뷰는 따로 쓰려 한다.
이 책은 무려 35년 동안(!!) 중드덕후로 살아온 저자가 중국 드라마를 바탕으로 중국사 얘기를 서술한 책이다. 띠지에 적힌 대로 쉽고 재미있다. 시간 순서대로 은(상)-주 시절부터 시작해 총 7장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 5장 송나라까지 읽었다. 속이 시끄러울 때 집어들면 순식간에 몇 챕터를 읽는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물론이고 배우에 얽힌 얘기들, 드라마와 역사의 차이, 심지어는 당나라의 화장법까지도 다루고 있다. 재미있게 읽다가 한 챕터 (장과는 다른, 소챕터)가 마무리 될 때면 저자만의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어주는데 뭐랄까 마무리가 아주 상큼하달까. 그래서 한 장을 읽고 맘 편히 상쾌한 기분으로 책을 놓을 수도 있다. 물론 재미있기 때문에 좀더 읽게 되지만.
저자는 몇 년 전 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쓴 독서일기를 모아 책을 내기도 했었다. 꽤 자란 아들과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집사3은 혼자 읽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각자 따로 읽자고 했다...) 이번 책을 읽고는 오래 알아왔던 지인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됐다. 중드를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35년간...? 그리고 이렇게 센스와 유머감각이 넘치는 분이었나? 독서모임에서는 진지한 책 위주로 읽어서 이 분의 본모습(?)을 보지 못한 듯 하다.
어릴 때 양조위의 무명시절 찍은 드라마 <대운하> <의천도룡기> 등을 보고 <영웅문> 3부까지 읽었으니 나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35년간의 덕질 내공은 어마어마했다. 첫 번째 나온 드라마 <봉신연의>가 궁금해서 - 이 시대를 잘 몰라서 더 그렇다 - 찾아보니 1회에 45분 분량으로 65회... 전체를 다 보려면 꼬박 이틀 하고도 더 걸린다.... 쉽게 시작하지는 못하겠다. 책에 나오는 드라마가 몇십 개는 되었는데 그걸 다 보셨다니...?!?!
어릴 때 세계사 시간에 잠깐 배우기는 했지만 상(은)-주 시대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것 같고 기억이 잘 안난다. 이후는 <삼국지>로, 수-당 초기는 <대운하>로, 송이 망하고 금-원-명 시기는 <영웅문>으로 조금 접하긴 했는데... 그래서 초반부를 읽을 때 좀 낯설었고 <봉신연의>를 봐볼까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상나라 주왕과 주 문왕이 <삼체>에 나와서 찾아봤던 기억이 났다. 책은 1권 읽은지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 나고, 드라마에서 게임 속에 나왔던 왕과 신하가 주왕과 문왕이었던 것. 문왕이 주역과 팔괘를 만들었다더니, 항세기와 난세기를 예측하는 사람으로 문왕을 괜히 등장시킨 게 아니었다. 물론 그 예측은 잘 맞지 않았지만... ^^
이렇게 뒤늦게 <중드 보다 중국사> 덕분에 드라마 <삼체>에 대해 조금 더 이해도 하게 됐다. 읽으며 대충 넘긴 것들 중 여전히 아직 이해하지 못한 중국의 고유한 요소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삼체>는 중국 소설 원작을 미국에서 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건 중드라고 말할 순 없겠군? 시즌 2 찍는다고 들었던 것 같아 찾아보니 올해 말 공개된다고 한다.
여기까지 쓰다가 갑자기 예전에 사두고 안 읽은 지인의 책이 생각나버렸다.
음, 이것도 역사는 역사인데.... 2021년이라니. 언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봐야겠다.